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예탁결제원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은 자본시장 후선업무가 취약한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가 예탁기관을 대상으로 인프라 수출을 하고 있다. 기본적인 자본시장 인프라 업무인 예탁‧등록‧결제 및 비독점 업무인 펀드‧증권대차‧국제업무‧전자투표 등을 수출하는데 주로 컨설팅‧기술자문‧시스템 개발 등의 형태다.

유상 수출이기는 하지만 국제 협력 등 공익적 목적을 우선으로 한다. 수출 가능 국가가 제한 돼 있고, 인프라 수출 사업의 한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수출을 위해서는 초청연수, 국제회의 참가, 해외 마케팅 현지 워크숍 진행 등 사전 작업이 상당 수준 필요하다. 다만 컨설팅 위주가 아니고 플랫폼 개발 및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담보한 미래업무 모델로 활용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예탁원 측 설명이다.

지난 8월 예탁원은 인도네시아예탁결제기관(KSEI)에서 열린 펀드플랫폼 ‘S-INVEST’ 개통식에 참석했다. 예탁원과 KSEI는 총 네 번의 수출 협약을 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관련 기술자문, 대차‧리포시스템 컨설팅, 인도네시아 펀드시스템 구축 컨설팅을 거쳐 인도네시아 펀드시스템 개발까지 마친 것이다.

인도네시아 펀드넷 시스템 수출 사업의 경우 기존 예탁원 수출 사업과는 조금 다른 차별점이 있다. 첫째는 최초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장비 등의 개발 사업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컨설팅 위주의 수출이 이뤄져 지식공유사업 형태를 띠었지만 이번에는 직접 개발을 했다.

두 번째는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한국이 더 이상 원조를 받는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로 금융 사업을 원조하는 지원국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이번 사업으로는 11억80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수익성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 기관들과 협력함으로써 친밀감을 높이고 국가 간 관계를 다졌다는 점에서 비수익적 성과도 얻을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사업의 범위가 좀 더 포괄적으로 넓어졌다는 점이다. 단순히 두 나라의 예탁 기관이 업무적으로 협력했다기보다 거시적인 사업 방향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예탁원이 인도네시아 펀드시장의 청사진과 인프라를 제공하고, 제도나 시장관행 등의 시장을 지원하는 종합 사업 성격을 띤다.

네 번째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컨설팅→시스템 개발→기술 자문(유지 보수)→후속·추가 사업 컨설팅까지 그 구조를 만들었다. 또 단기간에 문제없이 프로젝트를 완성해 한국의 기술력과 집중도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탁원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태국, 베트남과 컨설팅 사업 협상을 진행 중이며 몽고, 미얀마, 필리핀 등에서 해외 사업 홍보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인프라 수출은 예탁원이 최근 목표로 두고 있는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화’를 가장 근접하게 충족시켜주는 사업이다.

인도네시아 대상 펀드넷 시스템 수출에 대해 예탁원 관계자는 “단순한 예탁 기관이 아닌, 글로벌 종합 증권 서비스 제공 회사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INVEST는 인도네시아 펀드 시장의 선진화 및 새로운 도약을 위한 초석”이라며 “펀드시장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의 성장, 더 나아가 아시아 자본시장에 큰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