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출처= 르노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출처= 르노

르노코리아자동차 기존 2대 주주였던 삼성카드가 신규 투자자인 중국 완성차 업체 지리(Geely) 그룹 등장에도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르노 코리아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하면서, 업계 관심을 모았다. 매각 대상으로 신규 투자자인 지리 그룹이 거론되면서다. 다만 르노 코리아 지분을 매각할 뜻에는 변함없는 상황이다.

10일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현재)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매각방식, 대상 및 절차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르노 코리아의 삼성 브랜드 계약이 만료된 지난해 8월께 보유하고 있던 르노 코리아 지분 19.90%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시장에 알렸다.

삼성카드는 이날 오전 르노 코리아가 지리그룹 산하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 지분 확보 추진 소식을 전한 데 이어 ‘르노 코리아 지분 보유 현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르노 코리아는 앞서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가 자사 지분 34.02%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가 르노 코리아 지분 34.02%를 확보하게 되면,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는 르노 코리아의 새로운 2대주주로 자리매김한다.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는 앞서 르노 그룹, 르노 코리아 등과 함께 2024년 출시할 친환경 신차를 개발하기로 뜻을 모은 뒤 협력 관계를 심화하는 취지에서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삼성카드는 르노 코리아의 이번 발표 이후 지분 구조 변화에 대한 추측이 난무함에 따라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지분구조 변화 전망. 출처= 르노코리아자동차 자료 재가공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지분구조 변화 전망. 출처= 르노코리아자동차 자료 재가공

지리, 르노 코리아 투자 추정액 2,269억원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르노 코리아가 새롭게 발행한 주식을 확보한다. 르노 코리아 기존 지분 보유량에는 변함이 없지만 비율은 바뀔 전망이다.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가 보유할 르노 코리아 지분율 예정치를 바탕으로 향후 확보할 주식 수를 산출한 결과 약 4537만3750주로 파악된다. 액면가액 5000원인 점을 고려할 때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가 2268억6875만원 투자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르노 코리아의 주식 총수는 기존 8800만주에서 1억3337만3750주로 늘어나고 주주별 지분율은 르노 52.81%, 지리 34.02%, 삼성카드 13.13%, 우리사주 0.04% 등으로 변동될 예정이다.

르노 코리아 관계자는 “(지리 그룹) 지분 확보 발표는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향후 (지분 거래를 위한) 후속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매매 과정이 계획대로 이뤄지더라도 르노그룹이 르노 코리아 최대주주로 남게 된다. 따라서 그동안 중국자본 잠식 우려는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국산차 시장에선 중국 기업의 ‘악성 투자’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론이 조성된 상태다.

이는 앞서 다른 국산차 업체인 쌍용자동차가 중국 완성차 업체인 상하이자동차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지만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바 있다. 쌍용차는 당시 핵심기술만 유출당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르노 코리아가 이번 투자 결정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르노그룹의 최대주주 존속 여부를 강조하는 이유도 이 같은 전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 코리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길리(지리)그룹의 지분 참여 이후에도 르노코리아자동차에 대한 르노그룹 최대 주주 지위는 계속 유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