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내 집’이 똑똑해지는 시대다. 다만 아직까지 스마트홈이 적용된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스마트홈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마트홈 대중화 시대는 아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시대가 먼 미래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기기들이 나온 데 이어 아예 빌트인 형식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가 등장한 까닭이다. 시범단지가 아닌 실제 분양단지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스마트홈 아파트는 공용 출입문에서부터 주인을 알아보고 문을 열어주며 행동 패턴을 고려해 알아서 작동해 편리함을 극대화한다. 음성만으로도 집안 거의 모든 요소를 제어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미래 주거 혁신을 위한 키(Key)로 보고 있다.
스마트홈 아파트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SK텔레콤과 현대건설은 2일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지능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시연했다. 모델하우스에서 주요 서비스 시연을 보여 미래 아파트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어느 방 조명을 꺼 드릴까요?”
스마트폰은 스마트홈 아파트에서 리모컨 역할을 담당한다. 주자는 스마트폰 하나로 집 안의 가전뿐 아니라 집 밖의 아파트 공용 출입문, 엘리베이터, 주차장 등 공동시설도 제어할 수 있다. 가전에 음성 명령을 내릴 때도 스마트폰이 대고 얘기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아파트에 출입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건설은 ‘스마트폰 키 시스템’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앱과 연동해 거주민들이 스마트폰만 휴대하고 있으면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아파트 공동 출입문부터 자기 집 현관까지 자동으로 지나갈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그 외에도 입주자는 스마트홈 앱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부르고, 무인택배 수신 알람을 받을 수 있다. 부재중 방문자 확인이 가능하며, 전기·수도 등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공지사항도 앱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주민투표도 앱만 있으면 참여가 가능하다.

스마트홈 아파트는 말귀를 알아듣는다. 거주민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불 꺼”, “가스 잠가”, “창문 닫아” 등 자연어를 활용해 말 한마디로 손쉽게 가전기기를 작동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IoT 밥솥을 음성으로 제어해 취사 모드로 전환하는 모습을 확인 가능했다.
특히 스마트홈 아파트는 SK텔레콤의 머신 러닝(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해 거주민의 억양, 발음 습관 등을 스스로 학습한다. 95% 이상의 자연어 인식률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조명 꺼” 라고 명령을 내리면 “어느 방 조명을 꺼 드릴까요?”라고 대답하는 등 대화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SK텔레콤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디바이스 누구(NUGU)도 등장했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입주자의 명령을 알아듣는 역할을 할 것을 시사했다. 스마트홈 생태계에 어우러지는 방식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누구(NUGU)는 아직 다른 서비스처럼 빌트인 형식으로 제공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향후 SK텔레콤은 별도의 스마트폰이나 허브 없이도 모든 IoT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지능형 스마트홈’을 업그레이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집 안에서 별도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나 영화 볼래”라고 말하면 개인의 영화 시청 패턴을 분석해 커튼이 닫히고 조명 조도를 조절해주는 식이다.
스마트홈 아파트에는 IoT 보안 서비스도 적용된다. 집안에 설치된 문열림감지센서를 통해 입주자에게 외부 침입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현관에 설치된 도어락 카메라를 통해 초인종을 눌렸을 때 누가 다녀갔는지도 되감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도난이 감지되면 이를 입주자에 즉각 알리고 출동보안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IoT 금고도 시선을 끌었다.
‘스마트 버튼 꾹’도 빠지지 않았다. 스마트 버튼 꾹은 생수, 세제, 물티슈, 기저귀 등 집에서 주로 쓰는 생활필수품이 필요할 때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주문·결제되고 배송까지 해주는 간편 쇼핑 서비스다. 소비자는 최초 주문 시 스마트홈 앱을 이용해 생필품 항목과 수량, 결제 방법, 배송지 등을 지정하면 다음 주문부터 별도의 앱을 실행하거나 로그인하지 않아도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생활필수품을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속적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실내 환경과 주거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 예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의 수면패턴과 아이방의 공기질을 분석해 적정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 주는 서비스를 들었다.

스마트홈 아파트 10만세대 공급 확정
스마트홈 아파트는 이미 실현됐다. SK텔레콤과 현대건설은 지난달 15일 목동,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 등 아파트 2000가구에 지능형 스마트홈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지능형 스마트홈’이 실제 입주 단지에 적용된 첫 사례다. 또 2016~2017년도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아파트 2만9000가구에도 ‘지능형 스마트홈’을 추가 공급하기로 확정했다.
SK텔레콤 조영훈 Home 사업본부장은 “SK텔레콤과 현대건설은 지속적 협력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입주자가 만족해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속 공급할 계획”이라며 “특히 SK텔레콤의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주거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김정철 부사장은 “지능형 스마트홈이란 수동 제어에서 능동 제어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대건설은 주거문화 혁신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은 현대건설 외에도 다양한 건설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LH공사, SK건설, 동문건설, 금강주택, 일성건설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아파트형 스마트홈 서비스 10만 세대 공급을 확정했다. 힐스테이트 같은 고급형 아파트는 물론 뉴스테이, 임대주택, 오피스텔 등 다양한 주거공간에 이 같은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020년 스마트홈 목표도 제시했다. 우선은 출시 가전제품 50% 이상이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분양주택과 홈 리모델링 시장 50% 이상에도 스마트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