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민주통합당)이 지난해 발표한  ‘2010년 교육비 부담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부모가 자녀를 낳은 후 대학을 졸업시킬 때까지 들어가는 양육비는 한 명당 평균 2억7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자녀 양육비도 매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흥미로운 점은 양육비 가운데 교육비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자녀 계획이 있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미리부터 자녀 학자금이나 양육비에 필요한 금액을 모으기 위해 따로 저축하는 일이 많아졌다. 추후 목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할 수 있는 ‘새싹 전용’ 금융상품으로 어린이 예·적금, 어린이 CMA, 어린이 펀드에 대해 알아본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자녀에게 투자를 못해도 알아서 공부 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이야기다. 조기교육, 해외대학 입학 등이 엘리트 코스의 대명사로 통하는 요즘에는 투자한 만큼 자녀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시대에 어느 부모가 자녀 교육에 손을 놓을 수 있을까. 하지만 학자금을 포함해 아이 하나를 키우는 비용은 만만찮다. 부모의 소득은 한정돼 있는데, 교육비는 날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날로 높아만 가는 교육비 대비책으로 어린이 금융상품이 뜨고 있다.

1. 어린이 통장(예·적금)

#7살짜리 아들과 곧 2살이 되는 딸아이를 둔 엄마 이윤정 씨(37세). 지난 5월, 어린이 날을 맞아 아들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다가 어린이 전용 적금에 가입했다. 장난감 선물을 기대했던 아들은 통장을 보고, 처음에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기 이름으로 된 통장에 용돈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그는 딸아이가 7살이 되는 해에도 금융상품을 선물할 계획이다.

어린이 전용 예·적금은 자녀들에게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재테크까지 할 수 있는 금융필수품이다. 자녀에게 통장에 차곡차곡 돈이 쌓여가는 기쁨을 주고, 학자금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어 독립심을 키워주기에도 적합하다. 이 덕분에 어린이용 예·적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이 출시한 어린이 통장은 평균 3~4%의 이자를 제공한다. 가입기간은 평균 1~5년이며, 원금 손실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좋다. 또한 은행별로 일정금액 이상을 매달 불입하면 어린이 건강관리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까지 제공한다.

국민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KB주니어 Star통장ㆍ적금ㆍ체크카드’는 어린이용 금융 상품계의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우선 ‘KB 주니어 Star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스쿨뱅킹 또는 휴대폰 요금 등의 자동이체, ‘주니어 Star체크카드’ 결제 실적이 있거나 ‘KB 주니어 Star적금’에 가입한 고객 등에게는 결산기 평균 잔액 중 50만원 이하의 금액까지 연 4%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전자금융 수수료 및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KB 주니어 Star적금’은 학자금 등 미래를 위한 목돈 마련 상품으로 저축 금액은 초회 10만원 이상, 2회 차 이후 3만원 이상 1000원 단위로 월별 최대 500만원까지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년으로 자동재예치를 동의하는 경우 만 20세에 도달할 때까지 연단위로 재예치된다. 기본이율은 연 2.9%. 신규가입 시 가족 3인 이상이 국민은행 고객인 경우 연 0.2%포인트, ‘KB 주니어 Star통장’ 가입 고객인 경우 연 0.1%포인트를 우대해 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최초 1년간 적용한다. 또한 납입 회차의 75% 이상을 자동이체로 입금하면 자동이체우대이율 연 0.1%포인트를 추가 지급한다.

신한은행의 ‘틴즈플러스통장ㆍ키즈플러스통장’도 대표적인 어린이 금융상품이다. 신한 키즈플러스 통장은 자녀에게 용돈관리 방법과 금융거래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상품으로 자동화기기 현금 인출 수수료 우대 서비스, 평생계좌번호 지정 서비스, 영어인자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자녀의 미래설계 자금을 꾸준히 불입할 수 있는 신한 키즈플러스 적금은 1년제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총 4회 재예치가 가능하며 자동이체 등록, 주택청약보유 등 우대요건 충족 시 최고 연 3.6% 금리를 받을 수 있다.

SC은행의 ‘자녀사랑통장’도 아이들의 저축습관을 길러주는 데 유용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입금금액에 대해 출금 횟수를 제한해 오랫동안 유치하면 금리가 높아지도록 설계했다. 가입대상은 만 18세 이하 개인 고객이며 금액 제한은 없다. 이자는 연 4회에 걸쳐 지급되며 통장개설 시 간단한 설문에 응하면 자녀들을 위한 종합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준다.

외환은행의 ‘꿈 가득한 적금’과 ‘꿈나무 저축예금’은 만 18세 이하 전용 상품이다. 적금은 12~36개월 동안 매달 일정액을 붓는 상품으로 가입기간에 따라 연 3.2~3.5%의 기본 금리가 적용된다. 다자녀 가정·가족 고객 등이면 최고 0.7%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예금은 매일 최종 잔액이 고객이 정한 금액을 넘으면 고객이 원하는 다른 통장으로 자동이체해준다.

하나은행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하나 꿈나무적금’을 내놨다. 가입은 만 18세 이하로 제한되며,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금리는 기본금리(3년제) 연 3.9%와 우대금리(최대 0.4%포인트)를 더해 최대 연 4.3%다. 희망 대학 합격 시 2%포인트 추가 금리가 더해진다. 한 달에 50만원까지 부을 수 있으며 가입 기간은 12~36개월 중 월 단위로 고를 수 있다.

기업은행은 10명 단위로 모이면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3.3~4.2% 금리를 주는 스마트폰 전용 ‘IBK흔들어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했다. 스마트폰에 ‘IBK흔들어적금’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가족이나 친구를 초대해 그룹을 만들면 우대금리가 높아지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을 흔드는 횟수와 강도에 따라 적립금이 달라진다.

이 밖에 우리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우리 토마스통장ㆍ적금ㆍ예금’ 중 특히 복리형 상품인 적금은 1~5년 연단위로 가입할 수 있으며 정기예금은 가입금액별로 차등금리가 적용된다.

2. 어린이 CMA

‘예·적금은 이율도 낮고,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린이 CMA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종합자산관리계좌를 뜻하는 CMA는 국내에서 개인들이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현재 금리는 2%대 후반에서 최고 3.20%(1년 예치 시)로 그리 높지 않지만,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하고 매일같이 이자가 붙어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The CMA plus’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최소 연 2.85%부터 최고 연 3.20%까지 기간별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사전 약정이나 제한조건 없이 예치 기간에 따라 1~90일 2.5%, 91~180일 2.55%, 181~270일 2.6%, 271~364일 2.6%, 365일 2.65%의 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예금자보호는 물론 절세형 CMA계좌 가입 시에는 세금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조세특례제한법상 일정한 고객요건을 갖추면 비과세 생계형과 세금우대형을 선택하여 가입할 수 있다.

동양증권이 추천한 ‘W-CMA’는 카드 및 공과금 자동납부는 기본, 카드사와 연계된 다양한 혜택과 연계 은행을 이용한 편리한 365일 입출금 서비스, 출금 및 이체 수수료 무료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고,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 기능까지 더해져 ‘만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예치된 자금은 ‘예수금’으로 돌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 CMA처럼 높은 수준의 예탁금 이용료 연 2.4%를 제공하고 펀드, 채권, 신탁, 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가 가능하다. 이 밖에 하루만 맡겨도 연 2.8%를 지급하는 MMW형, 연 2.7%의 RP형, 실적배당 상품인 MMF형 등 투자성향에 맞게 CMA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3. 어린이 펀드(주식형)

예·적금이나 CMA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얻고 싶다면 운용자금을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어린이 펀드가 적격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의 운용 능력에 따라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고, 수익률 변동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펀드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가입해야 한다. 더불어 중장기 상품에 가입해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학자금 마련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단기상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24일 기준, 63개의 펀드상품이 판매 중이다. 1년 기준 수익률이 높은 펀드 중 상위 20개를 뽑아보면 선두는 ‘한국밸류 10년투자 어린이 증권투자신탁 1(주식)(C-E)’가 차지하고 있다. 연간 37.2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 펀드는 2011년 5월 23일에 총액 11억원으로 설정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운용을 맡고 있다.

가치투자법에 따라 주로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주식형 투자 형태로 운용되며, 국내 주식에 94.34%를 투자하고 있다. 주요 보유 종목은 삼성전자, KT, 현대차, KC그린홀딩스, 한국전력 등이다.

1년 수익률에서 2·3위를 차지한 상품도 패밀리 펀드인 ‘한국밸류 10년투자 어린이 증권투자신탁 1(주식)(A)’과 ‘한국밸류 10년투자 어린이 증권투자신탁 1(주식)(C)’로 각각 1년 기준 37.02%, 36.90%의 수익률을 올렸다.

청소년의 꿈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저평가된 기업에 장기 투자하며 주식 60% 이상, 채권 40% 이하로 운용한다. 가입 대상은 만 20세 미만이다. 적립식은 3년 이상, 월 1만원 이상이며, 거치식은 1년 이상, 100만원 이상이다.

환매 수수료는 90일 미만이면 이익금의 70%, 90일 이상~1년 미만이면 이익금의 30%를 내야 한다. 1년 이상~10년 미만은 이익금의 1%다. 선취 판매 수수료 유무에 따라 클래스 A와 C로 나뉜다. 만 20세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또 2005년에 설정돼 ‘장수 펀드’라는 별명을 얻은 ‘ING 미래만들기 증권투자신탁 4(주식)’과 ‘신영 주니어 경제박사 증권투자신탁(주식)’ 시리즈도 선전하고 있다. 해당 펀드 모두 국내 주식에 96% 이상을 투자하는 가치투자형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대현, NHN, 조이맥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해당 펀드의 1년 기준 수익률은 20~27%이다.

#어린이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주의할 점

어린이 명의로 금융상품에 가입하려면 부모가 법정대리인임을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하다. 가족관계증명서, 부모의 도장, 주민등록증, 자동이체통장 등이 있어야 한다.

어린이 펀드는 부모가 대신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므로 증여세에도 주의해야 한다. 증여했다고 간주해 세금을 물릴 수도 있는데, 만 19세까지 10년 단위로 1500만원, 20세 이후에는 3000만원까지 증여세를 공제받을 수 있으므로 국세청에 미리 신고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