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셀트리온(068270)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 환자 대상 효능 발표가 임박했다. 렉키로나는 전세계곳곳에서 연구자 주도 세포주 수준 실험에서 델타변이 중화능이 경쟁 약물 대비 상대적으로 우월한 점이 확인됐다. 렉키로나는 앞서 세포주 시험보다 동물시험에서 더 긍정적인 효능을 확인한 바 있다.

델타변이 감염자 대상 중화능 이달 내 발표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렉키로나 투여 환자에서 델타변이에 대한 효능을 이달 말 공개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중증환자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전체 환자군 70%‧고위험군 72% 감소한 글로벌 임상 3상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렉키로나 정식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허가에 따라 투약 대상은 ‘코로나19 고위험군 경증과 모든 중등증 성인 환자의 치료’로 확대됐다. 렉키로나 처방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렉키로나 투약 환자는 지난 7월 국내에서 델타변이가 확산하면서 급증했다. 델타변이는 국내에서도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1주간 국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에서 유래한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총 3,460명이다. 이 중 델타변이에 감염된 환자 수는 3,444명으로 99.5%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 변이 감염 사례 3,260건 중에서도 델타변이 감염자는 3,250명으로 99.7%를 나타냈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거의 모든 확진자가 델타변이인 셈이다.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 및 베클루리(주성분 렘데시비르) 투약 환자 수(단위 명). 출처=질병관리청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 및 베클루리(주성분 렘데시비르) 투약 환자 수(단위 명). 출처=질병관리청

렉키로나는 지난 7월 1일 0시 기준 병원 82곳 5,529명에게 투약됐다. 일주일 간격으로 323명, 495명, 731명, 751명 투약 환자가 늘어나 7월 29일 0시 기준으로 병원 85곳 7,829명이 렉키로나를 맞았다.

8월 5일 0시 기준으로는 직전 주 대비 1,532명이나 렉키로나를 투약받은 환자가 늘어났다. 델타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8월 들어 일주일 마다 1,181.25명이 렉키로나를 투여받았다. 이달 15일 0시 기준으로 렉키로나는 병원 107곳에서 1만4,857명의 환자에게 투약됐다.

글로벌 항체 치료제 중 변이 관련 상대적 우위

영국과 스위스, 덴마크, 인도, 남아공, 일본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델타변이 등 코로나19 주요 변이주에 대한 항체치료제 효능을 평가한 논문(SARS-CoV-2 B.1.617.2 Delta variant replication and immune evasion)도 글로벌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됐다. 논문의 주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 치료면역 및 감염병연구소(CITIID) 연구자인 페트라 믈코초바(Petra Mlcochova) 박사다.

페트라 믈코초바 박사는 셀트리온 렉키로나와 리제네론 ‘카시리비맙’, ‘임데비맙’, 일라이릴리 ‘밤라니비맙’, ‘에테세비맙’을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을 비교 분석했다.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 가운데) 등 항체 치료제 효능 관련 데이터. 출처=네이처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 가운데) 등 항체 치료제 효능 관련 데이터. 출처=네이처

렉키로나를 제외한 카시리비맙과 임데비맙, 밤라니비맙과 에테세비맙은 칵테일 요법으로 투약되고 있다. 렉키로나는 세포중화능(IC50)과 환자 치료용량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에서 에테세비맙과 오차 범위 내 비슷한 중화능을 나타냈다.

IC50은 생물학적 반응의 활성도를 절반으로 낮추는 데 필요한 약물의 농도를 뜻한다. 바이러스 감염을 50% 억제하는 농도로 IC50이 낮을수록 필요 약물 농도가 옅으므로 약물 효과가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5종의 항체 중 델타변이에 가장 중화능 효과가 좋은 약물은 IC50 수치가 3.5~7.2ng/mL(나노그램/밀리리터)로 가장 낮은 카시리비맙이었다. 에테세비맙(10.3~23.9)과 렉키로나(16.3~29.2)는 그다음으로 비슷한 효과를 냈다. 임데비맙은 45.4~1607.2, 밤라니비맙은 1만으로 중화능 효과가 낮았다.

동물실험서 중화능 확인…델타 킬러 가능성

셀트리온은 감마와 베타에 이어 델타변이에 대해 야생형 바이러스와 동등한 유효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당시 “비록 렉키로나가 세포수준에서 중화능이 낮아지더라도 생체 내에서 충분한 치료 효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의미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세포주 수준 연구를 직접 비교하기에는 어렵지만 셀트리온과 국립보건연구원이 진행한 앞선 세포주 수준 시험에서 중화능이 떨어진다고 보고된 바 있어 동물이나 인체에서 중화능은 경쟁약물 대비 더 뛰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심은 렉키로나의 델타, 람다 등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유효성”이라면서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 환자에 대한 치료 케이스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