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멕시코 연속아연도금(CGL)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포스코 정준양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펠리페 깔데론 멕시코 대통령(가운데)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생산의 글로벌화에서도 일본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포스코는 2009년 12월 인도네시아의 국영 철강 메이커와 공동으로 자바 섬에 공동으로 용광로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조강 생산 능력이 600만 톤으로 동남아시아 최초의 대형 용광로가 2013년 후반에 가동을 시작하게 된다. 일본도 동남아시아에 용광로를 세우려고 현지 조사를 마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

포스코는 금융 위기로 2년 연속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50억 달러(약 4500억 엔) 이상이나 드는 용광로 건설을 결단했다. 인도에도 120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 용광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원료와 시장이 있으면 어디라도 진출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러한 대담한 투자는 중,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아시아에 라이벌보다 빠르게 포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케이(日經)비즈니스 2010년 1월 25일자

포스코가 내세우고 있는 올해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글로벌화’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포스코의 글로벌화는 기존 포항, 광양제철소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 곳곳에 생산 공장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철강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뜻도 더해진다.
‘글로벌 포스코’를 위해 포스코는 우선 당장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해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올해 인도 서부지역 마하라슈트라 주(州)에 연산 45만 톤 규모 연속아연도금(CGL)공장을 착공해 인도 자동차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며, 인도 오리사 주 제철소 또한 연내 착공이 목표다.

인도네시아에서 진행 중인 일관제철소는 자바 섬 북서안 찔레곤에 총 600만 톤 규모로 건설될 계획으로, 조강 연산 300만 톤 규모의 1단계 공사는 2011년 하반기에 착공해 2013년 말 준공한다.

해외 일관제철소가 들어서면 포스코의 조강 생산량은 현재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원료 자급을 위한 해외 광산 확보에도 힘을 쏟아 2012년까지 원료 자급률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호주, 브라질 등에서의 초기 단계 광산 개발에 나선다. 또 호주 로이 힐 홀딩사(社) 지분 인수로 안정적인 철광석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인도 IMEA사 페로크롬(Fe-Cr) 합작 투자를 통해 스테인리스스틸 원료 개발 투자를 지속키로 했다.

포스코가 이처럼 세계 곳곳에 철강 생산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해,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철강 수요가 있는 산업 클러스터에서 고객의 요구를 신속하게 수렴하여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들과 주요 가전 생산 업체들의 ‘메이드 인 마켓’(Made In Market·현지 생산 현지 판매) 전략에 따라 포스코도 고객 중심의 글로벌 생산 거점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에 최종 제품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이른바 ‘제품 생산은 시장 근처에서’라는 새로운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철강 가공센터는 인근의 대규모 자동차나 가전 생산 단지와 함께 하고 있다. 철강 가공센터는 코일 형태의 철강 제품을 고객의 요구에 따라 가공해 고객에게 납품하는 곳으로 보관, 운송 등 물류 서비스도 제공한다.

포스코는 현재 12개국에 41개의 철강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국내 유관 기관과 해외 자원 공동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6월 한국수출입은행과 해외 제철 및 자원 개발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해외 투자와 원료 개발을 할 때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금융을 지원받게 된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MOU를 체결하고 해외자원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포스코는 한국광물자원공사로부터 탐사 전문인력 및 장비를 지원받아 제철용 원료 등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의지는 이런 맥락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만약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전략에 상당한 탄력을 얻을 전망이다.

포스코로선 대우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철강·연료 등 자원을 통해 안정적인 자원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고, 대형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플랜트 등 각종 설비 구축과 철강 공급에 참여할 수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국내 민간기업 중 자원 탐사 단계에서 상업 생산까지 전 단계를 운영권자의 지위에서 경험해 본 유일한 기업이다.

이을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원 개발 업체에 있어 운영권자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운영권자로서의 경험은 향후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거나 파트너로 참여할 기회를 가질 자격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모든 면에서 포스코가 여타 잠재 인수 후보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자금력은 물론 인수 시너지 효과 면에서도 월등하다 보고 있다.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 및 시공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인수전에 포스코가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인수 구도가 워낙 꼬인 탓인지 포스코가 대우건설 인수에 적극 공세를 펴고 있는 흔적은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 해외시장에서 포스코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 이는 포스코 글로벌화 노력의 결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다우존스(Dow-Jones)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6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속 가능성 평가에서 지속 가능 경영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매년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다우존스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 경영 성과를 측정하고 포스코를 포함한 40개사를 ‘다우존스 아시아·태평양 지속 가능 경영 최우수 기업(DJSI Asia Pacific)’으로 선정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포스코가 유일하게 선정됐으며, 철강기업으로는 포스코 외에 신일본제철도 함께 명단에 올랐다.

미 경제월간지 <포춘>은 국내 30대 기업 중 포스코를 지속 가능 경영 기업 1위로 꼽았다. 지속 가능 경영이란 환경, 윤리, 사회 공헌 등 기업이 갖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산출해 얼마나 사회 친화적 경영을 하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포스코가 인도 오리사 주 일관제철소 등 해외에서 생산 기지를 속속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철강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운식 기자 hw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