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줄기세포가 재생의료 영역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재생의료는 바이오헬스 기술의 하나로서 차기 주력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 규모는 2016년 58억달러(약 6조4500억원)에서 2026년 308억달러(약 34조2700억원)로 연평균 17.3%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재생의료가 주목받는 이유는 고령화의 진행으로 암, 심장병, 당뇨병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으로 인해 조직 및 장기기능 손실이 커지고 만성 퇴행성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병은 보다 근원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줄기세포를 통한 재생의료 등은 기존에 있는 약물 치료의 한계를 넘어 근본적인 치료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 아직까지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는 나라가 없는 미개척 분야이기도 하다. 글로벌 재생의료 기업은 700개 이상으로 미국이 52%를 차지해 가장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4%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재생의료 시장에서 아시아 시장의 비중은 2014년 11.3%에서 2026년 19%로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재생의료는 손상된 세포나 조직, 장기 등을 대체하거나 재생시켜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기능을 복원시키는 의학 분야다.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조직이나 장기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하거나 교체를 통해 손상 부위를 재생시키는 것 등을 말한다.
재생의료 분야는 크게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저분자 및 생물의약품, 조직공학으로 나뉜다. 이 중 줄기세포 치료제는 잠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상용화가 가장 빠르게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제품이 품목 허가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만큼의 효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배양 세포가 국가 간 이동이 어렵다는 점, 대부분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업체가 영세 규모였다는 점 등이 성장을 주춤하게 했다.
줄기세포 치료 기술 부분에서는 신약과는 다르게 신속한 상용화가 중요하다. 이에 일본의 경우 줄기세포 치료제 조기승인 제도 등 재생의료 법률 개정 등을 통해 통상 치료제 개발 기간을 최소 3년 혹은 5년 정도 단축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획기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미국은 안정적인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방정부 규제를 없애고 배아줄기세포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EU 역시 재생의료 및 세포치료기술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비중이 높은 나라는 미국(46%), 한국(15%), 중국(10%) 순이다. 초기 연구 단계에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었지만 최근 4년간 한국,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주도권이 움직이는 추세다.

한국, 줄기세포 ‘규제’에서 ‘지원’으로… 관련 기업 ‘주목’
국내 줄기세포 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25%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약 2%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 건수로 보면 아시아에서는 1위, 글로벌로는 미국에 이은 2위다. 특히 2상, 3상의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인 제품의 비중이 높아 지속적인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는 총 4개로 그중 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의 경우는 세계 최초로 품목 허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재생의료의 중심에 있는 줄기세포치료제 연구 및 개발을 확대하기 위해서 제도적인 지원과 혜택을 늘리고 있다. 기존에 허가했던 줄기세포 치료제 품목 수를(4개) 2020년까지 7개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줄기세포, 재생의료 치료제의 비용 절감과 대중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다. 2016년 10월 중에는 국립줄기세포재생센터를 열고 임상용 줄기세포를 개발, 제공, 지원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2017년에는 미국과 같이 글로벌 수준의 세포 제조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는 줄기세포치료제를 포함한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한다.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성체줄기세포치료제의 치료 기능 강화 기술 개발 및 임상연구를 지원한다.
지난 7월에는 세포치료제 조건부허가 대상을 확대하기도 했다. 허가 확대에 포함되는 대상 품목은 모든 세포치료제다. 따라서 급성 간부전, 치매, 파킨슨병 같은 중증의 비가역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세포치료제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국내만의 흐름은 아니다. 미국은 2012년부터 이를 시작했으며 유럽은 2014년 일부 허가 제도를 실시하다가 2016년 제도를 확대했고 일본도 2014년 조건·기한부 허가 제도를 실시하다가 2015년 선구심사지정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첨단재생의료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법에는 약사법상 품목허가 단계 이전이더라도 재생의료 시술이 검증된 의료기관에서 실시할 수 있는 ‘병원 내 신속 적용제도’를 법제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세포치료제 임상 단계에서 환자에게 상용화되기까지 2015년 기준으로는 2~5년을 단축시킬 수 있고 2017년이면 3개월 내외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도 마련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줄기세포치료제 관련 기업으로는 차바이오텍, 메디포스트, 코아스템을 꼽을 수 있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운영 중인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성인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며 그 기술력을 증명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엄격한 모니터링을 조건으로 체세포복제배아연구계획 승인을 정부로부터 받아내 7년 만에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국내서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세포치료제 조건부 허가 대상 확대로 인한 수혜도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는데 조건부 허가 대상 확대로 조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총 18종류의 세포치료제를 연구개발 중이다.
메디포스트 역시 제대혈 보관사업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제대혈은행의 경우는 43%의 시장점유율로 국내 1위 사업자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2012년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카티스템의 치료 건수는 2012년 228건 시술 후 2015년 1237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미 시장 수출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뉴로스템’, 줄기세포치료제 ‘뉴모스템’ 등을 개발 중이다. 뉴모스템의 경우 국내서 희귀성의약품 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어서 지정을 받게 될 경우 다음해 임상 3상 진행과 함께 조건부 판매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아스템은 줄기세포 기술을 기반으로 희귀·난치성 질환에 쓰일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줄기세포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해 2015년부터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인 뉴로나타-알의 투약을 시작했다. 뉴로나타-알은 환자 본인 치료부담 비용이 약 6000만원으로 비싼 편이어서 매출 증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추진 중인데 건강보험 급여 적용에 성공한다면 2017년 말이면 환자 치료비용은 약 600만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따라서 해당 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적으로 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