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마찬가지로 가젯(Gadget)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언제 시장에서 퇴출당할지 모를 일이니. MP3 플레이어, 카세트 테이프, 필름카메라 등이 그런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어느 날 그들이 모였다. 회동이라 하기엔 거창하고, 잡담을 나눴다. 모인 이유? 제법 무게감 있다. 미래 걱정 때문이다. 생존 문제인 셈이다. 카메라, 음향기기, 스마트폰 등 이미 사람들 일상에 파고든 가젯은 물론 가상현실(VR) 헤드셋이나 드론 같은 새로운 물건들도 모여 고민을 나눴다.

‘우리 미래는?’ 익명의 가젯들이 한마디씩 했다. 같은 제품군이라고 해도 고민의 결이 달랐다. 각기 다른 현실인식으로 다른 미래를 꿈꿨다. 아, 물론 이 기획은 현실에 기반해 가상으로 지어낸 얘기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똑똑한 기계들은 많지 않다.

카메라 ▶ 드론 ▶ 스피커 ▶ VR 헤드셋 ▶ 노트북 ▶ 스마트폰 ▶ 키보드&마우스

▶겜알못&기계치도 꿀잼! [플레이G 페이스북 페이지]

 

▲ 농약 살포 드론 한화테크윈 HDA-5. 출처=한화테크윈

Drone: 잽싸게 날아오른다. 추락을 피할 수 있을까.

#익명의 중국산 장난감 드론: 우쭐대기엔 우릴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우리만의 대세’인 셈이죠. 생존하려면 대중화가 우선 아닌가 생각합니다. 흔히들 얘기하는 ‘1인 1드론 시대’가 와야 한다는 거죠. 아직 우리 드론 앞에 놓인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일단 가격 장벽이요. 가장 유명한 D사 제품들은 대부분 100만원 이상입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처럼 저렴한 드론들이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죠. 사람들의 드론 입문을 돕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품질을 걸고넘어지기도 하지만 우리가 분명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심리적·물리적 문턱을 낮춰야 우리 드론이 그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익명의 억대 군수용 드론: 여기저기에서 드론을 보기 쉬워졌어요. 세월이 흘렀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드론은 새로운 게 아닙니다. 우리 같은 군수용은 오래 전부터 실전에 투입됐죠. 이제 와서야 드론이 민간 용도로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어쨌든 중심은 군수용 아닐까요? 이쪽에 첨단기술이 적용되면 자연스럽게 아래쪽으로 흘러내리겠죠. 기술력이 충분히 축적되면 민간 분야로 단계적인 이동을 하면 된다고 봅니다. 산불 감시든 데이터 측정이든 공공 분야로 말이죠. 뭐든 단계를 밟아나가는 게 중요한 법입니다.

▲ 손짓 조종 드론 DJI 스파크. 출처=DJI

#익명의 농약 살포용 드론: 기억할지 모르겠습니다. 드론이 교도소로 마약을 운반하는 데 활용됐다는 뉴스를요. 나쁜 짓에 드론이 활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저는 다른 측면이 보이더군요. ‘와, 저런 일에도 우리가 활용되는구나. 아이디어는 인정!’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린 도구입니다. 다양하게 활용해야 빛을 발하죠. 실제로도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요. 물품 배송, 농약 뿌리기, 프로모션, 레이싱 경기 등등. 다만 실상은 제한적으로만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죠. 예컨대 항공촬영. 쏠림 현상이 심해요. 기술은 그 자체보단 제대로 활용할 때 의미가 생기잖아요? 아이디어가 중요한 순간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미래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요.

#익명의 전문가용 항공촬영 드론: 우릴 무작정 여러 분야에 활용하는 건 반대입니다. 안정적으로 용도를 확장하려면 일단은 신뢰감을 형성해야 하지 않을까요? 특정 분야에서 확실히 유용하고 효율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예컨대 항공 촬영. 이 분야에서 우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 덕에 카메라가 X, Y, Z축을 넘나들며 공간에 존재할 수 있잖아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촬영에 우릴 활용하는 케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요. 다른 분야로의 확장이요? 한 분야에서 신뢰를 확실히 얻은 후에 도전하면 훨씬 수월할 겁니다.

▲ 입문용 드론 시마X5. 출처=시마

#익명의 12kg 이상 드론: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민간용 드론시장 규모가 60억4935만달러(약 6조9568억원) 규모로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어요. 다만 일부 규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르죠. 드론을 공공 분야는 물론 상업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유연하게 규제를 정비해가야 하죠. 단순히 규제 철폐를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누군간 그랬죠. 추락한 드론에 맞아죽는 사람이 등장할 거라고. 드론을 활용한 테러라든지 범죄 혹은 돌발 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어요.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술적인 개선은 물론 스마트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총체적인 준비로 미래를 우리 것으로 만들면 좋겠어요.

▶겜알못&기계치도 꿀잼! [플레이G 페이스북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