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최진홍, 편은지 기자] 위드 코로나 시대가 펼쳐지며 일하는 방식은 달라진다. 그렇다면 각 산업군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기업을 바꾸고, 기업이 달라지면 일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두 개념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동전의 양면이다. 중요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일하는 방식이 재택근무, 혹은 완전한 현장출근으로 극단적인 쏠림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각 산업군도 예전과는 달라진 환경에서 소위 '뒤섞임'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항공업 ‘주목’

아직 완전한 위드 코로나 시대가 온 것은 아니지만, 사실 올해 초부터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의 극단적인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 막혔던 물류 파이프 라인이 뚫리기 시작했고 소비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며 일시적인 펜트업(pent-up) 현상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공급망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널뛰기를 하고 있으며 차량용 반도체는 심각할 정도로 품귀난이 극심하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며 팬데믹에 따른 공포가 더욱 희석된다면,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극심한 타격을 받은 산업군에서 펜트업의 무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여행과 항공의 분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길'이 막히며 엄청난 타격을 받은 산업군이지만 위드 코로나와 함께 산업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달아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한국-싱가포르는 트래블 버블에 합의했다. 이제 2차 접종을 마친 후 11월 15일부터 격리조치가 없어도 싱가포르를 여행할 수 있다. PCR 검사 등을 받아야 하지만 큰 틀에서 여행 정상화가 목전이다.

이미 트래블 버블이 가동되고 있는 사이판은 '대박행진'이다. 사이판은 한국인이 여행을 할 경우 PCR 검사비를 지원해주고 여행비도 일부 보전해준다. 괌의 경우 접종을 하지 않아도 음성이라면 현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스위스와 스페인 및 유럽은 백신 접종 확인서만 있으면 여행할 수 있다.

인터파크투어가 항공권 발매 추이를 비교한 결과, 8월 대비 9월에 유럽 주요 노선의 항공권 발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상승폭이 큰 유럽 상위 5개 도시는 마드리드(625%), 취리히(275%), 암스테르담(250%), 파리(76.3%), 이스탄불(68%) 등이다. 모두 유럽 유명 관광 도시다.

자연스럽게 여행은 팬데믹 후 달라진 산업상황을 고려한 플랫폼 중심 비즈니스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여행 시장의 경우 플랫폼 중심의 새로운 트렌드가 눈길을 끈다.

당장 글로벌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하나투어와 손을 잡은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팬데믹 이후의 해외여행시장까지 공격적으로 타진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인터파크까지 인수하며 아웃바운드 수요까지 잡는다는 각오다.

야놀자는 여행ㆍ공연ㆍ쇼핑ㆍ도서 등 인터파크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70%를 2,940억 원에 인수키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여행 수요에 선제 대응함은 물론, 글로벌 여행시장에서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는 성장엔진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SaaS 리더십 확보와 함께, 해외 여행시장을 질적ㆍ양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더욱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어때도 마찬가지다. 온라인투어의 지분 약 20%와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한 콜옵션을 동시에 확보하며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나서고 있다. 이번 투자로 여기어때는 ‘위드 코로나’ 이후의 해외 여행 시장에 베팅했다. 지난해 망고플레이트 인수로 맛집을 더했고, 올해 신사업은 해외여행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국내 여행·레저 시장에 집중해온 여기어때와 해외여행을 부문을 주도한 온라인투어는 서로 중복되는 영역이 없어서 상호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으며 박혜원 온라인투어 대표는 “확고한 기술력과 젊고 풍부한 사용자를 확보한 여기어때가 ‘포스트 코로나’를 같이 준비하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항공업계도 특수를 맞을 전망이다. 당장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연례회의를 통해 내년 항공사들 적자가 올해 대비 78% 급감한 120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며 2023년에는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고 봤다. 전세계 항공 여객이 올해 23억명에서 내년 34억명까지 늘어날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하이브리드로 산업 체질 ‘재편’

위드 코로나 시대 초반 특정 산업군을 중심으로 펜트업 현상이 벌어진다면, 장기적 과점으로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산업 체질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체험한 생산성 향상의 무기를 코로나19 이전의 방식과 함께 '저울질'하며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 현상이 대표적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는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부터 해외에서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에 전향적이었으며,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한국도 비슷한 트렌드가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온라인 판매로 화제를 모은 캐스퍼가 단적인 사례다. 현대자동차의 첫 SUV 경차인 캐스퍼가 최근 출시된 가운데 회사 최초로 온라인 판매로 화제를 모았다. 사전예약 첫날인 9월 14일 1만8,940대를 기록, 연내 생산목표 1만2,000대를 크게 초과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캐스퍼를 예약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벤츠도 마찬가지다. 8일 공식 온라인 판매 채널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에서 신차 판매를 시작했으며 공식 딜러 11개사가 참여해 차량을 온라인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 형태를 갖췄다. 이상국 벤츠 코리아 세일즈 부문 총괄(부사장)은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은 고객에게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며 “또 딜러사에게는 온라인 가상 전시장의 역할을 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계 일반도 위드 코로나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제조 현장을 스마트팩토리가 체워가는 상황에서 사람과 기계, 사람과 로봇의 협업이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KT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월 한 달 간 중소 제조기업의 도입 수요가 가장 많은 산업용 로봇과 주변 장비를 표준화 해 시장 평균 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스마트팩토리 솔루션도 함께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나아가 로봇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신성장 사업의 가능성이 적극적으로 타진되며 위드 코로나 시대의 제조환경 변화를 예상하게 만든다.

삼성전자도 빠질 수 없다.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며 국내에만 18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나온 가운데 스마트팩토리 전도사로 활동하는 중이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500여개사에 550억원 규모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지원했고 매년 20억원 규모로 기업 자생력 확보를 위한 판로 개척, 인력 양성, 신기술 지원 등 별도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이 위드 코로나 시대의 일반 제조 산업계를 상징하는 페러다임으로 유력할 전망이다. 그 현장에는 사람과 기술이 공존한다.

당연히 유연한 노동환경 트렌드도 강해질 전망이다. 긱 이코노미 및 온디맨드 플랫폼 전략이 상황에 맞게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정기 돌입한 이커머스

위드코로나 시대, 가장 많은 굴곡을 겪은 유통 산업의 흐름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까.

유통업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 맞닿아있는 산업인 만큼 코로나19 이후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으로 격동기를 맞았다. 집 밖으로 나가는 시간이 줄면서 온라인 쇼핑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고, 쇼핑의 중심에 있던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은 몰락 위기에 놓였다. 오랜 시간 자리 잡았던 유통산업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것이다.

시장에서 언제나 강자로 통했던 롯데,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은 온라인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탓에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위기가 고조되면서 일각에선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 오프라인 소매업의 몰락)’가 시작됐단 시선도 나왔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성장세가 둔화돼 늘 ‘위기’라는 수식어가 붙어왔지만 코로나19가 이를 앞당겼단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지금 시장의 해석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종식이 아니라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에 시장은 오히려 유통산업이 그간의 격동기를 끝내고 온·오프라인에 안정기가 접어들면서 공존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은 무한 팽창이 아닌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 2021년 한국 경제 전망을 통해 소비관련 분야에서 낮은 진입 장벽으로 인한 과당 경쟁과 팬데믹의 추세적 완화에 따른 수요 정체로 온텍트 시장 성장이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정KPMG경제연구원 역시 온라인은 식품이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는 반면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인한 지난해 온라인 쇼핑 성장세는 올해 언택트 현상이 완화되면서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빠르게 성장한데다 변화가 큰 시장인 만큼 일찍이 시장에 뛰어든 플레이어 뿐 아니라 새로운 플레이어도 지속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점차 수평을 되찾아갈 전망이다. 올해 백신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회복세로 접어든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종식 후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주 고객층 구매력 바탕으로 매출 회복세가 전망되고, 편의점은 유동인구수 회복으로 매출 등이 정상궤도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2년간 위드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으로 전례없던 생존전략을 짜면서 앞으로 시장에서 오프라인 유통의 역할이 변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쇼핑’이 주 역할이었다면 위드코로나 시대엔 체험과 휴식 콘텐츠를 중심으로 머무르는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올해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신규점포는 공통적으로 매대를 줄이고 휴식, 체험 공간을 크게 늘렸다.

소비자는 하루면 집 앞으로 물건이 배송되는 온라인의 편리함과 직접 보고, 만지고 구매하는 것에 대한 욕구를 모두 충족하고 싶어한다. 국내 유통산업 전반이 점차 ‘오프라인 유통업체 vs 이커머스 기업’의 경쟁구도가 아닌 ‘하이브리드’의 형태를 갖춰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위드코로나, 오피스 시장 전망 ‘맑음’ 

일하는 방식의 변화, 나아가 위드 코로나 시대의 등장 으로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도 벌어질 전망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건설 현장에서는 팬데믹의 트레이드 마크인 온택트의 존재감이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 어도 흐릿하다는 점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드론이나 장비를 활용한 스마트 기술을 모두 믿을 수 없다는 기류가 강 하다"면서 "사람손이 전혀 안 들어 갈 수는 없다. 안전 이 최우선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발 밑의 변화는 있다고 본다. 그는 “분양을 사이버 모델 하우스로 하거나 입주자 사전점검도 조를 나눠 예약을 받는 등의 변화는 있다” 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최재견 신영에셋리서치팀 부장은 “팬데믹 기간 수익형 부동산 상품 중 오피스 시장의 경기가 좋았다”면서 “최대 거래에 사상 최고 매매가격, 임대도 회복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시장이 팬데 믹으로 타격을 받은 사이 온택트 트렌드와 관련이 있는 물류, 그리고 오피스가 부동산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각 기업의 거점 오피스 전략과 관련이 있다. 최 부장은 “팬데믹으로 본사보다는 거점 오피스를 선호하는 경향 도 발생했다”면서 “예를 들어 SK는 스파크플러스라는 공유 오피스에 투자했고, KT에스테이트도 마찬가지다. 직원들 출퇴근 거리를 줄여서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 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최근 오피스의 컨버젼(변경) 사례가 많다”면서 “기존 오피스 개축이나 신축 및 다른 상품으로의 컨버 젼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오피스 시장은 앞으로도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우리는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일부 IT업 체를 제외하고는 높지 않다”면서도 “코로나19로 타업종의 경우 본사보다는 거점 오피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증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택트 기술, 오프라인 무대로 재현

미디어 및 공연 콘텐츠 시장의 변화도 별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위드 코로나를 바탕으로 더욱 드라마틱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기 집단감염 우려로 인해 아이돌 방탄소년단은 팬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공연을 열지 못했다. 대신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BANGTANTV)'를 통해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BTS ONLINE CONCERT WEEKEND, '방방콘')이라는 아이디어를 보여줬다. 말 그대로 스트리밍을 통한 방구석 공연으로 진행됐으며, 첫 공연 당시 총 24시간 동안 조회수 5,059만 건을 기록했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24만 명을 훌쩍 넘기는 성과를 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당시 빅히트)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응원봉(아미밤)을 연결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방방콘을 감상 시 블루투스 모드로 아미밤을 연결하면 영상의 오디오 신호에 따라 아미밤의 색깔이 달라지는 기술을 적용해, 팬들이 마치 한곳에 모여 함께 응원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기 공연의 정석이다.

이러한 공연 트렌드는 점점 발전해 위드 코로나의 흐름과 맞물리기 시작한 상태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추석 당시 가수 나훈아, 심수봉의 지상파 공연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공연 현장에는 수 백개의 모니터로 관객들이 가수의 공연을 시청하고, 가수는 무대에서 그들이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말을 걸거나 감동을 끌어내는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금은 또 한 번의 변화가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미국 LA 공연을 준비하는 한편 전주국제영화제도 최근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다만 기존과 달리 이들 공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관객 경험의 혼합에 가깝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LA 첫 공연은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과 4K, HD의 고화질 등이 도입되며 비대면 시대의 공연 트렌드가 강하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미디어 및 공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온라인 시대의 기술이 오프라인의 '질적인 향상'을 끌어내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반 미디어 콘텐츠 시청 패턴도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다르다. 넷플릭스 등 OTT의 등장을 가장 극적으로 끌어낸 것이 팬데믹이라면 위드 코로나는 동명상 미디어 콘텐츠의 즉각적인 글로벌 파이프 라인 소비와, 오프라인과의 경험이 결합된 향태가 유력하다.

전 세계를 석권한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등장한 후 각 국의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인기 아이템으로 극에 등장했던 '달고나 뽑기'가 대히트를 기록한 장면이 의미심장한 이유다.

메타버스라는 화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들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은 새롭게 재창조된 캐릭터들을 위해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건설한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화려한 공간에서 평소 꿈꾸지 못했던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기 때문이다. 시공간을 초월해 이용자들의 교류와 이동을 끌어내고 재화를 이동시키는 것도 메타버스 플랫폼의 역할이다.

의미심장한 대목은 메타버스가 오프라인의 ‘나’와 전혀 다른 정체성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메타버스의 아바타는 언제까지나 현실의 ‘나’를 기반으로 하며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 내부의 재화 이동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의 재화 기준을 삼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콘텐츠 시대의 위드 코로나를 관통하는 개념이 하이브리드라는 점과,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면서 오프라인의 정체성을 잃지않는 메타버스의 기능은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위드 코로나 전략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보여준다.

방역과 일상의 ‘균형’ 갖춰야

포스트 코로나의 개념이 팬데믹 극복 후 우리의 일상이 이전의 삶과는 달라진 것이라면,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와의 공존을 택하며 자연스럽게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삶이 수렴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필요한 셈이다.

당연히 산업계는 팬데믹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을 공존시켜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자동으로 움직이는 공장과 이를 제어하는 사람의 시너지가 창출되고, 일하는 방식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수렴되며 달라진 일상에 적응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말 그대로 ‘플러스 알파’다. 팬데믹 이전 오프라인에 치중된 경제활동이 팬데믹을 거치며 각인된 온라인 경험과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느냐. 아마존이 온라인 기술력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O2O의 문을 연 것처럼, 이제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의 혁신을 이뤄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대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