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가 폭등했다. 10일 오전 2만1000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10% 상승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들썩이는 중이다. 일종의 추석 랠리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상승하자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샌드박스와 질리카, 도지코인 등 다수의 코인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한동안 시세 상승이 어렵다는 주장이 대세였다.

실제로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드는 "이대로 가면 1만7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비트코인 시세 하락 가능성을 강조했다. HS 덴트 퍼블리싱 창업자는 비트코인이 7000달러까지 밀릴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심지어 글로벌 자산운용사 구겐하임 파트너스(Guggenheim Partners)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콧 미너드(Scott Minerd)는 여전히 비트코인이 8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 경고하는 중이다.

기계적인 하락이 시작되면 테라-루나 사태에서도 버텨온 1만9000달러 저지선이 단박에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다. 아바트래이드의 나인 아슬람도 2만달러 고지가 무너질 경우 낙폭이 커지고, 이후 1만5000달러까지 비트코인이 하락할 것이라 주장했다.

최근에는 머지 이슈의 이더리움에 밀리며 비트코인의 존재감아 사라질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었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의외의 지점에서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에너지 이슈다. 실제로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마틴 루이스는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면서 "에너지 상승세를 고려할 때 이러한 현상은 비트코인에게 위기"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전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며, 이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의 심각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리인상의 공포도 컸다. 당장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며, 0.75% 인상에 나설 것이라 보도했고 미 연준도 베이지북을 통해 현재의 미래 경제성장에 대해 '전망이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유럽중앙은행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1.25%로 75bp로 전격 인상했다.

이에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잭슨홀 미팅을 통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면 제약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분간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세계가 금리인상의 시대로 접어드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이 10일 강한 랠리를 거듭한 배경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뉴욕증시 상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4주만에 반등한 가운데 이와 커플링 된 비트코인 시장이 크게 뛰었다. 나아가 조만간 발표된 미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 시장 전체가 반응한 것도 주효했다. 그 연장선에서 시장에 강력한 긴축정책이 펼쳐지고 있으나 그동안의 시세에 긴축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이제는 상승 동력을 찾는 쪽으로의 반대작용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출처=갈무리
출처=갈무리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자체의 호재도 있다. 우선 머지 이슈의 이더리움이 장을 주도하며 판을 키워온 것이 눈길을 끈다. 비트코인이 주춤하자 이더리움이 가상자산 시장의 활동성을 보장했다는 뜻이다. 9월 13일부터 15일로 예정된 이더리움 머지와 9월 22일로 예정된 에이다(ADA)의 하드포크가 시장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더리움과 에이다의 이벤트는 알트코인의 상승을 견인할지 중요한 관찰 포인트다.

또 저가 매수세가 끊이지 않았던 점, 하드포크 등의 이슈가 있는 이캐시 등의 존재감이 여전한 점도 시장 전체의 유동성을 일부 공급했다는 말도 나온다.  

테라-루나 사태와 강력한 인플레이션 타격으로 인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은 크게 밀렸으나 비트코인의 경우 최악의 하락세에도 1만9000달러, 혹은 1만8000달러의 저지선을 보여준 것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일종의 기초체력이다.

다만 아직은 낙관하기 어렵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이 나쁘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특히 국제정세 흐름이 심상치않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전쟁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당분간 금리인상으로 대표되는 긴축재정이 벌어지는 한편, 크립토 시장의 겨울은 계속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