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전 국민의 추억 저장소라 쓰고 흑역사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라 읽는 싸이월드가 진짜 돌아오기는 돌아오나 봅니다. 부활의 시동을 넘어 가동을 위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있기 때문입니다. 디데이는 5월입니다.

모바일 싸이월드가 먼저 열린다고 하니 신년 카운트 다운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두근두근 대기해야 겠습니다. 자. 다들 전 여친 사진부터 지울 준비는 되셨죠?

반가운 소식

싸이월드 재건을 위해 움직이는 싸이월드제트가 18일 SK컴즈와의 서비스 데이터 이관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는 소식입니다. 합의서 체결로 SKT IDC센터에 보관되어 있는 싸이월드 서버를 열었으며 내부에는 사진 170억장, 음원 MP파일 5억1,000만개, 동영상 1억5,000만개 등 3,200만 회원의 180억개 DB(데이터베이스)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 다들 전 여친 사진부터 지울 준비는 되셨죠?

싸이월드의 귀환을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싸이월드는 SK컴즈와의 서버 사용료 체납 등으로 인해 1년5개월 동안 SKT의 IDC센터에 있는 싸이월드 서버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SK의 도움으로 싸이월드 부활의 청신호가 들어왔습니다.

조만간 ‘Cyworld.com’의 메인 페이지를 통해 복구진척상황과 ‘아이디찾기’ 등 다양한 기능들이 시작된다는 설명입니다. 나아가 첨예한 논란 중 하나였던 도토리 환불도 순차적으로 이뤄집니다.

이에 앞서 인트로메딕과 스카이이엔엠 그리고 투자회사가 모여 설립된 싸이월드 재건 위원회 아니 싸이월드제트는 개발사 에프엑스기어와 함께 본격적인 싸이월드 복구에 나선 바 있습니다.

1999년 버전의 미니미와 2021년의 새로운 미니미를 제작해 싸이월드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눈길을 끕니다. 무엇보다 추억의 미니미 구현을 위해 '장인정신'에 필적하는 노력이 들어간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실제로 1999년 버전의 미니미 및 미니룸 아이템들은 저화질(640x480)시절에 도트를 일일이 찍어서 만든 것인데, 이것을 현재의 고화질(1280x780이상) 에 그대로 적용하면 도트들이 그대로 보이면서 미니미가 깨져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 싸이월드제트는 에프엑스기어를 통해 이 기존 미니미를 현재의 고화질에 맞게 일일이 수작업으로 컨버젼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제 정말, 돌아오네요

출처=싸이월드
출처=싸이월드

짚고 넘어가야 할 점

토종 SNS인 싸이월드의 귀환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비스 중단으로 소중한 추억이 사라질 것을 염려했던 이들은 싸이월드의 부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있습니다. 과연 싸이월드가 부활한다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어려울 것이라 입을 모읍니다. 정현수 LK경영연구소 부소장은 “싸이월드가 부활한다고 당장 일반적인 SNS의 지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싸이월드가 인기를 잃은 후에도 한동안 서비스가 유지됐으나 사실상 서비스가 사장된 상태였고, 이런 분위기는 장기적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싸이월드가 암호화폐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일각에서 “싸이월드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본연의 SNS 기능보다 암호화폐라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이를 두고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싸이월드 부활 및 암호화폐 전략을 두고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싸이월드제트가 이미 기술력이 검증된 개발사와 함께 싸이월드 부활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아직은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큽니다. 그러나 싸이월드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분류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이터라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연료’가 되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싸이월드 자체에 대한 매력도에는 이견이 갈린다는 뜻이죠. 환호와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약간의 의문이 불길하게 스며드는 상황에서 5월, 싸이월드가 열리는 날에 시선이 집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