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中企 공동 해외 진출이 '상생 비법'
오영호 코트라 사장
“중소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지난 2011년 12월 코트라(KOTRA) CEO로 취임한 오영호 사장의 포부였다. 2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오 사장은 자신의 말을 어느 정도 실천하고 있을까.
1980년 상공부 사무관으로 시작한 오 사장의 이력은 자못 화려하다. 산업자원부 지원정책실장 및 제1차관,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무역통’으로 이름을 날렸다.오 사장은 수많은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해결사’를 자임했다고 한다. 처음에 어느 시장에 진출해야 할지부터 시작해 누구를 만나야 하며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더 나아가 자금 조달과 판로 개척 등 해외 진출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이에 코트라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도 중기지원본부 신설이었다.
2012년은 오 사장에게 아주 특별했다. 사장 취임 1주년인 동시에 1962년 출범한 코트라의 50번째 생일이자 개인적으로도 60세가 되는 해였다. 게다가 뛰어난 추진력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 결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연간 무역 1조달러를 유지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이를 위해 지구를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모른다. 결국 현대판 홍길동에 빗대 ‘오길동’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오 사장의 남다른 친화력은 정평이 나 있다. 한국 무역의 최일선에서 세계 각국 주요인사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능력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과거 산자부 국장 시절 한중 산자부 축구대회를 통해 교류협력의 물꼬를 튼 일화만 봐도 오 사장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처음에는 스포츠라는 관점에서 이길 생각만 하다가 승리를 나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서 양국 관리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한국 축구에 대해 ‘공한증’이라 할 만큼 두려움을 갖고 있던 터여서 중국 산자부 팀이 승리한 후에 비로소 양국 무역관계가 술술 풀리게 됐다는 것이다. 양국 산자부의 산업정책국 간 축구 경기가 나중에는 양국 장관들까지 참여하는 공식 행사로 승격될 만큼 교류협력의 효과가 컸다고 한다.
한국 무역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자리가 KOTRA 사장이다. 하지만 오 사장은 의외로 간단한 방법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해결한다. 웃음이 바로 스트레스 해소 비결이다. 오 사장의 파안대소와 호탕한 웃음소리는 아무리 긴장된 자리라도 여유와 푸근함을 선사한다.
오 사장 특유의 신바람 경영은 딱딱하기로 유명한 무역업계를 ‘스트레스 프리’ 근무환경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오 사장은 젊은이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젊음과 활력을 늘 유지한다. 그는 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이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오 사장은 그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펼쳐 인생경험을 나눴다.
2014년도 지구촌은 여전히 살얼음 같은 지뢰밭의 연속일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라는 빅이슈가 복병처럼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 오 사장은 임기 마지막 해인 내년에 더욱 열과 성을 다해 뛰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는 2014년 최대 과제의 하나로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 찾기’를 꼽았다. 한국이 세계가 놀랄 만큼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 기업, 국민이 서로 믿고 단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오 사장은 “우리 경제도 힐링이 필요하다”며 “50년 한국경제에 켜켜이 앉은 불신의 때를 벗겨내 이제는 무역 2조달러로 껑충 도약해야 한다”고 외친다. 2014 갑오년 대한민국호의 키를 움켜쥔 오영호 선장의 얼굴에 웃음 경영의 환한 미소가 가득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