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5년 첫 사업이 시작된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이 아파트를 시공한 건설회사는 과연 어디일까.

단순하게 ‘현대아파트니까 현대건설에서 지었겠지’라면 일면은 맞고 일면 틀리다. 사실 초기 사업을 진행한 것은 현대건설이지만 이후 주도적으로 시공에 뛰어든 것은 현대산업개발이기 때문이다.

기업명을 아파트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하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현대아파트’라는 이름을 지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아파트 이름에서 기업명이 사라져 버렸다. 현대아파트, 대림아파트, 삼성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이제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래미안’ 등에서 살고 있다. 대형 스타를 앞세운 광고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파트가 사전에 체험하고 만질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고 10억원에 이르는 고액을 지불하며 자사 이미지에 맞아 떨어지는 연예인들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재건축, 뉴타운, 신도시 등 격전지에서 브랜드 대전을 벌인지 어언 10년 세월이 지났다. 각 사별로 차별화 된 고급 이미지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어떤 브랜드가 앞서가는지 명확하게 알아내기 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코노믹리뷰>는 가정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며 아파트 구매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부들을 주목했다. 명칭은 달리 하지만 각 건설사들이 주부자문단을 운용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이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똑 소리 나는 대한민국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 일까. 본지가 여성포털 이지데이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삼성 래미안이 가장 많은 표(401명)를 얻었다. 이어 GS건설 ‘자이’ 브랜드가 2위(247명)를, 대림 e-편한세상과 현대 힐스테이트가 공동 3위(217명)를 기록했다.

또 래미안과 자이는 분야별 순위에서도 각각 2개 부문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래미안은 첨단이미지와 살기 편한 아파트 분야에서, 자이는 커뮤니티시설과 주방 등 주부를 위한 아파트 분야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분야별 순위에서 래미안과 자이가 1위 자리를 휩쓸었지만 유독 ‘롯데캐슬’이 특급호텔 이미지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