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본사(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과 혁신도시 이전 등으로 7조원에 달하는 공공기관 보유 부동산(종전부동산) 매물이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이전부지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방이전 121개 공공기관 사옥 중 45개 기관 주인 못찾아

정부는 지난 2005년 이후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 균형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10개의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모두 151개이며, 2016년까지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이전할 계획이다.

지방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전 공공기관이 보유한 서울·수도권 소재 사옥(종전부동산) 매각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공기관 부지의 활용에 대한 기대심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방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종전부동산은 121개로, 이중 9월 17일 현재 76개 매각, 45개가 미매각 상태이며 이중 상당수의 종전부동산이 매각 협상 중에 있다.

국토교통부 종전부동산기획과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의 정착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방이전 재원마련 수단 중의 하나인 종전부동산의 매각이 기관별 이전시기에 맞게 적기에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에 국토교통부는 종전부동산의 적기‧적소 매각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공공기관 부지에 ‘군침’···현대차·삼성생명 투자 잇따라

현재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나온 종전부동산은 교통상황 및 주변 부대시설 여건 등 입지조건을 고려했을 때 최적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매입 후 활용도, 용도변경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라 불리는 삼성동이다. 서울 제1의 교통요지로 불리는 삼성동은 동서로 올림픽대로, 강변북로로 연결되며,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이 우수해 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1년 10월 삼성동 한국감정원 본사를 삼성생명이 2328억원에 매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종전부동산 중 가장 감정가가 높은 한국전력 부지가 현대차그룹의 품에 안겼다.

이번 한국전력 부지 입찰은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17일까지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주인이 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현대차그룹은 낙찰 가격으로 부지 감정가인 3조3346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10조55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한국전력 부지를 활용해 그룹의 통합사옥과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콘서트홀, 호텔, 쇼핑센터를 포함한 글로벌 비즈니스 타워를 조성할 계획이며, 한국전력은 매각대금을 부채감축 등 회사 경영정상화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매입한 한국감정원 부지의 경우 현재 매수자(삼성생명)가 서울시와 기부채납비율 등을 협의해 용도지역 상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울러 이번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매입으로 다른 지역의 종전부동산 판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종전부동산 매입 절차와 유의해야 할 점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종전부동산은 공정한 가격검증을 위해 2개의 감정평가법인에 평가를 의뢰하여 두 기관의 감정평가액의 산술평균으로 매각예정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해당 이전공공기관은 매각대상, 매각예정금액, 대금납부조건 및 소유권 이전시기 등을 명시해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온비드(전자입찰시스템)에 입찰공고를 하게 되며, 이때 2인 이상 유효입찰로 최고가격으로 입찰한 자가 낙찰자가 돼 계약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아울러 2회 이상 유찰한 대상의 경우 동일한 입찰공고조건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도 있다. 자세한 종전부동산 매물정보는 온비드(www.onbid.c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은 각 기관별 종전부동산은 토지의 허용 용도 및 건폐율‧용적률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향후 종전부동산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충분히 검토한 후 각 종전부동산의 특성을 분석해 매입을 결정해야 한다.

종전부동산의 활용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현재 상태의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리모델링 등 증‧개축을 통해 활용하는 방식이 있고, 현재 건물을 허물고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있다. 이때 특히 부지개발을 위해 매입하려고 하는 경우 지자체에서 규정하고 있는 토지규제 사항, 주변지역 활용계획 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종전부동산 매입 후 활용방안과 관련하여 노상윤 국민연금연구원 박사는 “종전부동산은 교통망이 우수하고 공공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위치해 있어 아파트 등 주거목적의 인구과밀 위주의 개발보다는 대중들이 오가며 찾을 수 있는 상권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중대형 병원, 의료센터나 경쟁력 있는 지방대학 분교, 한류문화와 IT기술이 집적된 랜드마크 단지로 개발하는 방안도 종전부동산 활용의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짜 종전부동산 매물 추천

△대한지적공사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에 위치한 대한지적공사 사옥은 부지면적 4727㎡, 건물연면적 3696.35㎡ 규모로, 부지 용도는 일반상업지구로 분류된다.

남서로 올림픽대로 여의상류 IC, 강변북로 서강대교, 마포대교, 원효대교를 통한 광역 접근성이 우수하며 지하철 5호선, 9호선 여의도역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양호하다. 매각 예정액은 435억원(추정)이다.

특징은 서울의 대표적 정치·경제 중심업무지역인 여의도에 위치해 우수한 교통 및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가액 비중이 낮아 신규개발을 위한 부지 활용도가 높다. 아울러 주변개발계획(특정개발진흥지구)과 재건축(미래에셋빌딩, MBC 등)에 따른 환경 개선효과도 기대된다.

△도로교통공단(본사)

서울시 중구 왕십리로에 위치한 도로교통공단은 부지면적 1만2916.2㎡, 건물연면적 2만7702.96㎡ 규모로, 부지 용도는 제3일반주거지역(88%), 제2종일반주거지역(4%), 일반상업지역(8%)으로 분류된다.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지하철 2,6호선 신당역과 도보 8분 거리에 위치하며, 도심권역(CBD) 및 왕십리 부도심과의 접근성이 양호하고, 차량으로 10분 거리의 마장램프(내부순환로) 및 성수대교(올림픽, 강변북로)를 통한 광역 접근성은 보통이다. 매각 예정액은 915억4757만2000원(2014년 6월 기준)이다.

특징은 왕십리 뉴타운과 접한 서울 도심의 대형 부지로, 서울 도심 및 부도심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역세권역이다. 인근 왕십리 뉴타운 및 분당선 왕십리역 개통 등 주변 개발에 따른 개발 수요가 기대된다.

△국립전파연구원(본사)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국립전파연구원은 부지면적 1만6836.2㎡, 건물연면적 7967.41㎡ 규모로, 부지 용도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속한다.

서울시 용산구 원효대교 북단에 위치하며 동서로 강변북로, 남북으로는 주변 마포대교, 원효대교, 한강대교 등을 통한 광역 접근성이 우수하다. 매각 예정액은 824억1950만6585원(2014년 5월 기준)이다.

특징은 용산역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에 위치해 잠재개발수요가 풍부하고, 서울도심의 대규모 부지로 다양한 용도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또한 건물노후화에 따른 건물가액비중이 낮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에 위치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부지면적 2713.2㎡, 건물연면적 5721.5㎡ 규모로, 부지 용도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속한다. 올림픽대로와 동부간선대로 사이에 위치해 접근성이 우수하며, 학동로, 도산대로, 선릉로 사이에 위치한다. 인근 서울지하철 7호선의 강남구청역, 청담역에 위치해 도보로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매각 예정액은 259억7764만9500원(2013년 11월 기준)이다.

특징은 강남구청역 인근에 있어 접근성, 편의시설, 주변환경 등 제반 입지조건이 우수하고, 건물상태가 양호해 경기회복에 따른 지가상승이 기대된다. 특히 나대지(지상에 건축물 등이 없는 대지) 형태로 즉시 활용가능하며 강남세무서 후면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정자사옥)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부지면적 4만5278㎡, 건물연면적 7만9826㎡ 규모로, 부지 용도는 일반상업지역과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에 속한다. 분당 대생활권 내 소재하며 경부고속도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용인~서울간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 및 인접도시 접근성이 우수하다. 매각 예정액은 2783억9545만1100원이다.

특징은 주변 지역과 녹지로 구분돼 독립성 및 쾌적성이 우수하고, 현재 법정기준치 대비 낮은 개발밀도로 향후 증축이 가능해 높은 개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