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최근 주요 숙박 플랫폼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분석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 

▲ 출처=에어비앤비

이미 변화되고 있는 여행 트렌드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드라마틱한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프라이빗

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들의 ‘프라이빗 트레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 나만의 여행을 추구하는 트렌드에 집단감염 가능성을 최소화시키려는 새로운 트렌드가 결합된 분위기다. 실제로 에어비앤비가 미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게스트 네 명 중 세 명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 없이, 오로지 가족들과 머물 수 있는 전용 숙소를 원한다고 답했다.

여행객들이 펜션을 선호하는 것도 프라이빗 트레블 트렌드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야놀자가 여름 성수기 예약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숙소 유형 조사에서는 펜션(43.8%)이 1위를 차지했다.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낮은 독채형 숙소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6월 한 달간 인기 검색어에서도 풀빌라, 글램핑이 상위권을 차지해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실천이 가능한 숙소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숙박업체들이 가족을 위한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클룩에 따르면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무료 룸 업그레이드 및 성인 2인과 만 15세미만 자녀 2명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조식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청정지역

여행지를 고민하며 코로나19가 창궐한 지역이나, 혹은 창궐할 가능성이 높은 인구 밀집지역을 기피하는 트렌드도 강해지고 있다. 야놀자의 데이터에 따르면 여름휴가 대상지로 전국에서 확진자 수가 두 번째로 적은 전라남도(8.1%)가 여름 성수기 최초로 5위에 이름을 올린 반면, 지난해 5위였던 서울은 확진자 숫자가 폭증한 가운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 출처=야놀자

#국내여행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국내여행을 선호한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차선책이지만, 당분간 국내여행을 택하는 이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지난 5월 해외로 나간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하며, 사실상 모든 여행 수요가 국내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의 1회 평균 해외여행 일수가 4.8일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극적인 수치다.

#장기숙박

국내여행이 늘어나며 연박, 즉 장기숙박을 하려는 트렌드도 강해지는 중이다. 실제로 여기어때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4박 5일 이상의 연박 예약(6월 말 기준)이 지난해보다 무려 70%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며 국내여행에 여행수요가 몰리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여름휴가를 맞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객’들이 국내서 장기숙박을 통해 여행에 대한 갈증을 풀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특별한 경험

코로나19로 여행 트렌드의 분위기가 달라진 가운데, 그럼에도 여행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하려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을 피하려 프라이빗 트래블을 지향하는 것도 큰 틀에서는 ‘나만의 여행경험’을 즐기고 싶은 감정의 연장선이다.

실제로 많은 여행 플랫폼에 따르면, 최근 여행객들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원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에어비앤비 온라인 체험 예약이 이미 5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여행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려는 트렌드는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