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대구 출생. 컬럼비아대학교 계량경영학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체이스맨해튼은행, 씨티은행, 깔리온은행, 블루크레스트자산운용 헤지펀드 등에서 매니지먼트와 트레이딩, 세일즈 등을 담당했다. 현재 하나은행 자금시장본부 외환파생상품운용팀 부장을 맡고 있다.

세계 금융을 주무르던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가 국내 시중은행에 둥지를 틀었다. 최우영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 운용부장이 그 주인공.

최 부장은 “뉴욕과 홍콩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익힌 리스크 관리 기법을 국내에 적용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작년 홍콩 헤지펀드에서 일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체계적인 헤지펀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헤지펀드 리스크 관리 기법 도입 예정
최우영 부장은 국내에 헤지펀드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헤지펀드들은 딜을 직접 부킹하지 않습니다. 거래와 동시에 백오피스와 미들오피스에 컨펌을 같이 보내죠. 스왑 거래는 직접 상대방 은행에서 바로 부킹을 시키거든요.

이러한 시스템을 ‘스왑스와이어’라고 하는데 오퍼레이션리스크와 휴먼에러 등을 방지합니다. 상대방 거래은행으로 30분 안에 거래가 들어가거든요.

이에 리스크매니저가 리얼타임으로 파악이 가능합니다. 하나은행도 내년 3월이면 이 같은 시스템이 완성될 예정입니다.”

그는 헤지펀드를 관리하는 주 목적은 환율의 변수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환율의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연속적으로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오면 미국에서 금리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자금들은 대부분 투기자금인데 금리가 올라가면 달러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생각보다 환율이 많이 빠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조가 바뀌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금이 가장 적절한 환율이라고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1150원대가 정부와 시장이 원하는 가장 적정한 환율인 것이죠.”

명동 사채시장에서 정보 얻기도…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생명은 정보. 정보가 부족하면 100% 손실 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최 부장도 정보수집능력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작년 크게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은 대부분 크레디트에서 손실을 봤는데 특히, CB아비트라지에서 많은 손실을 본것”며 “뮤추얼펀드들은 원화강세를 예상해 환헤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 위기 때 많은 손해를 본것”이라고 회상했다.

국내에 들어왔던 헤지펀드들이 원화를 대량으로 팔고 나가면서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을 부추겼기 때문이라는 것.

“헤지펀드의 정보수집 능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그들은 매일 각국의 매니저들과 통화를 하며 정보교류를 하죠. 미국에 있을 때는 명동 사채시장에서 정보를 얻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몸은 멀리 있지만 한국 기업의 사정을 꿰뚫고 있는 것이죠. 저도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해외 헤지펀드 매니저들과 정보 채널을 연결했습니다.”

지난달 하나은행에 둥지를 뜬 최우영 부장이 가장 먼저 해외 펀드매니저들과 정보 채널을 형성한 것도 정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는 지역 출신 헤드가 있습니다. 이는 그 사람이 뛰어난 인재일수도 있지만 금융사의 시스템이 만들기도 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기 때문이죠. 국내에서도 원화만 보고 있으면 안 됩니다. 국내 매니저들에게 헤지펀드처럼 모든 통화를 전부 다루면서 다른 시장을 볼 수 있는 눈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리스크 관리 시스템 갖춰 인건비 절감
“헤지펀드의 수익창출 기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통화를 이용한 캐리트레이드를 도입하고 싶습니다.

국내에 있다고 해서 원화만 보면 안 되거든요. 외환, 금리, 파생상품 등 다양한 트레이딩을 경험하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최 부장은 국내 금융맨들을 ‘하이 칼리버’로 평가했다. 신입직원들의 개인역량이 출중해 입사 후 바로 업무에 투입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국내 은행들은 한두 곳만 뚫어주면 전체적으로 피가 잘 돌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은행부터 시작한 최 부장은 상업은행에 있을 때는 손으로 계산하던 일을 IB에서는 전산을 이용해 놀라웠다고 한다. 컴퓨터로 계산을 하면서 리스크가 무엇인지도 함께 계산됐기 때문.

골드만삭스의 경우 20년전에 전체 딜러가 3명밖에 없었는데 시스템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필요없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최 부장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지표는 외환, 산업생산지수, 유동성, 무역수지 정도이다. 달러의 유동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조언
최우영 부장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적극 전수하고 싶다”면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위기로 전 세계 헤지펀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나앉은 것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 역시 헤지펀드 시장이 무너지면서 1년 넘게 실업자 생활을 했다.

“헤지펀드에서 일하던 매니저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휴직했습니다. 올해 시장이 살아나면서 사람을 뽑기 시작하고는 있지만 그 전에는 일자리가 없었죠. 저 역시도 1년 동안 휴직하기도 했습니다.”

최우영 부장은 하나은행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120% 이상 발휘하겠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반영하듯 그는 2010년 계획에서 11월과 12월은 빼놨다. 그렇다고 11월과 12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1~10월까지 목표를 달성하고 11월과 12월은 여유롭게 보내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인 것.

최 부장은 금융사의 잘 갖춰진 시스템이 우수인재를 만들어낸다는 말도 꺼내놨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는 지역 출신 헤드가 있습니다. 이는 그 사람이 뛰어난 인재일수도 있지만 금융사의 시스템이 만들기도 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기 때문이죠. 국내에서도 원화만 보고 있으면 안 됩니다. 국내 매니저들에게 헤지펀드처럼 모든 통화를 전부 다루면서 다른 시장을 볼 수 있는 눈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