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인 평택캠퍼스 3라인의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함으로 미래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7일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 현장 취재진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및 시설 견학 행사를 열고 라인의 가동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첨단 낸드플래시 양산 체계 구축

평택캠퍼스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파운드리)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업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말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간 평택 3라인에 지난 7월 낸드플래시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제품의 본격 생산을 위해 웨이퍼의 투입을 시작했다. 2015년의 부지 조성부터 2030년까지 창출될 생산 유발 효과는 550조원, 고용 유발 효과는 130만명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2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에 이름을 올린 이후 지난 20년 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을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평택 3라인 낸드플래시 양산을 통해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춰 평택 3라인에 EUV 공정 기반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다양한 첨단 생산시설을 확대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 DS사업부문장 경계현 대표이사는 이날 행사에서 백 브리핑 형식으로 취재진들과 만나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흐름과 삼성전자의 대응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캠퍼스의 본격 가동에 대해 경계현 대표이사는 “평택캠퍼스는 업계 최선단의 14나노 D램과 초고용량 V낸드, 5나노 이하의 첨단 시스템반도체가 모두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단지로 성장하고 있다”라면서 “반도체 생산은 물론 친환경 사업장 구축, 지역사회, 협력사 등과 다양한 상생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취재진들은 현재 우리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관계와 관련해 평택 공장에 대한 고객사들의 인식을 경 대표에게 질의했다. 이에 경 대표는 “평택공장에 대한 인식은 점점 좋아지고 있으며 특히 텍사스 테일러 시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착공 이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인프라는 더 많은 기업들에 관심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업을 함께하자는 고객사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 현장에서 취재진들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영역에서 경쟁사들과 삼성전자의 기술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에 대한 경 대표의 의견을 물었다.

경 대표는 “기술로만 보면 예전과 비교해 격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며, 이는 경쟁사들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성과로 인한 것이며 상대적으로 우리의 투자가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도 있었다”라면서 “그래서 최근 우리의 메모리 반도체 전략은 대규모의 신규 팹 투자를 포함해 연구 개발에도 많은 자원을 투입함으로 그 격차를 다시 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악화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견과 삼성전자의 대응에 대해서도 질의가 나왔고 경 대표는 이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먼저 경 대표는 “반도체 사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은 부정할 수 없으며 개인적으로 올해 하반기 그리고 내년에도 이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경 대표는 “그러나 과거에도 업황이 좋지 않은 때에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지난 십 수 년의 경험을 통해 위기에 대응하는 법을 잘 알고 있기에 현재의 안 좋은 구간을 잘 버틸 수 있는 힘과 그 시기가 지났을 때 삼성전자의 위치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임직원들. 출처= 삼성전자
업무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임직원들. 출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주도의 ‘2030 반도체 비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2030 반도체 비전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비메모리 등 반도체의 모든 영역에서 세계 1위 업체가 되겠다는 장기적 목표다.

경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수치로 1등을 하는 것보다는 ‘내용적인 1등’이 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라면서 “고객사들을 잘 유치할 수 있는, 그 고객사들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꾸준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1등이 되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으며,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구성원들과 함께라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평택캠퍼스 방문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사인한 웨이퍼. 출처= 삼성전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평택캠퍼스 방문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사인한 웨이퍼. 출처= 삼성전자

4라인 공사 시작 “미래 반도체 수요 대응”

삼성전자는 평택 3라인 가동뿐만 아니라 미래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4라인 착공 준비 작업에도 착수했다.

평택캠퍼스는 총 면적이 287만6033㎡(87만평)에 이르는 대형 단지로 기존 기흥캠퍼스 145만4545㎡(44만평)와 화성캠퍼스 158만6776㎡(48만평)의 면적을 합친 수준의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가동 중인 3개 라인 외에 추가로 3개의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올 수 있어,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는데 핵심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평택캠퍼스에는 임직원 약 1만명, 협력사와 건설사 직원 약 6만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평택시 및 안성시의 지역 상생 협력사 83개사와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