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준비하여야 할 것으로 목표설정, 강점 연결, 비움과 궁리의 원거리 무기인 활(弓)에 비유하였다. 이제 눈 앞에서 해야 할 일, 즉 근거리 무기인 창(과;戈)의 준비가 필요하다. 맨먼저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람을 모을 때 중점적으로 챙겨야 할 것이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현대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는 상징적 그림

몇 일전 페이스북에 후배가 재미있는 그림을 하나 올려 두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그림이다. 모두가 어느 한 쪽만 보고 판단하며 주장을 펼칠 위험성을 보여준다. 나와 다른 사람과 같이 하면 그 위험성이 현격히 떨어진다.

또 하나의 그림은 인터넷에서 흔하게 보는 그림이다. 매스미디어에서 글, 말로 어느 한 부분을 부각하여 보여줌으로써 진실을 왜곡하는 경우이다. 제대로 전체를 보지 못하면 당연히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이 두가지 낭패를 극복하는 방법은 상대편과 커뮤니케이션하거나 내가 그 위치로 가면 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는 한 번 시간을 내어 같은 사건을 가지고 여러 신문사가 취급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될 것이다. 인터넷 PORTAL의 언론사 헤드라인 뉴스 제목 비교도 좋을 것이다.

모두가 혼자서 사건이나 사물을 보거나 일을 도모할 때 빠질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또다른 실험, 고릴라 출현

심리학에서 꽤 유명한 실험을 소개한다. 6명의 실험 참가자 중 3명은 흰색 티셔츠, 3명은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농구공 패스 연습을 한다. 흰색은 흰색끼리, 검은색은 검은색끼리 농구볼을 주고받는다. 결국 2개의 공이 움직인다. 이때 미션을 준다.

“약 1분 정도 진행되는 동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참가자들이 농구공 패스를 총 몇 번이나 했는지 세는 것입니다. 흰색, 검은색 모두 합쳐서… 맞으면 돈 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두 개의 공이니 헷갈리고 쉽질 않을 것이니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유투브에서 캡쳐한 아래 그림을 참고하기 바란다. 유투브로 들어가서 직접 해보는 것도 좋다.

https://www.youtube.com/watch?v=vJG698U2Mvo&feature=emb_logo

진행하고 나서 답을 묻는다. 답은 흰색 15번, 검은색 21번으로 총 36회인 데, 작게는 20회 정도부터 35회 정도까지 나오며 정답자를 찾기 어려웠다. 워낙 시선을 헷갈리게 하니 그런 모양이다. 강의 시간의 수강생이 작게는 30여명에서부터 많게는 300여명까지 다양하게 해 보았다. 그러면서 하나 되묻는다.

그런데, “혹시 동영상 중에 검은색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지나갔다. 보신 분 손들어 보세요” 하면 1/3 정도가 대체적으로 손을 들었다. 화면을 다시 보여주면 짧은 동영상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긴 시간인 데도 2/3가 못 본 것이다. 당사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인간의 지각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강의 시간에 상금까지 걸었으니 농구공에 집중하니 못 보는 확률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필자도 10여년 전에 수강생으로 이 실험을 접하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대체적으로 임원급이나 고위직 강의일수록 발견하지 못하는 경향이 컸다. 심리학의 전문용어로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혹은 ‘선택적 주의력 테스트(Selective Attention Test)’라고 한다.

 

발견한 것이 잘 한 것일까?

또다른 질문을 던져 본다. “고릴라를 발견한 것이 잘 한 것일까요? 발견하질 못한 것이 잘 한 것일까?” 대체적으로 발견했던 사람이 우쭐하고 있다.

“주어진 임무(숫자 세는 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고릴라를 본 것이 잘한 것일까요? 그러면 숫자만 맞으면 발견 못한 것이 잘 한 것일까요?” 이 정도 되면 무척이나 혼란스러워 한다.

고릴라가 지나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FACT이다. 반드시 발견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생긴다. 내 일에 몰입한다는 명분으로 환한 대낮에 일어나는 일들을 모르고 지나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 고릴라는 우리 조직에 들어온 강도일 수도 있고, 옆에 스치는 황금덩어리의 정보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내 집의 식구 중 하나가 정말 죽음에 이르는 긴박한 순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마지막 퀴즈입니다. 이런 딜레마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현대사회는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집중하다 보면 놓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루두루 살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자면 그 긴장과 노력하는 에너지 소모로 불행해질 수 있다. 딜레마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은 ‘역할분담, 분업’이다. 아담 스미스가 300년전에 ‘국부론’에서 말한 분업의 효과를 말하는 것이다. 옆에 있는 한 명과 흰색, 검은 색과 나누는 것이다. 끝난 다음에 숫자를 더하면 된다. 임무를 수행 중에 먼저 발견한 사람이 ‘조심하라’고 외치면 되는 것이다. 쉽고 정확하며 위험대비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직 구성의 원리는

조직을 구성하고 적합한 사람을 뽑고 관계를 맺어 협력하는 것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1. 나와는 다른 스타일과 지식, 나이차가 나는 사람을 선택하라. 특히 동업으로 창업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2. 수시로, 스스럼없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사람을 선택하고 말하게 해야 한다.

3. 중간 지대에 유의하라. 특히 조직이 발전하면 중간지대가 급격히 늘어난다.

4. 조직원들에게 업무의 1/2은 인근부서와의 협력 의무가 있는 것으로 정해 두어라.

5. 리더가 되는 본인의 고유 영역도 반드시 설정해 두어라. 그래야 마음과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