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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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인문학의 공부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잊고 살았던 중요한 가치들을 인문학을 통해 돌아봄으로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바람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대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부터가 일단 고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책으로 읽는 것이라는데, 인문학을 표방하는 책의 대부분은 내용이 그다지 쉽지 않다. 강연을 찾아 듣고자 하면 어딘가 모르게 가격이 부담스러워 자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유형으로 많은 이들은 인문학 공부를 포기하게 된다. 여기에서 알다 이준형 대표의 생각은 출발했다.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이 재밌고 부담 없이 인문학을 접할 수 있겠는가를 연구한 이 대표의 고민은 ‘구독형 인문학 강좌 플랫폼’으로 실현됐다. 인문학의 가치에 모든 것을 건 남자. 인문학 강연 온라인 플랫폼 ‘다물어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알다’ 이준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어른들을 위한 인문학

지난 2012년 이준형 대표는 중·고등학생들의 학습시간을 관리해주는 앱 ‘스터디헬퍼’로 본인의 첫 번째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는 동안 지속되는 학생의 공부 시간을 체크하고 공부에 방해가 되는 부가서비스 구동을 차단하는 앱이었다. 효율적인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많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이 앱을 이준형 대표는 ‘실패의 경험’으로 회상했다.

이 대표는 “입시에 모든 것이 맞춰진, 인격체의 성숙한 성장과 크게 관계없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편승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교육적 측면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싶었고 입시를 대비하는 학생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이 대표는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의 사례들을 참고하면서 본인만의 프로그램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코로나19, 전환점 

이 대표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업의 초기 계획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오프라인 강의와 학습지가 중심이 됐다. 초중고교 학생들이 수학이나 영어 학습지를 받고 일정 기간마다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는 것에서 착안한 방법이었다. ‘인문학 유치원’이라는 이 프로그램에는 인문학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대중화를 시키겠다는 이준형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학계 다수의 인문학 전문가들을 만나 섭외함과 동시에 본인이 학습지 원고를 직접 만드는 등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 프로그램을 더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유튜브, 팟캐스트 채널을 운영하며 미디어 트렌드를 맞춰 나가기도 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업 초기 이 대표는 참가자들의 호응 속에 다수의 오프라인 강의들을 운영하면서 사업의 기틀을 잡아 나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강의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은 한 차례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 대표는 “오프라인 강의를 중심으로 초기 인지도를 넓혀가던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사업의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때 마침 비대면 교육과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구독 서비스가 확산되는 추세가 나타났고 이준형 대표의 사업은 전환점을 맞이한다. 기존 오프라인 학습지도 구독형이었으니 이번에는 구독형으로 인문학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운영을 메인 사업으로 정하기로 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그렇게 해서 약 1년의 시간 동안 이준형 대표는 플랫폼과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 전력으로 매진한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인문학을 쉽게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섭외했고, 학계 전문가들 그리고 각 대학의 인문학 연구기관들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온라인 구독형 인문학 영상 플랫폼 ‘다물어클럽’이 탄생한다. ‘다물어’라는 이름에는 “모든 것에 대해 묻는다(Ask Everyhting)”는 의미가 담겨있다. 

다물어클럽은 구독을 신청하면 일정 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양질의 인문학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역사·문학·예술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다양한 인문학 지식들을 단순 강의가 아닌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방식을 활용해 제작한 재미있는 영상들을 제공하고 있다. 

출처= 다물어클럽
출처= 다물어클럽

세 가지 목표 

이준형 대표는 다물어클럽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세 가지의 목표가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사용자 관점에서는 많은 이들이 인문학을 쉽게 접하는 것, 그로인해 각자가 건강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목표는 인문학 등 순수 학문을 연구하는 학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특히 두 번째 목표에 대해 이 대표는 “순수 학문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통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시기는 그렇게 길지 않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라면서 “그런 분들이 우리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각자의 학문적 성과를 더 많은 이들에게 지식을 공유하고, 연구자분들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목표를 묻자 이 대표는 잠시 망설이더니 “회사의 장기 생존”이라고 밝게 웃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