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올해 상반기 주요 지역에서 인기 분양 물량을 놓친 수요자들은 하반기 물량에 눈독을 들여도 좋겠다. 특히, 브랜드와 명성을 앞세운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분양에 나서면서 서울 및 수도권·5대 광역시 등 대도시에 신규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집 마련을 위한 청약자라면 ‘청약조건’과 이에 따른 주의점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올해 10대 건설사들의 하반기 7~12월까지 분양 물량을 각각 살펴본 결과, 약 20만 세대(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조합원, 임대물량 포함) 규모의 새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공급할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2020년 시공능력평가 순) ▲삼성물산 약 5,720세대 ▲현대건설 1만8,944세대 ▲DL이앤씨(미정단지 제외) 7,029세대 ▲GS건설 9,656세대 ▲포스코건설 2만1,253세대 ▲대우건설 7만2,375세대 ▲현대엔지니어링 6,472세대 ▲롯데건설 2만2,539세대 ▲HDC현대산업개발 1만3,000세대 ▲SK건설 1만8,056세대 등 19만5,044세대(예상 추정치)에 달한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5개 광역시에서도 물량이 예정된 만큼, 청약을 기다리는 예비 수요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약 8만7,000여 세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약 1만 세대(레지던스 제외) ▲대·대·광(대전, 대구, 광주) 약 1만2,300세대 등이다. 지역별 물량이 발표되지 않은 3개 건설사를 제외하고도 약 3만1,000여 세대에 달한다.

서울·수도권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재건축·재개발 등의 정비사업 물량이 청약자들을 기다릴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권선6구역’ 재개발사업과 ‘이문1구역’ 재개발 및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를 내세운다. 현대건설은 ‘안양 용창, 비산초’ 사업, ‘대조1구역과 봉천 4-1-2’ 사업, 그리고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를 준비 중이다. 지방 광역시 중 부울경에서는 포스코건설을 주간사로 하는 부산 양정1구역을 비롯해, 대우건설이 개발을 추진 중인 ‘범일동’ 사업을 꼽을 수 있다. SK건설과 롯데건설은 울산 남구 B-08구역, B-14구역에서 각각 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대광에서는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대전 탄방1구역을 책임진다. 대구에서는 침산동과 동구에서 물량이 예정돼 있다. 광주에서는 하반기에만 약 6,000여 세대가 공급될 예정인데, 오는 9월 예정인 무등산 아이파크2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약 2,000여 세대가 넘는 규모로 HCD현대산업개발이 사업을 맡는다. 또 지역주택사업도 대형건설사가 시공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높다.

이처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청약경쟁률은 다소 낮아 질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뤄 왔던 분양 물량이 올해 집중 되면서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그 만큼 많아져서다. 다만, 건설사별, 입지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똘똘한 청약 전략이 필요한때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분양 시장은 확실히 지난해 보다는 올해 주춤했다”며 “지난해 미뤄왔던 물량이 올해 집중된다. 아무래도 물량이 지역별로 분산되니,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 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양 소장은 “이런 이유로 평균 청약 경쟁률도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30 세대들이 주요 주택구입 층으로 자리를 잡았다. '로또 청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들이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도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공급물량은 지난해 보다 훨씬 많아 졌고, 반면 수요는 3기 신도시 등 대기 수요가 있다 보니 전체 경쟁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서울 및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다만, 여전히 새 아파트에 대한 메리트는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동탄신도시 시세가 84㎡기준 12억 정도인데,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 때문에 4억원 대로 분양된다. 그 정도로 분양가에 대한 메리트가 크다보니 새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분상제 및 고분양가관리지역 등 지정으로 신규 분양 단지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똘똘한 한 채’ 집중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 소장은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우량 상품을 고를 듯한데, 특히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는 신뢰도가 높고 사업 안정성 면에서 유리한 만큼,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규모 개발호재 등 경쟁력 있는 단지의 경우 집값 상승 여력도 크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이 벌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약가점과 청약경쟁률 역시 매년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서울의 1순위 평균 최저가점은 지난 2019년 51.80, 2020년 58.90 등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역시 2018년 28.1대 1, 2019년 32.1대 1, 2020년 88.3대 1 등 갈수록 경쟁률은 치열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집 마련을 위한 꿀 팁은 무엇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자격요건’을 꼽는다. 바로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특별공급에 해당하는 청약자의 경우, 생애최초나 신혼부부특별공급 비중도 확대되고 소득기준도 완화됐으니 결혼 7년차 이내나 조건에 해당되는 분들은 다자녀가구를 적극적으로 노려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상제가 적용되는 사업장들은 주로 경쟁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고가점자들 위주로 도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은 경우라면, 전용면적 85㎡초과 중대형 즉, 주력 평면보다는 비인기 평면을 노려 청약 받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양지영 소장 역시 “누구나 선호하는 단지라면 특별공급 자격이 되는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기단지에 꼭 당첨되고 싶은데 가점이 낮다고 하면 세대수가 많고 비인기타입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주의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9억원 이상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안 되는 부분과 분상제 물량은 실거주 의무기간이나 전매 규제가 길어 분양대금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또 오는 7월 이후부터 아파트 잔금대출에 대해서 투기과열지구는 시세 대비 40%가 적용되는 등 여신(대출)기준이 바뀌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