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G Vol.8 세 남자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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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남자의 물건] 녀석의 자전거에는 카메라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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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뷰] 그 남자의 마우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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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남자는 ‘로드자전거’를 탄다. 일본 애니메이션 ‘겁쟁이 페달’에서는 로드자전거를 “스탠드도 바구니도 스피드와 관계없는 건 전부 배제하고 궁극으로 가벼워진 것”이라고 표현한다. 속도를 추구하기 위해 최대한 무게를 줄이고, 공기저항을 최소화시키는 자세로 타야한다.

하지만 저 남자의 자전거는 무언가 이상하다. 일반적인 로드자전거가 아니다. 물통은 기본이고, 1kg이 넘는 ‘관절형 잠금장치’를 달고 있다. 드롭바에는 등화장치에다가 무언가 커다란 액션캠까지 달려있다. 자전거 헬멧은 심지어 묘기자전거(BMX)용 무거운 제품을 쓴다.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늘리고 있는 셈이다.

▲ 삼천리 XRS14 로드자전거에 카시오 엑슬림 EX-FR200을 설치한 모습(사진=이코노믹리뷰 김태환 기자)

저 남자는 ‘무거운 로드자전거’를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스스로를 ‘중랑천 고스트라이더’라고 부른다. 그는 최대한 가볍게 만든 로드자전거를 뒤에서 따라가다가, 상대가 지쳤을 때 빠른 속도로 추월하는 것을 즐긴다. 물론 정말 엄청난 자전거 고수를 만나면 따라잡을 엄두조차 내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추월한다. 그는 이런 행위를 “만화 ‘드래곤볼’처럼 수련한다”고 설명한다. 무거운 옷을 입고 훈련하다 벗었을 때 강해진 자신을 상상하며, 자전거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 남자의 자전거에는 언제나 카메라가 달려 있다. 액션캠도 있지만 최근에는 카시오 익슬림 EX-FR200을 장착한다. 이 친구 뭔가 특이하다. 본체와 촬영부 두 개로 분리가 된다. 장착돼 있으면 틸트액정이 달린 콤팩트카메라처럼 사용되고, 둘로 나누면 액션캠이 된다. 분리된다 해도 블루투스로 연동된다. 가까운 거리에서 떨어져 있으면 촬영부가 찍는 영상이나 사진을 본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카시오 엑슬림 EX-FR200(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저 남자는 이 카메라를 아낀다. 검정에 가까운 짙은 회색의 제품은 자전거도로에서 좌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촬영모드는 세가지로 나누어진다. 광각모드와 어안렌즈 모드, 그리고 파노라마 모드다. 최근 그는 어안렌즈 모드를 즐겨 쓴다. 동그랗게 표현되기 때문에 달리면 가운데 소실점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좋다고 저 남자는 설명했다. 가끔 하늘을 보며 파노라마 촬영을 하면 360도 재생이 가능하다. 저 남자가 때때로 산 정상에 올랐을 때 사용한다. 탁 트인 북악 팔각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야경을 담기도 했다.

EX-FR200은 방수 기능도 탑재했다. 그래서 물놀이 장소에서 활용도 역시 뛰어나다. 저 남자의 친구가 낚시갔을 때 다양한 영상을 찍었다. 물속에 카메라를 넣진 않았지만, 퍼덕거리는 우럭을 매우 가까이서 촬영하기도 했다.

▲ 카시오 엑슬림 EX-FR200을 이용해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연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밝은 렌즈(F2.8)이기 때문에 아웃포커싱도 잘된다. 기본적으로 틸트액정처럼 사용이 가능하기에 셀카를 즐기는 저 남자의 생활패턴과도 꼭 맞았다. 광각촬영으로 셀카를 찍을 때, 주변 친구들 모두 담을 수 있어 좋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양한 활동을 즐기던 저 남자는 올해 10월 자전거 대회에 출전하기로 다짐했다. 그때는 자전거용 의상과 헬멧을 제대로 갖추고 탈 예정이다. 지금까지 자신을 속박하던 무거운 장치들을 다 떼고, 진짜 속도를 추구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EX-FR200을 포기하진 않았다. 어떻게든 달고 달리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저 남자는 오늘도 허세 가득 담긴 대사를 준비한다.

“내가 달리는 길을 똑똑히 보라, 이것이 중랑천 고스트라이더의 주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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