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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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기후와 건설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시멘트 업계는 올해 코로나19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긴 장마 등으로 사실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희망은 남았다. 정부가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 일환으로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빛이 스며들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시멘트업계는 친환경 설비 구축을 통한 원가절감, 에너지 비용 절감 등으로 ‘보릿고개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 사업지를 속속 결정하면서 시멘트업계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이는 정부의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으로 도시재생 사업과 생활 SOC시설 공급이 늘어남에 따른 것으로, 대규모 SOC가 착공되면 시멘트 출하량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실제 2021년 정부 SOC 예산은 올해보다 11.9% 늘어난 26조원으로 책정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4차 추경을 통해 미집행된 1조원 규모의 SOC 예산도 내년 토목·건설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딜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아 낙관하기는 이르지만 올해 코로나19, 장마와 같은 영향으로 시멘트 출하량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정부의 수도권 공급대책, 지속적인 SOC 투자확대가 이어진다면 향후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친환경 사업과 업계 수익성 개선을 위해 환경자원사업도 폭을 넓힌다. 재활용 폐기물을 원료 또는 연료로 활용하는 것인데, 이는 환경보호와 동시에 유연탄 소비량도 줄일 수 있어 시멘트 업계엔 ‘일석이조’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급격히 증가한 폐기물 수출이 막히면서 국내 폐기물 처리가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혀왔던 시멘트 업계가 재활용 폐기물을 원료 또는 연료로 이용하며 환경보호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폐열 회수시설, 미세먼지 감축 설비, 초저발열 시멘트 개발 등으로 원가가 절감되며 수익성까지 개선되고 있다.

순환자원 재활용 현황. 출처=한국시멘트협회 자원순환센터 홈페이지 캡쳐.
순환자원 재활용 현황. 출처=한국시멘트협회 자원순환센터 홈페이지 캡쳐.

우선 재활용 폐기물을 시멘트 연료로 활용하게 될 경우,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하던 유연탄 소비가 줄어 자원순환 뿐 아니라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현재 국내 시멘트 업체들의 연간 유연탄 소비량은 350만여t(톤)으로, 약 23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유연탄 사용 비중을 10%만 줄여도 약 229억 원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시멘트업계는 친환경 관련 설비 확보와 시설 투자를 늘려갈 전망이다. 우선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업계 1위인 쌍용양회다. 쌍용양회는 폐기물을 시멘트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설비에 830억 원을 투자했고,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대기로 배출하지 않고 전력으로 재생산하는 ‘친환경 폐열발전 설비’ 및 심야 전력을 낮에 활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원가 절감에 성공했다.

삼표시멘트도 ‘친환경 사업 확장’을 선언하고 폐비닐 등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대체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는 2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일시멘트도 시설투자를 통해 기존 대형 전기집진기를 최첨단 여과집진기로 교체했고, 성신양회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고온의 폐열을 연료 및 분쇄공정에 재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관련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여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친환경 투자는 지속적으로 투자해야하는 사항”이라며 “시멘트는 건설경기와 흐름을 같이하기 때문에 시멘트 내수 판매량은 감소세이지만, 친환경 설비는 원가를 절감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앞으로도 업계 전체가 친환경 투자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