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올해 내내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 성장주·기술주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증시 변동성이 연일 커지면서 오히려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치주, 연말 실적·배당 모멘텀이 확실한 종목 등으로 대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순매수 규모는 17조9858억원이었다. 이어 네이버(035420)(2조4175억원), 카카오(035720)(1조9271억원), SK하이닉스(000660)(1조5988억원), 삼성전기(009150)(1조1083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3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특히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 중 13종목이 이날 하루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8일과 16일, 21일, 22일 네 차례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5만36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또한 이날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SK하이닉스,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377300)도 마찬가지다.

성장주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것은 기업 자체의 이슈보다 미국발 긴축 쇼크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점도표를 보면 연준 위원 19명 중 9명이 올해 말 기준금리를 4.25%~4.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로 오는 11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75%수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만큼, 성장주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금리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 가치주나 고배당주로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통화정책, 경기 상황, 환율 등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는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당분간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특히 금리 인상 기조가 성장주 투자 환경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성장주보다는 변동성이 덜한 가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딥 밸류(초저평가)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살만한 주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며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높은 주주환원 기업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해당 조건을 갖춘 종목으로 롯데정밀화학(004000), GS건설(006360), 금호석유(011780), KT&G(033780), 한솔제지(213500)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