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새로운 일에 도전해왔지만, 올해 들어 새로 시작한 일 중에 하나가 ‘프랜차이즈 바로 알기’ 교육프로그램이다. 연간 100조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을 이끄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단체장을 맡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 중에 하나가 우리 사회 일각의 프랜차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었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모두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장점을 보지 않고 일부 잘못된 점만 내세우며 호되게 야단을 친다든지 터무니없이 그릇된 인식이나 오해를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외롭기도 하고 적잖게 속이 상했다.
그래서 구상한 것이 ‘프랜차이즈 바로 알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랜차이즈를 통해 기업을 일구려는 사람, 프랜차이즈산업의 연관 분야 종사자들, 가맹점 창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이 어우러져 성공비결을 발표하고 토론하며 질의응답을 나누기도 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인 내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현황을 브리핑하기도 하고 프랜차이즈산업종사자, 예비창업자, 협력업체들의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질문에 대답해준다.
때로는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자리도 가진다. 반응이 뜨거워 매달 공지가 나가기 무섭게 100명이 넘는 참가자가 순식간에 신청을 마감한다. 치맥토크에서 만나는 프랜차이즈 열기는 뜨겁다.
자신의 사업을 해외로 진출시켜야 하는 소규모 가맹본부, 열심히 키운 사업을 대기업에 양도해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창업자, 퇴직 후 어떤 브랜드를 어떤 기준으로 골라서 창업해야 할지 고민하는 예비 창업자, 심지어 가맹본부와 분쟁 중이거나 갈등하는 가맹점주까지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 노무법인이나 주방설비 납품회사, 가맹본부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협력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비록 길지는 않지만 5시간 정도가 금세 흘러갈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프랜차이즈 바로 알기 행사를 시작한 취지도 프랜차이즈의 장점을 더 널리 알려야겠다는 것이었지만 행사를 진행하면서 프랜차이즈를 육성하는데 헌신해야 한다는 각오를 더욱 다지게 되는 건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을 왜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명감을 현장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경영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스피드하게 변화하는 사회적 여건에서는 기업경영에서 혁신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프랜차이즈에 진입하려는 소규모 사업자들을 보면 혁신가들이 많다.
정리정돈을 체계화시켜 서비스 프랜차이즈로 육성하려는 사업자부터 요가 사업에 과학적인 경영 시스템을 접목해 성공확률을 높이고 체계적으로 구축된 노하우를 프랜차이즈를 통해 공유하려는 사업가, 직원관리가 힘든 전문일식집의 성공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프랜차이즈를 하고 싶다는 사업가까지. 그들은 모두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경험과 지식을 보이는 노하우로 전환시켜 프랜차이즈기업을 꿈꾼다.
자영업 시장의 가장 큰 특징 주 하나는 소비자들의 급격한 세대교체다. 자영업자들이 힘든 이유는 과당 경쟁도 있지만,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옛날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영업상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기업을 꿈꾸는 혁신형 자영업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연다. 그래서 낡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프랜차이즈로의 전환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서울 사당동에 있는 바보스 본사 인근에는 10년 이상 영업을 계속해온 자영업자 음식점이 있었다. 우리 직원들이 그 음식점을 가끔 이용하다 보니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상품과 인테리어로 영업 부진을 겪는 모습이 딱했나보다. 그래서 직원 중 한 명이 미들비어 컨셉의 바보스로 업종 전환을 제안했다.
우리 직원은 품질 인테리어 등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기존의 매장이 요즘 젊은 층의 욕구에 맞지 않으니 시대흐름에 따라 변신해야 함을 알려준 것 같다. 영업 부진으로 고민이 많던 그 매장의 점주는 용기를 내서 결단을 내렸고 가맹본사의 배려로 비교적 좋은 조건에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출이 2~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인테리어가 깔끔해지고 분위기가 좋아지니 청년 실업자였던 아들도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어머니와 청년인 아들이 함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장사가 잘되다 보니 아들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 어머니에게 사업하는 법을 배워서 자영업을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서민부자를 꿈꾸게 되었다.
그 점포는 평생 독립 자영업으로 운영되다가 프랜차이즈로 전환한 것인데 전한과정에서 이뤄진 가맹본부의 지원에 대해서 무척 고마워했다. 상호부터 상품 개발 디자인 등 모든 것을 혼자 하는 일이 중년의 자영자에게는 가맹본사의 체계적이 지원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물론 가맹본부는 가맹점을 지원해주는 대가를 받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프랜차이즈를 공격하는 사람도 많다. 노하우를 제공해주고 가맹점을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그건 가맹비나 로얄티를 대가로 받고 하는 일 아니냐는 식이다. 당연히 가맹본부는 대가를 받는다. 좀 더 많이 받는 업체도 있고, 아주 저렴한 업체도 있다. 하지만 그 대가는 모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투자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요즘 가맹본부에는 대기업 출신 퇴직자들도 근무를 많이 하고 있고, 청년일꾼들도 많다. 막연하게 가맹본부가 대가를 받는다는 생각은 가맹본부를 나쁜 시각으로 보는 원인이 되는데 그렇게 가맹점이 지급한 돈이 가맹본부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경우 가맹비가 500만원이고, 로얄티는 없다. 저렴한 안주부터 중간 가격대의 안주까지 판매하는 미들비어전문점이지만, 치킨 판매 비율이 높다. 원가는 35%에 맞추고 있다. 큰 이익이 남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일부 판매업종이나 대기업들이 적지 않은 수익을 남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인 상당수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큰 이익을 남기는 구조가 아니다. 그렇게 운영해서 남긴 수익으로 해외 시장까지 개척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많다. 현실이 그렇다보니 협회장으로서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영자들과 임직원들에게 늘 안타까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낀다.
우리 사회에는 한 번씩 광풍처럼 프랜차이즈 잡기 바람이 분다. 하지만 대놓고 ‘묻지마 비난’보다는 장점과 문제점을 다 따져보고 문제를 일으킨 특정한 기업,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만 비판을 해야 한다.
가수 신해철 씨가 의료 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모든 의사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국회의원 한두명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모든 국회의원이 문제아인 것도 아니다. 프랜차이즈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