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셔터스톡

상반기 ‘실적참패’로 증권사들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하반기 업황 개선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형사들의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채권 운용 손실이 줄어들고 증권사별 사업다각화 성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스피가 연말 2800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증권가 추정이 현실화 될 경우 실적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실적 ‘반토막’ …하반기 증시 환경 개선 기대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59개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한 4조1889억원, 당기순이익은 40.72% 줄어든 3조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내내 국내 증시의 하락세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급감했고,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채권평가 손실 폭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대형사의 경우 각 1000억원 이상의 운용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최근 하반기부터는 증권사들의 실적이 회복을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향후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 쪼그라들었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분의 회복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연말에는 2800선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V자 반등의 추세화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아니더라도 코스피는 9월 말 2600선 안착에 이어 연말 2800선 탈환에 나설 공산이 크다”며 “우려와 달리 불확실성이 감소 중인 기업실적과 금리 정점 통과 인식에 따른 할인 및 저평가의 점진적 되돌림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7월4일 장중 저점을 찍고 올라서면서부터는 상승 종목 비율이 우세해졌다. 그러면서 신고가를 내는 주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익과 밸류에이션의 변화, 시장의 에너지 등을 생각해보면 코스피가 전저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상반기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채권 관련 운용 부문도 개선이 기대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때 3.75%를 기록했던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3.31%로 이달 들어 3.2%~3.2%대에서 등락하다가 소폭  상승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0%까지 인상될 전망인 가운데 상반기 언더슈팅이 과도했던 시중금리는 점차 기준금리에 수렴해갈 것”이라며 “하반기 증권사들의 운용 환경은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사업 다각화도 주목…미래에셋 ‘해외법인’ 등

증권사별 사업다각화 성과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일찍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해 올해 상반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리딩증권사’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3억590만달러(약 4053억175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1억8680만달러), 2020년(1억8850만달러) 이후 매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총 14곳(해외사무소 3곳 포함)의 해외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깜짝실적을 발표한 다올투자증권과 같이 사업구조 변화에 성공한 곳도 있다. 향후 다올투자증권은 금리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안정될 경우 금융그룹 계열사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올투자증권은 저축은행뿐 아니라 다올신용정보·다올자산운용·다올인베스트·다올파트너스 등 여신(與信)부터 벤처캐피털(VC)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3분기부터 회복 시작…작년만큼은 어려워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3분기부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지난해 수준의 점프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면서도 “지난 몇 년간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오면서 그만큼 이익의 안정성이 과거의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았던 천수답 시기에 비해 높아진 만큼 우려보다 견조한 실적 시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혜진 연구원은 “3분기 증권업을 둘러싼 환경은 나아졌지만, 이익의 드라마틱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2분기 어닝쇼크와 함께 실적은 저점을 지났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2020년 이전 수준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브로커리지 관련 모멘텀이 부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