
#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더 이상 졸업을 미룰 수 없어 남은 한 학기를 수료하기 위해 고향에서 올라와 단기간에 살 방을 알아봤다. 하지만 휴학을 결정하고 본가로 내려간 1년 전보다 급격히 상승한 월세에 어쩔 수 없이 입지와 환경이 열악하지만 비교적 월세가 저렴한 ‘신림’과 ‘녹두거리’ 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 관악구 행운동에서 2년 동안 자취를 한 직장인 B씨는 월세 계약기간이 끝나 계약을 연장하려 했지만 월세를 5만원 올려달라는 주인의 말에 다른 곳을 알아봐야 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 월세도 만만치 않았다. 2년 전 저렴한 월세와 교통여건에 거처를 마련했지만 1~2년 사이 달라진 흐름에 시름이 깊어갔다.
최근 취업난과 사회‧경제적 등의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고 사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전세대란과 함께 자가로 거주하기 힘든 청년세대들은 원룸과 고시원, 오피스텔, 셰어하우스 등의 소정의 보증금과 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거주하는 ‘월세’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지역 점유형태별 가구 수를 파악할 수 있다. 2014년 기준 전체 361만7513가구 중 ▲자가 145만2528가구 ▲전세 116만2562가구 ▲보증금 있는 월세 88만9762가구 ▲보증금 없는 월세 5만6460가구로 나타났다. 보증금 있는 월세와 없는 월세의 비율이 전체의 약 38%를 차지한다.
26일 관악구 일대 중개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보다 인근 월세가 동일면적 기준으로 평균 3~1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거주율이 높은 원룸과 오피스텔의 경우 월세이외에도 따로 ‘관리비’를 청구하고 있다. 건물에 따라 다르지만 명목상 관리비에는 수도, 전기, 가스, 계단청소비, 정화조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월세와 함께 관리비도 동반 상승 중에 있다.
관악구 일대 G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 16㎡가 1년 전 보증금 500만원, 월세 45만원에 거래됐지만 해당 오피스텔 40가구가 전체적으로 올해부터 5만원씩 월세를 올렸다. 1년 새 11%가량 상승한 셈이다. 또 인근 L원룸은 전용면적 23㎡로 3년 전 보증금 500만원에 40만원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월세가 조금씩 올라 현재 보증금 500만원 기준 월 55만원을 내야 한다. 3년 새 37% 증가한 것이다.
또 다른 S오피스텔은 2년 전보증금 500만원 기준에 월 55만, 보증금 1000만원 기준에 월 50만원을 월세를 내야했지만 최근에는 각각 500만원에 60만원, 1000만원에 55만원으로 5만원씩 뛰었다. 추가적으로 순수 관리비도 5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었다.
인근 J원룸에 사는 세입자는 “매달 60만원씩 나가는 월세가 부담스럽다”며 “월세를 사는 입장에 쉽사리 오래 머물던 곳을 옮기기가 쉽지 않은 사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세입자는 “주변 지인들이 관악구 월세 시세가 50~60만원대인 것을 알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몇 년 사이 월세가 너무 급등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신축 건물인 경우에는 상황은 더 하다. 낙성대와 봉천역 사이에 위치한 P원룸은 전용면적 19㎡에 보증금 1000만원에 65만원, 관리비는 수도, 전기 포함에 10만원, 가스비는 세입자가 별도로 낸다. 해당 매물은 소개해준 부동산 관계자는 “1000만원 이하의 보증금은 받지 않는다”며 “신축인 경우 기존 원룸과 사이즈가 비슷해도 이 정도 가격은 기본”이라고 했다.
관악구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해온 중개업체 관계자는 “몇 년 전만해도 인근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뿐이었고 지금과 같이 상권이 좋지 않았다”며 “지하철 2호선 접근성도 높아 직장인들과 1인 가구들이 몰려들면서 1~2년 새 월세가 많이 뛰었다”고 했다. 또 “찾아오는 수요가 많아 월세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