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성장기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뤄낸 반도체 신화를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도 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바이오제약 전문가 존 림 대표가 이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 경쟁력을 통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차세대 의약품으로 꼽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원료의약품(DS)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존 림 대표는 생산능력(CAPA) 기준 글로벌 위탁생산(CMO)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탁개발(CDO) 분야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넨텍·로슈서 활약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전문가

존 림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1989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계 글로벌제약사 야마노우치(현 아스텔라스) 미국 법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으로 일했다. 지역 물류창고와 콜센터를 통합하고 전자상거래 등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는 데 역할을 했다. 공급망 관리를 맡아 연간 재고 회전율을 2배 올리기도 했다.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으로 자리를 옮긴 존 림 대표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CFO를 역임했다. 제넨텍이 론자와 바이오젠으로부터 생산시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협상을 담당했다. 생산시설 효율성을 높이는 관리기준을 개발해 연간 1억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했다.

2010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하기 전인 2018년 8월까지 로슈 미국법인에서 CFO로 활약했다. 신약후보물질 연구개발(R&D)과 관련한 자금 지원, 임상시험위탁기관(CRO) 감독, R&D 시스템 개선 등을 담당했다.

존 림 대표는 2018년 9월 단일 공장 기준 글로벌 최대 공장인 제3공장 담당 부사장, 공정운영을 총괄하는 센터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했다. 2020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성장기를 이끌고 있다.

존 림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발생한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비교적 유리한 바이오제약 CMO 시장 현황을 활용해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누적 수주 금액은 지난 2016년 31억달러에서 2019년 40억달러, 2020년 61억달러, 2021년 75억달러, 올해 1분기 76억달러다. CMO 제품 수는 DS와 완제(DP)를 더해 2016년 11개에서 2019년 36개, 2020년 57개, 2021년 69개로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6년 매출 2946억원, 영업손실 304억원에서 2019년 매출 7016억원, 영업이익 917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매출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680억원, 5373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조사기업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2조413억원, 영업이익 66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의약품 R&D 전문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인수했으므로 연결실적을 고려할 시 올해 매출 3조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약 CMO‧CDO 등 신사업 확대

존 림 대표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슈퍼플랜트 4공장에 더해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멀티 모달’ 5공장 등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부분 가동을 목표로 4공장 건설과 사전 수주가 순항 중이다. 슈퍼 플랜트 4공장은 생산능력이 25만6000리터다. 4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총 생산능력은 62만리터가 된다.

존 림 대표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바이오USA에서 “CMO 생산능력 부문에서는 우리가 론자를 앞섰다”며 “이제 4공장을 완공하면 총 생산능력은 62만리터가 되고, 이는 글로벌 전체 CMO 물량 중 30%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존 림 대표는 “국내외 거래처로부터 수주가 계속 이어진다”며 “부분가동을 앞둔 4공장까지 수주가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부지를 확보하고 연내 착공을 시작할 전망인 멀티 모달 5공장은 1개 공장에서 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구축될 전망이다. 5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핵심 공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5공장 완공 시 항체의약품 CMO 중심에서 mRNA, 플라즈마DNA(pDNA), 바이러스 벡터 등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의약품‧백신 CMO가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존 림 대표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바이오USA에서 “CGT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보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이고 큰 시장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많은 회사들이 초기에 CGT 치료제를 위탁생산 하기 위해 공자을 세웠지만 지금 다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탑티어 수준에 올라선 CDO 사업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2018년 CDO 사업에 진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세포주‧공정 개발부터 전임상‧임상 시료 생산, 상업 목적 대량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시간을 절감하고, 고객사의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8월 자체 세포주 ‘에스초이스’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CDO 가속 플랫폼 ‘에스 셀러레이트’를 개발했다. CDO에 최적화‧표준화된 프로세스로 CDO 서비스 제공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존 림 대표는 “CDO는 시작한지 3년 밖에 안 됐으니 더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