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5월28일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ESG 기반 투자원칙을 천명했다. 기금위는 '탈(脫)석탄' 운용 정책을 선언하고, 향후 석탄 채굴 및 발전 산업에 대해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지속 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오는 2022년까지 ESG 투자를 국내 주식뿐 아니라 국민연금기금 전체 자산의 50%까지 확대해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872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전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다.

ESG 투자 중 사회적기업 투자(S)는 투자자들이 사회책임투자(SRI: Sustainable and Responsible Investment)를 실천하는 기업을 평가하고 선별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위의 사례에서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방향을 보면 기후변화에 대응한 투자로 '탈(脫)석탄' 운용 정책을 도입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 채굴산업과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한다는 투자 계획이 이에 해당한다.

ESG 경영하는 ‘착한 기업’에 투자한다

사회책임투자는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반영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평가한다.

투자자들이 투자할 기업을 결정할 때 ESG를 충족하는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ESG 경영을 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자가 일시적인 투자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투자자의 대원칙으로 굳어졌다.

일반적으로 ESG 요소를 반영해 경영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판단된다. 즉 투자자가 투자의사 결정 시 ‘사회책임투자(SRI)'와 ’지속가능투자‘ 관점에서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ESG 투자는 비재무적 요소를 재무적 요소보다 더 긴 기업 평가 요소로 고려해 투자하므로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속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 방향성이다.

ESG투자, 사회책임기업 재탄생 변화 추

ESG 투자는 기업의 ESG 평가기준을 활용한 투자 방식일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기업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2021년 초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연례서한을 통해 전세계 투자 기업들에 대해 ‘넷(Net)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인 상태) 계획을 핡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서한에서 회장은 각 기업이 ‘넷제로’를 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어떻게 통합하고 있는지 이사회는 어떻게 검토했는지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블랙록’은 2019년 말 현재 운용자산만 7조4,000억달러(약 9,034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다.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업의 자금조달 문제다.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으면 투자도 할 수 없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기금과 미국의 블랙롤 같은 ‘큰손’들에 의한 자금줄에 영향을 받지 않을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적다. 즉 ESG 평가 기준을 적용해 큰손이 어떤 기업에서 자금을 순간 뺀다면 기업 경영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큰손들에 의한 ESG 사회책임투자 움직임은 기관 투자자와 중소 투자자들에게 차례로 영향을 미치며 투자 방향성을 바꾸게 하므로 기업의 경영 방향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수 있다.

ESG 투자의 방향성에 영향을 받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자금조달시장에서 가장 빨리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ESG 채권 발행 실적은 지난 2018년 1조5,000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 2020년말 국내 ESG 채권 발행금액은 39조3,000억 원으로 2년 만에 26배나 급증했다. 발행 기업도 공기업과 은행권 중심에서 갈수록 제2금융권과 민간 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ESG가 기업 경영의 핵심가치로 자리잡았고, 나아가서 기업과 기업가, 투자자 모두를 재탄생하게 할 수 있는 변화의 추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ESG펀드의 현황 및 특성’ 제하의 보고서에서 “펀드의 ESG 수준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를 선정해 투자설명서 상에 공시하도록 한다면 투자자들이 ESG 펀드의 질적인 차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일정 요건을 갖춘 펀드들에 대해 ESG 펀드로 인증(labeling)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고, ESG 펀드로 인증된 펀드들에 세제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한다면 ESG 투자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관심 제고와 함께 침체되어 있는 공모펀드 시장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한 사회책임투자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추천 ESG펀드 7개의 특징과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운용전략과 기간수익률 등을 비교해 각 상품의 ESG 투자포인트를 알아본다.

◆미래에셋좋은기업ESG증권자투자신탁(주식)C5

설정일자: 2004-01-02 설정액: 199억원 총보수: 연 1.66%

이 펀드의 투자포인트는 주로 주식 및 주식관련자산에 투자하며 시장상황에 따라 채권, 파생상품, 수익증권, 기업어음, 유동성자산 등에 분산투자해 자본이득을 추구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이 투자신탁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점을 반영해, 국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한다. 비교지수는 ‘KRX ESG Leaders 150’으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종목 중 환경(E) 사회책임(S) 지배구조(G) 등의 ESG 평가 3요소가 우수한 150종목으로 구성한다.

운용전략은 ESG지표 평가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 수준을 평가하고 재무적 요인과 ESG 요인을 균형적으로 고려해 기업의 경쟁력을 판단, 미래에셋 리서치를 통해 사회책임 투자 기업의 유니버스를 선정하고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모델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정성적 분석을 통해 선별된 기업에 투자해 운용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기간 운용수익률(7월 30일 기준)은 최근 1개월 -1.33%, 3개월 1.97%, 연초후 18.07%, 1년 48.83%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자투자신탁1(주식)C-i

설정일자: 2019-01-30 설정액: 218억원 총보수: 연 0.72%

이 펀드의 투자포인트는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기업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의 ESG 모형으로 평가해 투자결정 과정에서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요소(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함께 고려해 투자한다. 이 펀드는 외부 전문 평가기관과 내부 리서치 시스템을 결합, ESG 평가를 해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NEVER 등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상위 보유종목의 주식 비중은 전기·전자(29.18%), 금융업(13.02%), 화학(11.57%), 운송장비(9.56%), 서비스업(6.26%) 비율로 분산투자한다.

운용전략은 환경-사회-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별 해당기업의 주식에 신탁재산의 대부분을 투자한다. 개별 기업들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된 비재무적 정보를 전통적인 재무적 정보와 통합해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한다. 국내기업들의 경영환경, 기업문화, 사회적규범-법규 등의 한국 실정을 반영한 ESG지속가능성 평가를 통해 투자자를 위한 안정적인 운용수익률 달성을 추구한다.

기간 운용수익률(7월 30일 기준)은 최근 1개월 -1.00%, 3개월 0.10%, 연초후 9.38%, 1년 42.80%를 기록하고 있다.

◆KBSTAR ESG사회책임투자 ETF

설정일자: 2018-02-27 설정액: 3402억원 총보수: 연 0.30%

이 펀드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 경제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핵심기업에 투자하며, 한국판'그린 뉴딜'정책의 추진과 함께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자동차 및 부품(49.5%), 하드웨어(14.1%), 자본재(10.9%), 소재(8.4%) 등에 투자하며, 규모별 비중은 코스피 대형주(42.0%), 코스피 중형주(26.2%), 코스닥중형주(18.0%), 코스닥 소형주(9.5%) 비율로 분산투자한다.

운용전략은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에프앤가이드 수소경제 테마지수를 추종하며 유사한 수익률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프앤가이드 수소경제 테마지수의 구성종목을 투자대상으로 해 기초지수와 트래킹에러(Tracking error)가 최소화되도록 투자 운용한다.

기간 운용수익률(7월 30일 기준)은 최근 1개월 -4.18%, 3개월 0.88%, 6개월 2.28%, 1년 43.91%를 기록하고 있다.

◆NH-Amundi글로벌수소밸류체인증권자투자신탁H(주식)A

설정일자: 2021-04-20 설정액: 6억원 총보수: 연 1.58%

이 펀드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소 밸류체인에 해당되는 기업을 발굴한다. 발굴한 종목들을 토대로 수소 밸류체인 관련 지수를 만들어 벤치마크로 사용하고, 퀀트 전략을 토대로 투자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사의 퀀트솔루션인 클래리파이(ClafiFI®)를 사용해 국내 및 해외주식을 통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관리한다. 포트폴리오 최적화 툴을 사용해 계량적인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도출하고 일별 성과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운용전략은 환경 및 ESG시각에서 유망한 장기투자 테마인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 강화된 환경 규제로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됨에 따라 수소생산-충전-저장-운송-활용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대해 투자 운용한다. 또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통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리서치를 수행한다. 이에 따라 전세계 48,000개 기업 금융 빅데이터 고유의 분석 툴을 통해 최적의 투자기업 발굴 투자해 수익을 추구한다.

기간 운용수익률(7월 30일 기준)은 최근 1개월 -0.66, 3개월 -1.98%를 기록하고 있다.

◆키움올바른ESG증권투자신탁1(주식)C-F

설정일자: 2019-06-04 설정액: 434억원 총보수: 연 0.67%

이 펀드는 기업의 잠재 가치 상승과 잠재적 리스크와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평가한다. 또한 자체 평가시스템을 통해 ESG 분석 이후 투자 가능한 수준의 등급이 산출된다고 하더라도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요소 중 하나라도 심각한 결손이 있는 기업은 철저히 배제하고 선별 투자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국내주식 98.29%와 유동성 1.71%로 구성됐다. 주요 보유주식 톱5의 펀드 내 비중은 삼성전자 23.28%, SK하이닉스 5.46%, 네이버 4.17%, LG화학 3.79%, 포스코 3.05% 비율로 분산투자하고 있다.

운용전략은 자체 ESG평가 시스템을 통해 산출한 기업별 등급을 바탕으로 ESG 평가 우수 기업에 중점 투자한다. 기업의 재무적 요인과 함께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사회책임 및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수익 극대화를 추구한다. 섹터 담당 전문 리서치 인력이 분석 대상 기업의 ESG 평가항목을 지속 점검하고 평가해 투자한다.

기간 운용수익률(7월 30일 기준)은 최근 1개월 -0.67%, 3개월 1.91%, 연초후 12.66%, 1년 51.95%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에너지트랜지션증권자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A

설정일자: 2021-01-28 설정액: 533억원 총보수: 연 0.98%

이 펀드는 전담 ESG조직을 통해 펀드 포트폴리오에 ESG 스코어를 반영해 투자 기업들의 사회 책임을 유도하고, 실질적으로 성장하는 친환경 유망 기업을 발굴해 꾸준한 성과를 추구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등 ESG 관련 전세계 기업에 투자한다. 프랑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에너지 트랜지션’ 펀드를 편입하는 재간접펀드로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기술 및 효율화, 에너지 인프라 관련 약 80개의 기업에 분산투자한다.

운용전략은 인구 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에너지 솔루션의 증가로 투자 기회가 기대된다. 이 펀드는 3가지 테마로 투자하며, 첫째 테마는 풍력, 태양광,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와, 둘째 테마는 산업 에너지 효율화와 친환경건물 등 기업에 투자하는 에너지기술-효율화 기술에, 셋째는 대체 운송수단과 에너지를 낭비없이 저장-운송하는 기술 관련 기업에 선별 투자한다.

기간 운용수익률(7월 30일 기준)은 최근 1개월 -7.21%, 3개월 -1.19%를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더우먼증권투자회사[주식]Ae

설정일자: 2018-11-02 설정액: 89억원 총보수: 연 1.24%

이 펀드는 ‘양성평등(Gender Equality)’에 대한 요구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수용하며 결과에 대한 평등이 아닌 과정에 대한 평등성 형성 과정을 들여다본다. 다양성을 상대적으로 잘 갖춘 기업들 중 펀더멘털이 강한 기업에 선별해 투자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장기 고수익 추구를 목표로 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보면 국내주식 94.31%, 유동성 5.69%로 구성됐다. 주요 보유주식의 펀드내 비중은 카카오 7.49%, 삼성전자 6.44%, SK하이닉스 5.59%, SK텔레콤 5.31%, LG생활건강 4.58% 등 비율로 분산투자하고 있다.

운용전략은 기업의 ESG,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평가-분석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컨설팅 서비스 제공사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기업 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이에 기반해 구성된 투자 유니버스 내에서 견조한 펀더멘탈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다. 성별 불균형에 대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위험관리에 강하고,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높아 이들 기업을 선별 투자해 장기수익을 추구한다.

기간 운용수익률(7월 30일 기준)은 최근 1개월 -1.47%, 3개월 5.16%, 연초후 20.45%, 1년 40.88%를 기록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ESG 평가요소를 기업경영에 조화롭게 활용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환경과 사회문제 등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평가기준에 접근하고 있다”라며 “다만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여전히 기업경영권 승계문제와 재벌의 낮은 지분에 의한 문어발식 기업지배 등 미흡한 부분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특히 사외이사들의 의사 결정권 독립성 미확보, 의사 결정 참여 횟수와 빈도 미흡 등 부작용이 개선되지 않았다”라며 “기업 경영의 핵심가치로 ESG를 도입하는 이유는 실질적인 기업 경영에 ESG 평가기준을 조화롭게 적용해 기업 펀더멘탈 강화다.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해지면 매출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증가해 기업과 투자자가 모두 윈윈하는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