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완제(DP) 공정.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무균 완제(DP) 공정.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완제(DP)를 위탁생산(CMO) 할 시 1억 도즈(1회투여분) 당 1,130억원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1도즈당 DP 가격을 1달러로 추정한 규모다. 업계는 1도즈당 DP 가격을 1~2달러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백신 수억 도즈에 대한 바이알(유리병) 무균 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일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mRNA-1273’에 대한 DP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DP 생산은 앞서 생산된 백신 원액을 무균 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하는 공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계약한 구체적인 물량과 국내 공급 물량 포함 여부, 생산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DP 생산능력(CAPA‧캐파)도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임상‧소규모 제품 전담 라인 등 DP 시설 증설을 위해 28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당시 “DP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설비 증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3년부터 바이알 제형 충전에 필요한 무균 충전 등의 DP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 일본등의 규제기관에서 24개 이상의 제품생산 승인을 획득했다. 2019년 11월부터는 DP 사업 수주와 운영 전담 조직인 DP 사업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다만 백신 DP 시설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당장은 백신 DP 시설이 없으므로 백신에 필요한 시설 등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수억 회 분량은 한번에 다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총 계약 물량으로 계약기간 캐파에 맞게 순차적으로 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DP 수주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 17일 기준 이달에만 18%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9조5,000억원 규모가 증가했다. 지난 3월 10일 저점에서는 38%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17조원 늘었다.

키움증권은 가정을 통해 DP 가격을 추정했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모더나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65%으로 백신 가격 15달러에서 65% 제외한 5% 내외에서 원료(DS)와 유통가격 제외하면 DP 가격을 1~2달러로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1달러에 4,000만 도즈 공급이면 매출 약 450억원, 2달러면 약 9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이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 지역 확대로 캐털란트 초기 공급 계약과 같이 1억 도즈 공급과 가격 1달러로 가정하면 약 1,130억원, 2달러면 2,300억원, 1달러에 10억 도즈면 1조원 이상이 된다”면서도 “이러한 가정은 연간 캐파와 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현재 캐파와 가격 등 계약 사항에 대해 알려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와의 비밀 유지 계약 등에 따라 공시 및 세부 금액을 공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금액이 매출액 대비 5% 이상일 시 공시를 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1,648억원으로 모더나와의 계약금액이 582억원 이상일 시 공급계약 체결 공시가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