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에서 수입하는 원유 물량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석유 소비국인 미국이 OPEC 의존도를 낮추면 세계 전체 석유 거래의 흐름도 그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이 OPEC 국가들로부터 수입하는 크루드 오일 물량이 거의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이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전해졌다.
이는 셰일 혁명이라 불리는 미국의 셰일 가스 붐이 글로벌 원유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보여주는 일이다. 전세계 크루드 원유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석유 카르텔에 덜 의존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수압 파쇄법이라는 셰일가스 추출기술의 발전이 미국 국내 원유 생산량을 1980년대 중반 이후 최대 수준인 하루에 9백만 배럴 추출 수준으로 늘려줘서였다.
8월 미국 크루드 오일 수입에서 OPEC이 차지하는 비율은 40%로 떨어졌고 이는 하루당 2.9백만 베럴로 1985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에너지 데이터를 분석해 보도했다. 1976년 최고치일 당시 88%에 달했던 비율이었다.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석유 소비국인 미국이 OPEC 의존도를 낮추면 세계 전체 석유 거래의 흐름도 영향을 받게 됐다.
셰일 붐이 OPEC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별로 달랐다. 미국산과 비슷한 원유를 생산하는 나이지리아는 지난 7월 하루 평균 137만 배럴 규모의 원유 수출이 완전히 중단됐고 알제리나 리비아 같은 다른 아프리카 회원국들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으나 사우디 아라비아나 베네수엘라 같은 회원국은 상대적으로 건재했다.
OPEC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로부터 수입한 원유는 총 수입 물량의 12%인 일일 89만 4천 배럴에 그쳤다고 전했다. 한 때 미국 원유 수입의 3분의 1이 걸프만 국가들에서 온 적도 있었다. 한편 이란은 경제 제재로 거래가 없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셰일 분은 사우디와 다른 산유국들이 과서 몇 세기 동안 누려왔던 지배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으나 옥스포드 에너지 연구원의 바삼 파토우 연구디렉터는 여전히 OPEC의 지위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어떻게 고비용 원유 생산자들이 저비용 생산자들을 시장 밖으로 몰아낼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이낸셜 타임스 외에 서방 언론들은 OPEC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OPEC회의에서 산유량 감축 여부를 두고 회원국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