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집중형 플랫폼에서 탈 중앙화로 이어지는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아직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웹3.0 전략이 붙으며 의미있는 실험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온라인 관계맺기의 측면서 소셜과 메타버스 전반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탈 중앙화 생태계의 등장으로 온라인에서 관계를 맺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처=갈무리
출처=갈무리

웹3.0 시대?
웹1.0은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의 인터넷을 관통하는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다. HTTP에 기반하며 텍스트 중심의 콘텐츠를 이용자가 소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웹2.0은 읽기와 더불어 쓰기라는 제한적 플랫폼 참여가 가능한 시대로 정의된다.

웹3.0 시대는 아직 현실이 아닌 미래의 파편이다. 2021년 실리콘밸리의 유력 VC인 a16z(안드레센 호로위츠)를 이끄는 마크 안드레센이 본격적으로 주장했으나 아직 명확한 그림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집중형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고 모든 이용자가 공동으로 모든 재화를 소유한다는 개념은 있다.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웹 3.0 전략을 구상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소셜의 변화?

웹3.0에 대한 관심은 최근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생성형AI, 즉 챗GPT 열풍에 다소 가려진 경향이 있다. 다만 트렌드에서 약간 밀렸다고 웹3.0에 대한 담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라는 동력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탈 중앙화의 웹3.0이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대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소셜 측 면에서 웹3.0을 준비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톡 기반의 웹 3.0 소셜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양한 시도가 블록체인을 중심으로도 진행될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지만, 웹3.0 기반 소셜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탈 중앙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중이다. 플랫폼의 중앙집중형 권력 및 역할이 사라지고 생태계 내부를 각 개인이 점유하는 소셜이라는 뜻이다.

메타의 최근 흐름도 비슷하다.

메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텍스트 업데이트를 공유하기 위해 독립된, 탈 중앙화된 소셜 네트워크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프로젝트 P92 일부를 공개했다. 인스타그램 CEO인 아담 모세리가 주도하고 있으며 텍스트 기반 SNS라는 설명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P92 프로젝트가 탈 중앙화 소셜이라는 점이다. 보기에 따라 웹3.0 소셜을 연상시킨다.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는 SNS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시작부터 온라인 친구가 아닌 오프라인 인맥 기반 폐쇄형 SNS로 출발한 페이스북의 행보가 오버랩된다. 메타의 페이스북은 오프라인 인맥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이는 수 년전 단행된 커뮤니티 활성화라는 트렌드를 바탕으로 더욱 폐쇄적 SNS로 진화한 상태다. 

여기에 웹3.0 소셜을 연상하게 만드는 탈 중앙화 SNS인 P92 프로젝트는 중앙집중형 권력이 없는 개인과 개인의 연결을 전제로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잭 도시의 지원을 받는 SNS 블루스카이도 비슷한 맥락이다.

개인으로 연결된다...웹3.0의 시작

웹3.0을 중심으로 성공을 거둔 생태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웹3.0 소셜을 준비하는 카카오와, 텍스트 기반 탈 중앙화 SNS인 P92 프로젝트를 가동시키는 메타의 사례는 웹3.0 시대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로 개인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다. 웹3.0의 핵심이 곧 중앙집중형 플랫폼의 부재기 때문에 개인과 개인이 서로 연결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블록체인(P92의 사례) 및 다양한 탈 중앙화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러한 흐름은 메타버스에서도 발견된다. 

KT는 13일 B2C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의 오픈베타를 출시하며 이용자가 연락처를 등록해 직접 초대한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불특정 다수와 제한 없이 소통하는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달리, 실제로 교류하는 친구들 중심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일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KT 지니버스. 출처=KT
KT 지니버스. 출처=KT

중앙플랫폼은 존재한다. 그러나 메타버스 운영의 방향성을 기본적으로 개인과 개인의 연결에 방점을 찍은 것이 눈길을 끈다. 초보적 방식의 웹3.0 공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지니버스에서 캐릭터가 살아가는 공간인 ‘지니홈’을 만들 수 있고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소를 입력하면 메타버스 공간에 현실의 집이 그대로 구현되는 'AI 홈트윈'도 심상치않다. 오프라인 기반, 즉 현실을 기반으로 개인과 개인의 연결을 강조했던 초기 폐쇄형 SNS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탈 중앙화 플랫폼 등과는 무관하지만, 개인 그 자체에 집중하는 생태계의 중심점을 잘 보여준다.

향후 KT는 지니버스에 공간, 대화, 목소리, 모션, 이미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멀티모달 기반의 '생성AI 플랫폼' 기술도 공개한다.

이는 AI가 메타버스 및 웹3.0 등 다양한 영역을 더욱 발전시키는 소재라는 것을 재차 증명하기도 한다. 탈 중앙화 생태계를 전제로 한 웹3.0의 시대가 소셜, 혹은 메타버스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벌이는 가운데 그 핵심 키워드는 시장 초반 일달 개인과 개인의 연결로 수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