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에너지자동차 분야의 발전이 거침이 없다. 앞서 시리즈로 언급했던 중국 원자력, 고속철,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많은 산업들이 빠르게 성장한데에는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신에너지자동차'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 출처=KITA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판매된 신에너지자동차는 7만2000여대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이 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올 1~7월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은 9만 89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0%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65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5월, 중국은 제12차 5개년 계획 '국가전략성 신흥산업발전 계획'의 일환으로 신에너지자동차를 포함한 7개 산업영역에 대해 발표하고 발전에 주력해왔다. 시진핑 국가 주석도 '신에너지자동차'를 통해 자동차강국으로 발전할 것을 강조했고 지난 3월 열린 제12회 전국인민대표 3차 회의에서는 중국 공신부 부장 먀오웨이가 "올해 신에너지자동차 기초인프라 건설을 전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 발전에 쏟겠다고 발표한 예산은 400억 위안(약 7조 원)에 이른다.

신에너지자동차 보급 늘리고 충전소 확대

신에너지자동차 시장이 성장한데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같은 혜택이 크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였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2020년까지 연장됐다. 또한 2017년 말까지는 신에너지자동차 구입 취득세를 10% 면제해주고 있다.

현재 중국의 신에너지자동차는 보급에 속도를 내는 단계로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도시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중국의 신에너지자동차 업종이 실질적 발전단계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심각한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만큼 앞으로 중국 내에서 친환경 자동차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출처=KITA

현재 중국 신에너지시장의 발전 걸림돌 중 하나로 여겨지는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전기자동차 충전소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충전소 설치비용의 30%를 중앙정부가 보조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신에너지자동차 시범지역인 88개 도시 중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10여개 도시에는 지방정부가 충전소 설치비의 15~30%를 보조해왔다. 여기에 중앙정부 보조금까지 하면 최대 50%까지 설치비를 보조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중국 정부는 전기차 도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2013년까지 도입 1단계가 시행됐고 이후 2015년까지를 목표로 한 2단계 계획이 진행됐다. 2단계 계획에 따르면 중국의 대도시들은 올해까지 1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보유해야만 하고 중소도시는 5000대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정의한 전기차는 개인승용차·정부차량·버스·택시·기업용 출퇴근 차량·운송 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전기차 시범도시 중 가장 많은 전기차를 보유한 도시 선전에서는 전기차 택시·전기 버스·전기 오토바이·전기 자전거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시범도시 내 국가기관의 경우는 새로 구입하는 차량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의무 선택 해야하는 정책도 있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개인의 경우에는 정부 보조금 외에도 통행료 면제·취득세 면제 등 차량 관련 일부 세금 면제 혜택도 상당하다.

KITA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중국 시장에 신에너지자동차 로컬브랜드는 8개 정도로 2014년 누적 판매량은 5만 5500대에 달하며 중국 전체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의 75%를 차지한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BYD다. BYD의 2014년 판매량은 1만 8000대로 로컬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신에너지자동차 저가시장에서 주목받는 로컬업체는 ZOTYE다. 2014년 1~11월까지 누적판매량 5965대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에너지자동차와 함께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

신에너지자동차 시장의 발전과 함께 중국의 배터리 시장도 무섭게 성장했다. 자동차 배터리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기기용 소형전지까지 배터리 강대국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무엇보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크다는 이점을 가지고 중국 배터리 업계는 매년 10~20%씩 성장해 왔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중국 소형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3.5%에서 2014년 21.1%로 증가했다. 중국의 ATL이라는 배터리 기업은 리튬이온 기술이 이미 글로벌 수준을 따라잡아 10년 가까이 애플 아이폰 최대 배터리 공급회사로 자리 잡을 만큼 성장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글로벌화 된 만큼 자국 내 배터리 공급이 유리해졌으니 앞으로도 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현대증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역시 위협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2013년 3.8%였던 것이 2014년 8.3%를 차지하며 두 배가 넘게 성장했으며 2015년에는 15% 이상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규모는 2014년 3564억 원 수준에서 2016년 1조 7000억원으로, 2020년에는 5조 9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은 2020년까지 중국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5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내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자국 내 전기차 보급률도 올라가고 있는데, 전기차 로컬브랜드 생산업체들이 중국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내 배터리 회사의 점유율을 높여주면서 외국 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올 초 중국은 배터리에 대해 외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내어놓아 내년부터 외국 기업의 합작사 설립 자격이 크게 제한된다. 내년부터는 신에너지자동차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외자기업 지분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 이에 외국 배터리 업체들은 경영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서둘러 공장을 신설하거나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현재 중국에는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과 같은 한국 대기업들도 진출해 있는데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했기 때문에 리튬이온 이차전지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대형 이차전지 핵심인 셀 기술을 단계적으로 현지 업체에 이전한다는 조항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한 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전이 완료된다면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중국의 배터리 업체가 앞으로도 성장 할 것이라고 보는 배경에는 또 하나, 자원 문제가 있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리튬, 코발트, 니켈과 같은 기초 광물을 중국이 빠르게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배터리 완제품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지만 광물이 없으면 배터리 소재를 만들 수 없는데다가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소재의 외부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광물 자원을 확보한 중국이 중대형 배터리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 배터리 시장 1인자로 올라설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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