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주거시설에 적극 적용돼 온 스마트 기술은 아파트를 넘어 건설 현장에도 도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촉발된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는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인공지능(AI), 드론, 3D프린팅, 자율로봇 등을 활용한 첨단 기술의 건설 현장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리스크는 줄이고 공기 단축 등 효율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건설업 ‘3D’의미 바뀌나…첨단기술 도입 속속

스마트 건설기술은 3D 모델링 기술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드론, 로봇,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을 더한 융복합 기술을 뜻한다.

이는 설계-시공-유지관리 등 건설 전 단계에 걸쳐 적용할 수 있으며 안전성·생산성 등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관심이 높아졌던 스마트 건설기술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정부에서도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한국판 뉴딜 정책과 연계돼 스마트 건설기술의 적용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지난해 1월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즉시 건설 현장 전반으로 보급 가능한 핵심기술 패키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스마트 건설 기술 선두국 반영 진입 및 건설산업 생산성을 25% 이상 향상시키는 한편 공사기간과 재해율은 25% 이상 감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또 올해 3월 스마트 건설기술의 현장적용 확대를 위해 올해 3월 ‘스마트 건설기술 현장적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하는 경우 기존 공법 대비 공사비가 증액돼도 이를 사업비 산출시 반영할 수 있다. 또 기존 건설기준과 상충되는 경우에도 건설공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재 개발된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들이 기존 제도, 건설기준, 품질검사 기준 등에 맞지 고 사업비가 증가해 실제 현장에서 활발히 적용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실제 기술 적용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구축될 전망이다.

한편,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은 건설현장의 생산방식 변화도 가져온다. 건설업은 전통적인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업종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러나 스마트 건설기술에서의 3D는 3차원(Three Dimensional)을 의미한다.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성화는 전통적으로 ‘인력 집약적 산업’이라고 일컫어지던 건설업의 ‘자동화’, ‘탈현장화’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현장 인력 양성 패러다임의 전환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건설업은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를 통해 생산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이는 전통적인 3D 업종으로 간주돼 오던 건설현장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어디까지 왔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상위 30대 건설업체의 76.6%(23)가 경영전략의 우선순위로 스마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마트 건설 전담조직을 갖춘 곳은 70%, 전략·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다는 업체도 63.3%에 달했다.

현재 건설사들은 BIM, 드론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 기술을 개발·적용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BI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평면설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3D 입체 설계 시스템인 BIM 이론 및 기술연구를 시작했으며, 이듬해인 2008년 남산 쌍용 플래티넘 현장에서 BIM를 첫 적용했다. 이후 약 40개 프로젝트에 BIM를 도입했다. 2010년 회현동 ‘스테이트 타워 남산’ 오피스 현장에 최첨단 3D 설계 기법을 적용하면서 당시 국내 최초로 ‘BIM’ 센터를 설치·운영하기도 했다.

드론 활용에서는 대우건설이 돋보인다. 대우건설은 건설현장에 자체 개발한 ‘드론관제시스템(DW-CDS)’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건설 산업용 드론관제시스템을 구축, 4G·5G 통신망을 이용해 최대 256개 현장을 동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건설 현장의 공정률과 안전위험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으며 특히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의 안전점검과 자재, 시설물 확인에 용이하다.

또 대우건설은 지난 2월 빅데이터 기반 4D 스마트모델링 프로그램 ‘스마일(SM.ile)’을 내놨다. 지반·지형·도면·골조 등 프로젝트 정보를 입력하면 2D 도면을 자동 인식해 실시간으로 3D 모델링이 구현된다. 입력된 라이브러리를 통해 시공계획 수립, 공사물량 및 공사기간을 산출하는 작업이 하루 만에 가능하다. 해당 작업은 통상 1개월 가량 소요됐었다.

현대건설은 현장순찰 로봇과 무인시공 로봇 등 산업용 로봇을 선보였다. 지난달 22일 열린 건설로보틱스 기술 시연회에서는 건설현장 주변을 자율주행해 유독물질에 대한 오염상태 포착, 현장주변 레이저스캐닝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원격으로 현장상황에 대응하는 ‘현장순찰 로봇’과 현장 근로자를 대신하는 ‘무인시공 로봇’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보틱스  사진=현대건설
로보틱스 사진=현대건설

무인시공 로봇은 상단에 부착된 AI비전(객체 자동인식)을 통해 작업 지점을 찾고 자율주행 기반으로 지정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이날은 천장드릴 타공 작업을 수행했으며 페인트, 용접, 조적작업 등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은 물론 고위험 작업 환경에서 근로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VR을 활용한 장비안전 가상훈련 프로그램 ‘스마티’를 도입해 근로자 안전제고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실제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장비사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장별 특성·공정에 따른 고위험 작업 예측 및 관리로 현장 안전문화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