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국내 주요 여객선 9개 업체 비교 조사

작년에 (주)청해진해운의 기부금은 고작 30만원에 불과했고, 이전해에도 50만원에 그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0년과 2011년에도 기부금은 각각 30만원, 1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동종 국내 여객선 업체 중에서는 꼴찌 수준이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작년도 청해진해운의 접대비는 기부금의 200배 수준인 6057만원이었다. 2012년에도 5070만원의 접대를 써서 기부금의 100배를 초과했다.

청해진해운이 선원 연수비로 쓴 돈은 2010년 87만 8000원, 2011년 87만 3500원, 2012년 138만 600원이었다가 작년에는 이전해보다 3배 가량 줄어든 54만 1000원밖에 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해진해운의 경우 2012년 대비 2013년에 접대비는 오히려 늘리고, 기부금과 선원 연수비는 더 삭감했다는 얘기다.

◇ 여객선업체 기부금, 씨월드고속훼리 1억5389만원 1위…청해진해운 30만원 ‘꼴찌’

그렇다면 국내 여객선을 운영하는 다른 회사들의 기부금 내역 현황은 어떨까.

본지가 국내 주요 9개 여객선 업체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비교 조사해본 결과, 작년 한 해 기부금을 가장 많이 한 업체는 씨월드고속훼리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작년 기부금은 1억5389만원으로, 같은 해 쓴 접대비 1억1594만원보다 더 높았다.

팬스타라인닷컴도 작년에 5359만원을 기부했고, 접대비는 4억126만원으로 기부금 대비 접대비는 8배가 채 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대아고속해운의 기부금은 4378만원, 고려고속훼리 1843만원, 동양고속훼리 1250만원이었고 한일고속과 남해고속도 각 1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 9개 여객선 업체 중 기부금 항목이 없는 부관훼리를 제외하면, 고작 30만원을 기부한 청해진해운의 액수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었다.

청해진해운은 수익에만 혈안이 되었을 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동떨어진 회사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다.

◇1인당 복리후생비, 부관훼리 1739만원 1위…청해진해운 140만원으로 ‘꼴찌’

회사 수익에 열을 높이면서도 정작 청해진해운은 자사 직원들에 대한 투자에는 ‘짠순이’였다.

이번에 조사한 국내 주요 9개 여객선 업체의 1인당 복리후생비를 살펴보면, 부관훼리가 직원 한 명에게 1739만원의 복리후생비를 쓴 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청해진해운은 140만원으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꼴찌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1인당 복리후생비는 대아고속해운 1524만원, 팬스타라인닷컴 1245만원, 동양고속훼리 636만원, 고려고속훼리 571만원, 한일고속 524만원, 씨월드고속훼리 514만원, 남해고속 313만원이었다.

조사 대상 9개 업체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801만원이었다. 청해진해운은 여객선 업체 평균보다도 5.7배나 적은 복리후생비 혜택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타 업체보다 근무 환경이 열악했음을 보여준다.

◇교육훈련비, 여객선 업체 전반적으로 적어…안전교육 강화 절실 

국내 여객선 업체의 교육훈련비(선원 연수비 포함)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교육훈련비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의 안전이 뒷전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조사 대상 9개 업체 중 교육훈련비 혹은 선원 연수비 항목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기업은 5개사에 불과했다. 교육훈련비가 별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액수가 적거나 전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여객선 업체의 안전 교육 실태가 어떠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중 팬스타라인닷컴(1377만원)과 대아고속해운(1113만원) 두 곳만 연간 교육훈련비가 1000만원을 넘었을 뿐이다. 그 다음으로 씨월드고속훼리(159만원)였고, 고려고속훼리(56만원)와 청해진해운(54만원)은 연간 교육훈련비가 100만원도 되지 않았다.

이는 청해진해운 뿐만 아니라 국내 여객선 업체들의 전반적으로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 교육은 외부 전문 교육을 별도 받지 않고, 내부 자체 교육으로 처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9개 여객선 업체의 1개사 당 교육훈련비는 평균 306만원으로, 이중 청해진해운은 업계 평균보다 5.7배 가량 적었다.

◇여객선 업체 평균 급여, 1인당 4588만원…최고 1억 2688만원 vs 최저 3085만원

이번 조사 대상 국내 여객선 업체의 1인당 급여는 평균 5315만원이었다. 이중 부관훼리가 1억 268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 회사는 작년에 직원 전체에게 지급된 인건비만 62억 1717만원으로 전체 직원수 49명으로 나눈 1인당 평균 인건비가 1억원을 넘어섰다.

다음은 대아고속해운으로 7053만원이었고, 팬스타라인닷컴 4933만원, 씨월드고속훼리 4358만원, 고려고속훼리 4312만원이었다. 동양고속훼리 3937만원, 한일고속 3833만원, 청해진해운 3633만원, 남해고속 3085만원이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청해진해운의 1인당 급여는 9개 여객선 업체 중 8위로 다소 낮은 수준군에 포함됐다.

◇여객선 업체 직원수, 청해진해운 한일고속 다음으로 많은 118명

반면 단순 직원수만 놓고 본다면, 청해진 해운은 동종 여객선 업체 두 번째로 많은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일고속이 291명으로 최다였고, 그 다음으로 청해진해운이 118명이었다. 대아고속해운도 101명의 직원을 두고 있었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매출액으로는 씨월드고속훼리가 533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일고속은 492억원이었다. 팬스타라인닷컴은 465억원, 대아고속해운 456억원이었다. 청해진해운은 320억원으로 9개 조사 업체 중 다섯 번째였다.

매출 규모와 직원 수만 놓고 본다면, 청해진해운은 국내 여객선업체 중 작은 업체가 아님에도, 기부금, 1인당 복리후생비, 교육훈련비, 1인당 급여 등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