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 포 아메리카(Venture for America,VFA)의 팟캐스트 이미지. 사진=VFA 공식사이트

미국 명문인 브라운대학과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한 동양계 청년 앤드류 양(Andrew Yang)은 지난 2011년 ‘작은 아이디어’로 ‘당찬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그의 작은 아이디어는 유능한 대학 인재들을 미국 전역의 도시에 있는 스타트업(Startup), 즉 벤처창업 기업과 연계해 ‘미래의 성공 기업가’로 훈련시키는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재능 있는 젊은 인재들에게 실전창업 경험을 제공해 성공창업인을 양성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직(創職)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고, 동시에 유수 대학의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 지방의 벤처기업에는 우수 인재 확보의 기회를, 결국 지역사회의 기업 및 경제를 활성화하는 ‘다다익선(多多益善, Multiple Benefits)’ 경제효과를 기대하는 꿈이었다.

앤드류 양이 창안한 희망 프로그램은 바로 ‘벤처 포 아메리카(Venture for America, VFA)’이다. VFA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국 명문대 출신의 우수 지원자(Fellow, 펠로)들을 제휴를 맺은 전국 여러 도시의 벤처 및 초기기업에 2년 동안 근무시키고, 그 기간 동안 경영 실전경험과 예비 창업자의 자질을 익히게 한 뒤 2년이 경과하면 지원 경과 뒤 펠로들에게 개인당 10만 달러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 벤처 포 아메리카(Venture for America, VFA)에 지원한 펠로(fellow)이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VFA 공식사이트

출범 5년을 맞은 VFA는 첫해인 2011년 펠로 5명에 제휴도시 3곳, 자금 2억여원으로 출발, 올해는 자금 490만 달러, 펠로 126명, 제휴도시 15곳, 후원기업 300개 이상을 목표로 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현재 대학 졸업자 펠로 108명(2012년 48명, 2013년 60명)이 미국 현지 벤처·창업기업 70개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 같은 ‘벤처 포 아메리카’의 스타트업(창업) 성공모델은 청년실업난에 빠진 대한민국에 더할 나위 없는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받았다.

‘한국판 벤처 포 아메리카’, 즉 벤처 포 코리아(Venture for Korea)가 지난해에 태동한 것이다. 벤처 포 코리아는 우리말로 ‘창업인턴제’로 불리며, 지난해 7월 중순 중소기업청의 시범사업 형태로 1기 참가자 모집과 함께 시동을 걸었다.

창업인턴제는 대학(원)생의 지원을 받아 심사를 거쳐 국내 선도벤처·우수창업기업 50여개사와 매칭(연결)해 1년간 인턴근무를 시킨 뒤, 인턴십을 마친 참가자 중 창업을 할 경우 창업팀당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창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이코노믹리뷰>는 창업인턴 시행 1년이 경과한 시점에 맞춰 시범사업 참가자 우수사례를 통해 창업인턴의 성과를 조명해 본다.

 

▲ 2012년 경상대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그린하모니'팀. 오른쪽 두번째 상패를 들고 있는 이가 이현종씨. 사진=이현종 제공

“저의 창업 롤모델은 미국의 대표적인 혁신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입니다. 엔지니어 출신 창업자로서 미래지향적이고 선구적인 사업을 많은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감하게 진행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혁신 기업가의 정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대학원생인 이현종 씨(29)는 창업인턴제에 지원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맨먼저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반도체공학 전공으로 경상대 일반대학원 4학기 과정을 공부 중인 이 씨는 학교 내에서 꽤 알려진 예비 창업인재다. 2011년 학내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경상대 캡스톤(졸업작품) 디자인 경진대회 최우수상, 동남권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금상, 융복합 비즈니스 아이템 경진대회 장려상, 이어 2013년 동남권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 최우수상, 2014년 동남권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 통합 캡스톤디자인 페어(FAIR) 장려상 등 학부생 때부터 대학원생 과정까지 해마다 창업 및 비즈니스 대회에서 입상을 밥 먹듯 했다.

이 같은 수상 경력으로 실전창업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이 씨는 2014년 하반기 중소기업청의 창업인턴제 모집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지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현종 씨가 창업인턴에 지원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창업 아이템은 가정용 식물재배 장치인 ‘토네이도 플랜트’이다.

▲ 이현종씨가 중소기업청 창업인턴 1기 과정에서 제안한 '토네이도 플랜트'의 3D 모형. 사진=이현종 제공

 

“기존에 개발하던 초기 식물공장 콘셉트에서 인테리어 측면을 부각할 필요성을 느껴, 식물이 토네이도(회오리 형태)를 따라 자라게 되며 맨 밑 하부의 통에서 펌프 작용으로 맨 위 꼭대기 층에서 영양액이 공급돼 순환하는 구조물입니다.”

토네이도 플랜트는 영양액 공급뿐 아니라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 환경변수를 통제해 식물이 잘 자라도록 고안된 아이디어 제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 창업인턴 심사를 통과하게 된 배경이었다.

“활동지역인 진주에서 가까운 지역 회사를 우선순위에 두고 여러 적격업체 중 공학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이 뛰어난 초기기업 ‘기술융합협동조합’을 인턴근무 회사로 선택했습니다.”

기술융합협동조합은 주로 시제품을 개발하는 전문회사로 항공 및 설계 해석, 기구 설계, 회로 설계 등 7개의 이업종으로 모인 조합이다.

“기술융합협동조합에서 제가 맡은 주업무는 7가지 업종 관련 업무의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시제품 의뢰 상담 및 견적서 작성, 각종 3D모델링 및 프린팅, 엔진시험기의 회로·PCB 설계 등이었습니다.”

회사 인턴 근무를 하면서도 이 씨는 틈틈이 모교 학부생들의 졸업작품인 무선(WiFi) 커피머신 졸업작품 디자인개발에 지도·조언해 주는 멘토 활동도 활발히 해냈다. 이 씨는 “창업인턴 참가로 좋았던 점은 우선, 기술융합협동조합이 시제품 개발 전문기업이라 다양한 기술을 접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벤처회사에서 일하면서 상품의 기획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일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창업인턴의 아쉬움이라면 “창업하기 전 기업 인턴근무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면도 있지만,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사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소견도 털어놓았다. 즉 확실한 창업자금 보장, 창업실패 시 재도전 기회 등이 창업인턴 참가자들에게 지원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이었다.

이 씨는 창업인턴을 마친 뒤 학교로 돌아와 주로 산학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창업의 꿈을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초기 창업아이템으로 구상했던 토네이도 플랜트는 사업성 부족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방향을 수정, 현재 가정용이 아닌 농지에 식물재배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향후 창업계획을 어떻게 짜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1순위는 창업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고, 2순위는 자금을 확보한 뒤 연구개발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창업 아이템을 좀 더 고도화하고 완제품 구현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씨가 참여한 창업인턴 1기(시범) 사업은 지난 9월로 인턴십이 끝나고, 총 83명의 지원자 중 채용기업과 매칭이 성사된 48명 가운데 인턴십을 수료하고 사업화 지원을 희망하는 지원자는 29명이다. 중소기업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 사업화 선정 작업을 오는 11월에 진행한다. 주무기관인 창업진흥원은 창업 사업화 선정 결과를 11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