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COMAC)가 지난 2일 상하이 푸동 공장에서 자체 개발한 중대형 상업용 여객기 ‘C919’를 일반에 공개했다. COMAC이 유럽의 에어버스 ‘A320’과 미국 보잉의 ‘B737’과 경쟁하려고 준비한 야심작이다. C919을 기점으로 세계는 중국 항공기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보잉은 “중국이 향후 20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여객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2030년 세계 항공기시장에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1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세계 최대의 항공기 시장

▲ 출처=미래에셋증권리서치센터

중국민항총국은 중국의 비행기 수요가 1만 대에서 1만 2000대에 이를 것이며, 항공기 관련 산업 규모가 2조 위안(약 36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향후 20년간 중국에서만 팔릴 C919 수요를 2000대쯤으로 예상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항공기 수요의 절반에 해당하며, 총 1조 위안(약 180조 원)에 이르는 규모다. COMAC의 주요 경쟁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보잉은 중국 당국보다도 중국 항공기 시장의 성장성을 더 높게 전망했다. 보잉은 앞으로 20년간 중국에서만 4330대가 팔릴 것이며, 이는 4800억 달러(약 566조 원)의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중화권 항공기시장이 세계 전체 항공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다. 그런데 캐나다의 봄바르디에 항공사는 중화권에서 오는 2032년까지 2420대의 비즈니스 제트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수요량으로만 따지면 전 세계 수요의 10%가 넘는다. 또다른 보고서는 향후 20년간 중국에서만 6020대의 여객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8700억 달러(약 985조 원)에 이르는 규모다.

보잉·에어버스도 긴장했다, ‘C919’의 등장

중국의 항공산업은 두 국영기업인 AVIC과 COMAC이 주도한다. AVIC는 항공기 부분부터 엔진 및 항공기 최종 조립까지 수행하고, COMAC은 향후 민항기 생산 시 최종 조립만 수행한다. 각종 부품 및 동체는 AVIC에서 제작할 계획이다.

중국이 C919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11월. 이후 2009년 9월 홍콩 아시아 국제 에어쇼에서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COMAC은 C919에 대해 “156∼168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으며, 비행거리 4075㎞인 중단거리용 여객기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중국은 이 비행기의 연료 절감율이 12~15%이며,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판매될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자신했다.

COMAC은 지난해 말 최대 90석 규모의 중형 여객기 ARJ21-700 기종의 시험 비행에도 성공했으며, 이 역시 사전주문으로 308대나 팔렸다.

한편, C919는 실제 제품이 등장하기도 전인 2010년 11월, 주하이 국제 에어쇼에서 100대의 사전구매계약이 성사돼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구매자는 자국의 4대 항공사인 에어차이나·중국남방항공·중국동방항공·하이난항공이었다. 항공사마다 20대씩을 선주문했고, 나머지 20대는 궈인(國銀) 금융리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 항공기 리스업체 지카스(Gecas)가 사들였다.

이밖에 또 다른 자국 항공사로부터 35대, 독일 신생항공사인 푸런항공사 7대, 태국의 시티에어웨이 10대 등 50대 이상의 추가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이 자체 제작 중인 대형 여객기 C919의 사전주문 대수가 507대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판매 루트가 아직은 자국 중심의 로컬 성격이 크지만, C919의 생산에 참여한 기업들 수는 글로벌 수준인 39개에 이른다. 22개가 중국 로컬기업이고, 나머지 17개는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협력기업들이다.

특히, 엔진과 운항통제 시스템은 외국 기업의 의존도가 높다. 핵심 부품인 엔진은 CFM국제엔진공사가 생산하고 있으며, 통신·항해·감시 등의 시스템은 COL이 공급하고 있다. 다른 외국 공급업체로는 미국의 GE, 허니웰(Honeywell), 록웰 콜린스(Rockwell Collins), 이튼(EATON), 파커(Parker Aerospace), 독일의 리페르(LIEBHERR), 구드리히(GOODRICH), 프랑스의 사프란(SAFRAN), 오스트리아의 FACC, 조디악(ZODIAC), 영국의 메지트(MEGGITT) 등이 있다.

중국의 로컬 공급업체 총 9개 중 7개가 중항공업그룹 산하 기업이며, 나머지 2개는 중국항톈과공그룹 산하 항톈특종재료 및 기술연구소, 유일한 민영기업 저장시즈 연합주식회사이다.

C919 개발 프로젝트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향후 20년간 프로젝트 추진에 항공기 재료·소자부품·제조 및 시험장비 등 약 600억 위안이 투입될 예정이며, 비행기 연구개발에 300억 위안이 투입되는 등 총 1000억 위안(약 18조 980억 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내 항공기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항공 인프라 확대도 필요해 항공당국은 공항 건설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400여개의 공항들이 있다. 지난 4월 리자샹 민용항공국장은 “중국 내 대부분 현(縣)을 항공망으로 연결하기 위해 앞으로 매년 100개씩 공항들을 건설해 오는 2030년에 2000여 개를 확보할 것”이라며 1600개의 공항을 증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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