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멋지다!” 10월 1일 TV 앞에 앉은 경제가 탄성을 질렀다. TV 뉴스 화면에는 ‘국군의 날’을 기념해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특수부대 소속 군인들이서로 다른 군복을 입고 절도 있게 행진하고, 전차, 미사일, 특수작전용 차량들이 위용을 뽐내며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하늘에는 굉음과 함께 전투기들 이 삼색 연기를 내뿜으며 구름 위로 치솟았다. 

“올해가 국군의 날 66주년이구나. 1950년 10월1일에 우리 국군이 북한 인민군을 다시 38선 북쪽으로 밀어냈는데, 이날을 기념해 정한 것이 국군의 날이란다.” 경제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아버지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경제의 궁금증은 따로 있었다. “아버지, 신형 탱크나 미사일 같은 첨단 무기들을보니까 왠지 든든하네요. 그런데 저 무기들을 구입하고 군대를 유지하려면 돈이 많이 들겠죠?”

“하하, 우리 아들은 항상 경제문제가 궁금한가 보네. 아까 뉴스를 보니까 군대에 투입되는 예산이 올해는 35조,000억 원인데, 내년에는 더 늘어난다고 하더구나.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라서 아직도 국방비 규모가 엄청나지. 전체 국가 예산의 10% 수준인 것 같더라.” “그러니까 국방비는 우리나라의 안전과 평화를지키는 예산이네요.” 아버지는 아들이 기특한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지. 또 나라가 평화로워야 세계 각국과 경제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 국방비가 우리나라 경제도 지켜 주는 셈이다. 모든 정부 예산은 어디에 쓰이든 결국 경제활동을 돕게 된단다. 말 나온 김에 나라 살림인 국가 예산을 한번 살펴볼까?” “네, 요즘 정부 예산안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던데요?” 아버지가 며칠 전 신문을 한 부 가져왔다. 신문1면에 ‘정부, 내년 슈퍼 예산 편성’이라는 굵직한 제목이 눈에 띄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정부가 다음 해에 쓸 예산을 짜서 국회에 제출한단다. 예산은 외적의 침입을 막는 국방, 사회 법질서를 유지하는 치안, 도로 및 항만 등을 건설하는 사회간접자본 집행, 공원 및 도서관을 조성하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되지. 그런데 내년도 예산안은 경제를 좀 더 살려 보려고 그 규모를 크게 늘려 잡은 모양이야.” “그럼, 국가 예산에서 가장 비중이 큰 예산은 어느 분야인가요?” 

그때 할아버지가 곁에 오시면서 답하셨다. “아마도 복지 예산이 아니겠냐. 빈곤층도 여전히 많고 노인 인구는 급속히 늘고 있다지 않냐.” “학교에서도 복지 예산이 선진국에 비해 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니 보건과 복지 예산이 30%가 넘네요.” 아버지가 다시 신문을 펼쳤다. “좀 더 신문 기사를 읽어 볼까? 안전 관련 예산도 눈에 띄게 늘었구나. 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를 강화하려는 것 같아.” “이렇게 되면 세금도 많이 늘어나겠죠? 우리 집 살림살이에도 부담이 될 것 같아요.” “그래. 정부예산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국민이 내는 세금도 늘어나게 마련이지. 음, 내년 예산안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세금 부담액이 546만 원이로구나.” “우리 집은 4인 가족이니까 2,184만 원이나 되네요. 너무 많아요!”

“하하, 1인당 세금부담액은 평균값이지. 전체 세금 수입을 국민 수로 나눈 것일 뿐이야. 중요한 것은 정부가 세금을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하는가란다. 그래서 국회와 감사원이 정부의 예산집행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아버지는 신문을 접으며 말했다. “세금이 좀 더 늘어나더라도 내년에 경제가 확 살아나서 회사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내 수입도 늘었으면 좋겠구나.”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나니 경제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이 되었다. “우리 가족이 내는 세금이 하나도 아깝지 않게 정부가 나라 살림을 잘해 줬으면 좋겠어요.”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본 기사는 아하경제신문 2014년 제 21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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