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말이라도 그 앞에 ‘슈퍼’라는 말이 붙으면 뭔가 강하고 커다란 것이 떠오릅니다. 슈퍼스타, 슈퍼컴퓨터, 슈퍼맨이 그렇지요. 그런 의미에서 슈퍼 옥수수는 과연 어떤 옥수수일지 상상할 수 있나요? 슈퍼 옥수수란 해로운 벌레나 농약에 특별히 강한 성질을 가진 옥수수랍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반 옥수수에 비해 생산량 또한 많지요. 옥수수박사라 불리는 김순권 한동대 교수가 개발한 슈퍼 옥수수는 일반 옥수수보다 2배 정도 수확률이 높다고 하니 이를 활용하면 전 세계에서 기근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식량이 부족한 북한에 슈퍼 옥수수를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요. 

일찍이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농업과학자 우장춘 박사가 계셨습니다. 우장춘 박사는 연구를 거듭해 우리나라 토양에 맞고 수확량이 많은 배추와 무, 벼의 종자를 개발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먹거리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농업과학자의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민들이 더 좋은 농작물을 재배해 더 많이 수확할 수 있도록 농업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을 농업과학자라고 합니다. 농업과학자는 사람들이 땅을 이용해 필요한 식물을 기르거나 동물을 키우는 일을 전문적으로 연구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농사뿐만 아니라 과일을 생산하는 일, 꽃을 키우는 일, 가축이나 벌을 기르는 일도 농업과학자의 연구 분야랍니다. 

한때 사양산업으로 평가되던 농업이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지구는 심각한 기후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좋지 않은 변화는 토양이나 해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식량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과학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농업은 1차 산업이 아닙니다. 정보 기술과 바이오 기술이 농업과 결합하면서 첨단 과학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농작물의 판매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도 정보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으로 농작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유전공학을 식물과 동물에 적용하면 슈퍼 벼, 슈퍼 미꾸라지와 같이 빠르게 성장하는 생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농업은 본래 1차 산업이지만 최근에는 6차 산업이라고 부릅니다. 농업으로 농작물을 생산한다는 면에서 1차 산업인 것이 분명하지만, 농작물을 가공해 높은 가격의 제품을 만들면 2차 산업이 되고, 농촌을 체험 관광지로 개발하면 3차 산업이 되는 것이지요. 농업의 1차, 2차, 3차를 합해 6차 산업이라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이제 농촌은 농사만 짓는 곳이 아니랍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가난하다는 것은  옛말이 된 셈이지요. 현재 우리나라 농업과학자의 기술 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농업기술을 전파하는 농업기술개발센터가 20곳이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농업과학자들은 식량난에 힘들어하는 나라의 국민에게 선진적 식량 재배 방법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활발해지면 저개발 국가에서는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지 않더라도 스스로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농업을 키우는 것이 빈곤을 퇴치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농업과학자의 전망 또한 밝다고 볼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 최초 농업과학자 우장춘 박사

한국의 농학자이자 세계적인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는 1889년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1916년 동경제국대학 농학실과에 입학해 졸업과 동시에 일본 농림성 농업 시험장에 취직하게 되었죠. 우 박사는 특히 육종 연구에 몰두했는데 1936년에는 배추속(Brassica)의 식물에 관한 게놈 분석을 시도해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 ‘종(種)의 합성’으로 다윈의 진화론중 ‘종은 자연도태의 결과로 성립된다.’는 설을 보충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농학박사를 취득하는 영광을 얻었지만 일본의 집요한 창씨개명 요구로 일본 국적 취득을 거부하고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귀국한 우장춘 박사는 9년 5개월 동안 한국농업 과학연구소장ㆍ중앙원예기술원장ㆍ원예시험장장을 역임하며, 일본에 의존하던 채소 종자를 국내에서 자급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육종과 원예 발전을 위해 매진했습니다.

Q 농업과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농업과학자가 되려면 대학에서 농업과 관련된 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나 박사 학위를 얻어야 합니다. 농업과 관련된 대학의 학과로는 농업학과, 농학과, 생명과학과, 축산학과, 동물자원학과, 식물자원학과 등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생물학이나 화학 같은 기초적인 자연과학을 전공해도 농업과학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생물, 물리, 화학 등 과학 과목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평상시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어 과학 지식을 쌓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특히 새로운 지식을 얻고 관심 있는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습관이 필요해요. 무엇보다도 식물과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자연과 함께하고 식물과 동물을 잘 가꾸고 키우는 데 흥미가 있어야 한답니다.

본 기사는 아하경제신문 2014년 제 214호 기사입니다.
아하경제신문 바로가기(www.aha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