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  = 김호성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 = 김호성 기자.

6월 들어 코스피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는 회사가 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되살아날지 이목이 쏠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보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청구가 다음 달 이뤄질 예정이다.

또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인 두산로보틱스는 6월 중순 이전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기업가치를 2~3조원으로 평가받으며 LG CNS, LS머트리얼즈 등과 조단위 이상의 대어급으로 꼽혀왔다.

이외 중고차 플랫폼 업체 엔카닷컴과 등산용품 전문업체 동인기연은 6월 중순 이후에 각각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IPO 예비 심사청구 이후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일정을 고려할 때 6월에 청구하는 회사들은 빠르면 10월∼11월쯤 상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던 NICE평가정보는 6월 중순 전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심사를 신청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올해 들어 코스피 IPO시장은 경색돼 있었다. 조단위 평가를 받는 '대어급' 기업들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태다.

기업공시 채널 KIND(카인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코스피시장 신규 상장은 단 2건이었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신규 상장은 32건이었다.

경기 악화로 코스피시장이 하락한 상황에서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내부 자금 보유를 선호하게 된 영향이 컸다. 이에 비해 코스닥시장은 내부 자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이 많아 IPO 심사 신청이 활발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국내와 다를바 없었다. 글로벌 IPO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1 토막으로 줄었다. 회계·컨설팅기업 EY한영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세계 IPO 조달 금액은 총 2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지수 하락이 주춤해지면서 기업 입장에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에 코스피 IPO시장부터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들어 뒤바뀐 주관실적 순위, 또 변동?

올해 상반기 IPO 시장에서 ‘대어’가 자취를 감추면서 올해들어 증권사들의 상장 주관실적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전통적으로 IPO 강자였던 증권사들이 다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을 주관하며 IPO 1위에 등극했던 KB증권의 실적은 저조했다.

KIND에 따르면 올 들어 IPO 주관사의 공모총액 순위 1위는 삼성증권(1514억원)이다. 이어 미래에셋증권(1263억원), 한국투자증권(1081억원), 한화투자증권(50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최대어였던 기가비스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지난해 공모총액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린 KB증권은 올들어 주관실적이 한건도 없었다. 

다만 LG CNS, LS머트리얼즈 등 대어급들이 6월 이후 상장에 본격 나설 경우 IPO 주관실적 순위에도 또 다시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KB증권은 몸값 5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LG CNS의 상장 업무 대표 주관사다. KB증권은 키움증권과 함께 LS머트리얼즈 상장 대표 주관업무도 맡고 있다.

이들 기업들 이외 파두(대표 주관 NH투자증권), SK에코플랜트(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도 올해 상장 절차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는 곳들이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연내 상장 여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