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0일 오전 서울 신길동 하늘미디어(주) 본사에서 만난 김효석(42) 대표는 기자에게 ‘아부론(?)’을 설파했다.

‘아부(阿附)’는 말 그대로 ‘상대방으로부터 환심을 사기 위해 비위를 맞추고 알랑거리는 짓을 일컫는다’는 점에서 그의 말이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부론’에 대한 그의 지론을 알게 됐다.

실제로 그는 보험이나 가전제품 등 영업사원을 상대로 한 강의에서 ‘아부의 기술’을 가르쳤다. 또 한 방송국의 간판 아나운서에 이은 억대 연봉 쇼호스트로 성공한 비결도 ‘아부’라고 당당히 밝혔다.

기자가 고개를 갸우뚱 하는 순간, 그는 진지하게 ‘아부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의외의 설명을 했다. ‘아부’의 핵심은 타인을 만날 때 나누는 ‘인사’라는 것.

특히 여기서 말하는 인사는 진심을 담은 인사와 칭찬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의 첫 직장인 보험회사에 수석으로 합격했던 비결이 ‘인사성’이었다는 점이다.

평화방송(PBC) 아나운서에서 이름을 날릴 때도 마찬가지. 인사 잘하는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당시 편성부장이 간판 프로그램에 연달아 기용하면서 7년 간 승승장구 하게 된 것이다.

CJ홈쇼핑에서 쇼호스트로 유명세를 탄 계기도 인사가 절반이란다.
홈쇼핑 방송에서 절대적 권한을 쥐고 있는 머천다이저(MD)들도 그의 인사성을 높이 산 것이다. ‘말발의 지존’이라 불릴 만큼 실력도 갖춘 데다 뒤에서 팍팍 밀어주는 MD들이 있었으니 그의 성공가도는 따놓은 당상인 셈. 입사 초기 2400만원이었던 연봉은 3년도 채 안 돼 1억3000만원까지 치솟아 있었다.

지난 2006년부터 ‘김효석 쇼호스트 아카데미(KEC)’를 꾸려 후배양성에도 진력하는 그는 여전히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강생들은 아카데미 홈 페이지에 하루에 한 번 인사를 겸하는 글을 반드시 올려야 한다. 이에 빠지지 않고 댓글을 다는 이도 바로 김 대표.
이같은 그의 노력 때문인지 댓글이 1년에 무려 1만2000개가 될 정도라고 한다.

최근 김 대표는 CEO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지난 12월 하늘미디어를 통해 인터넷 홈쇼핑 방송사업(판도라 TV)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사업 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홈쇼핑에서 쇼호스트가 매출을 놓고 배틀을 펼치는 등 재미와 감동을 앞세운 논(NON)TV를 먼저 론칭 한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쿡TV나 SK브로드밴드TV를 통해 IPTV 홈쇼핑 시장을 노린다. 그의 눈은 이미 해외시장도 겨누고 있다.

인터넷 홈쇼핑 방송을 통해 아시아 유통 시장(B2B)을 만들어 보겠다는 큰 그림이다. 김 대표는 “인터넷 방송 등 미디어를 통해 아시아 유통 시장의 삼성전자가 되고 싶다”며 “중국, 동남아 등 지역 상품을 전 세계에 소개할 수 있도록 유통 전문방송을 만들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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