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2라인.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출처= 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코로나19의 위기 가운데에서도 올해 2분기 삼성전자(005930)는 ‘어닝 서프라이즈(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업계의 변수들로 인해 시장의 상황이 어지러웠던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삼성전자 실적의 우상향 성장을 이끈 것이 고무적이다. 가전(CE)·무선(IM) 사업부문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같이 하면서 삼성전자는 다시 한 번 자사의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가 가지고 있는 힘을 보여줬다.  

업황에 대한 적극 대응이 이끈 실적 

삼성전자는 29일 모든 사업부문의 2분기 결산이 마무리된 확정 실적을 공시했다.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63조7,700억원, 영업이익 12조5,700억원, 순이익 9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의 매출 52조9,700억원, 영업이익 21조600억원, 순이익 5조5,600억원 대비 각각 20.20%, 54.23%, 73.20%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지난해 1분기(65조3,900억원)보다는 2.4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2.1%, 34.87% 증가하면서 경영의 실질적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올해 2분기의 매출은 역대 삼성전자의 2분기 기준 매출 중 최고치로도 기록됐다. 
 
통상 매년 2분기는 삼성전자 IM사업부문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판매의 비수기다. 여기에 지난 2분기 동안에는 반도체 등 스마트폰 주요 부품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점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에는 불리하게 반영됐다. 그러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의 증가에 대한 삼성전자의 적극 대응, 프리미엄 가전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이뤄진 글로벌 마케팅이 이끈 판매 호조로 약간의 악재는 대부분 상쇄됐다.   

출처= 삼성전자
출처=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개선에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황의 개선,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정상 가동 시작, 디스플레이 판매가격 상승 등의 업황의 호재가 반영됐다. 부품 공급 부족 등 어려운 여건에도 유연한 SCM(공급망관리)로 이를 극복한 삼성전자 세트 사업 영역의 위기 대응도 영업이익의 개선에 한 몫을 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19.7%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로 크게 개선됐다.

한편,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부문 시설 확충에 총 13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12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6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향후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평택과 시안 증설과 공정 전환에 투자가 집중됐으며 파운드리는 EUV 5나노 등의 증설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다. 상반기 누계로 삼성전자는 시설확충에 총 23조3,000억원(반도체 20조9,00억원, 디스플레이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반도체의 ‘하드캐리’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가 포함된 디바이스 솔루션(Device Solutions) 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22조7,400억원, 영업이익 6조9,3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각각 18%, 43% 증가했다.  

서버와 PC용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강세를 보여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출하량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의 가격이 예상보다 높아지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D램의 경우 모바일용 제품은 스마트폰 주요 생산국의 코로나19 확산과 부품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해 단기적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그러나 서버용 D램은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회복, CPU 신제품 출시에 따라 서버 고객사들과 클라우드용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늘어났고 이는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PC용 D램은 재택근무의 트렌드로 지속적 수요 강세를 보였으며, TV와 셋톱박스 등 소비자용 제품 역시 수요 역시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서버와 PC용 D램 수요의 강세에 적극 대응해 비트(Bit) 기준으로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낸드의 경우 모바일에서 부품 공급 부족 영향으로 세트 수요의 성장이 제한적이었으나, 주요 고객사 중심의 고용량화가 지속되며 수요가 늘었다. 삼성전자는 128단 6세대 V낸드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가운데 모바일과 SSD 수요 호조에 적극 대응해 비트(Bit) 기준 전망치 이상의 출하량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은 2분기 미국 오스틴 생산라인의 조기 정상화를 통해 실적의 악영향을 최소화했다. 동시에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칩 공급 능력의 극대화를 통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CIS), 무선주파수칩(RF) 등 성숙(Legacy) 공정 수요의 지속 성장을 전제하고 다양한 파생 공정 개발에 착수하는 등 공정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출처=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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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부문은 2분기 매출 6조8,700억원, 영업이익 1조2,8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 0.98%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비수기 가운데서도 판매 가격이 상승해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기저 효과와 OLED 채용률 증가로 판매량과 실적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 라인 전환으로 직전 분기 대비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TV와 모니터 판가 상승에 따라 이익률은 개선됐다.

시스템LSI 사업부문은 중국 고객 중심으로 1억 화소 이미지센서 수요가 견조했으며, 미국 오스틴 라인 정상화에 따른 디스플레이 구동칩(Display Driver IC) 등 관련 제품 공급 증가도 실적에 기여했다. 그러나 주요 모바일 고객사의 플래그십 제품 출시 효과 감소, 계절적 요인에 따른 SoC(System on Chip) 수요 감소로 실적 개선 폭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업계 최초로 가장 작은 픽셀 크기 0.64㎛(마이크로미터)인 5,0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 JN1', 차량용 이미지센서 첫 제품인 '아이소셀 오토 4AC', DDR5 DRAM용 전력관리반도체(PMIC) 3종을 출시하는 등 기술 리더십을 가진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중심 잡아준 ‘생활가전’

삼성전자의 생활가전(Consumer Electronics) 부문은 2분기 매출 13조4,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32%, 0.33%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생활가전 시장은 소비자들의 자택 체류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주택시장 호조 등으로 펜트업 수요가 지속됐다. 2분기 TV 시장 수요는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직전 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일부 자재들의 수급 영향이 있는 상황 속에서도 최적화된 자원 운영을 통해 주요 스포츠 이벤트 수요에 대응하고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며 견조한 수익을 유지했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Neo QLED는 2분기부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제품 믹스를 개선했으며, 차별화된 제품군인 라이프스타일 TV 역시 인테리어, 홈시네마, 야외 시청 등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비스포크를 글로벌 시장에 본격 공개했으며, 해외 주요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기반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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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선방’ 

삼성전자 IT&모바일 커뮤니케이션(IT&Mobile communications) 사업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22조6,700억원, 영업이익 3조2,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 2.4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 모바일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가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시장 규모가 감소된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 사업은 업계 전반의 부품 공급 부족 상황과 베트남 공장에서의 생산 차질 영향으로 직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으나, 삼성전자는 글로벌 SCM 역량을 적극 활용해 제품과 지역별 효율적 공급 조정으로 사업 영향을 최소화했다.

"유연한 업황 대응으로 상승세 이어나갈 것"

급변하는 글로벌 업황과 코로나19 위기 가운데에서도 우상향 실적 개선을 이뤄낸 삼성전자는 현재까지의 상승세를 하반기에도 이어나가기 위한 각 사업부문의 운영 방향성을 밝혔다.

DS 사업 부문에서는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신규 CPU 채용 확대와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서버와 모바일 수요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15나노 D램과 6세대 V낸드 전환 가속화와 함께 D램에 EUV 적용을 확대해 시장 리더십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스템반도체는 스마트폰 성수기 진입으로 시스템LSI 주요 제품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는 평택 S5라인 공급능력 확대와 미래 투자 기반 마련을 위한 공급가격 현실화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은 주요 고객사 신규 플래그십 제품 출시로 중소형 패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내 QD 디스플레이 양산체제 구축에 집중할 예정이다.

IM사업부문은 제품 경쟁력과 사용 경험을 혁신한 폴더블 신제품을 출시해 폴더블 대세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저가 5G 모델도 확대해 라인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갤럭시 생태계 제품군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견조한 매출과 이익 달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네트워크는 북미 등 주력 시장의 매출 성장과 유럽 등 신규 시장의 수주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동남아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Neo QLED TV. 출처= 삼성전자
동남아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Neo QLED TV. 출처= 삼성전자

CE사업부문은 'Neo QLED', 초대형 등 고부가 TV 판매를 확대해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비스포크(BESPOKE)'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 강화를 통해 매출 성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능동적이고 빠른 상황대처로 인해 업황의 여러 변수들을 극복하고 올해 2분기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라면서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그 방향성과 성과 등을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