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 김동선 상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김동선 상무.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쿠아플라넷과 F&B사업을 물적분할 하면서 호텔·리조트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돌입했다. 각 사업부문을 독립적으로 나눔으로써 고유 사업에 전문성을 키우겠단 목표다. 이면엔 최근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상무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이동해 레저 사업을 맡고 있어 승계를 위한 물밑작업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2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F&B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더테이스터블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더테이스터블 주식회사는 63파빌리온(식음) 등 6개 업장, 63그랜드볼룸(연회) 등 2개홀, 티원(외식) 14개 업장, 연세플라자(컨벤션) 등 4개 업장을 운영 중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F&B 분사는 식음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동시에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을 갖추겠단 전략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아쿠아리움 사업부문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아쿠아플라넷 주식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앞서 아쿠아플라넷 물적분할과 같은 취지"라며 "호텔·리조트 사업, F&B사업 각각 정체성을 위해 전문 기업화 하겠단 전략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호텔·레저 경쟁력 강화... 뚜렷해진 승계구도 

이로써 한화호텔앤드리조트내에는 콘도와 골프, 호텔만 남게 됐다. 자연스레 본업인 호텔·리조트 및 레저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에는 본업과 연관없는 부실사업 정리도 마무리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2월 위탁급식·식자재유통부문을 물적분할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매각한데 이어 올해 1월 자회사 푸디스찬음관리 유한공사 지분 100%를 현대그린푸드에 넘겼다. 

반면, 호텔과 리조트 사업 확장에는 힘을 쏟고 있다. 호텔 및 리조트 사업과 현재 호텔·리조트사업 부문에서만 총 4건의 신규 시설도 짓고 있다. 강원도 양양과 부산에 위치할 호텔과 거제·춘천지역 프리미엄 빌리지다. 향후엔 한화리조트 설악 부지를 개발하고 단지 리뉴얼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이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계열사 한화에스테이트를 흡수합병한 것 역시 호텔 사업 경쟁력 강화와 무관치 않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에스테이트와 합병으로 부동산 기획 및 관리역량을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조직 운영과 경영 효율성을 높여 회사 재무와 영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계는 한화그룹 삼남인 김동선 상무의 승계작업을 위한 포석이란 시선이다. 실제 김 상무는 앞서 한화에너지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다 올해 호텔앤드리조트로 자리를 이동했다. 승마선수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김 상무는 전문분야를 살리기 위해 그룹내 핵심 계열사를 버리고 적자가 만연한 곳으로의 이동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지 않은 시일내 김 상무에게 한화호텔앤리조트 사업을 넘겨주기 위해 사업 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수익성 개선이 풀어야할 숙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95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매출 약 884억원, 영업손실 2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만큼 올해 영업손실은 소폭 개선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이에 따라 김 상무 어깨도 무거워졌다.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태양광·우주 사업,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 셋째 김동선 상무는 호텔·레저 사업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후계 구도가 명확해진 상태다. 김 상무가 경영 능력을 증명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관련업계는 현 추세대로라면 한화호텔앤리조트는 호텔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더테이스터블, 아쿠아플라넷 등 물적분할한 사업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앞서 위탁급식·식자재유통부문과 중국에서의 위탁급식 사업을 매각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