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펫코노미' 시장은 앞으로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식품을 말하는 '펫푸드'가 세분화되고 있다. 장조림용 한우와 버섯·파프리카·고구마로 만든 테이크, 사골 육수·토마토로 만든 떡볶이,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반려동물용 간식류를 쉽게 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글로벌시장을 기준할 경우 펫푸드 발전은 펫코노미 시장 초기산업 정도에 그친다.

그렇다면 펫코노미 미래는 어떨까. 글로벌 펫코노미 트렌드를 통해 미리 엿본다면, 향후 가파른 성장을 보일 분야는 단연 '펫테크'다. 생활가전을 개조하던 기존 방식에서 4차산업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한 반려동물 양육으로 진화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현재 글로벌 펫코노미 시장은 국내와 비슷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강타한 코로나19는 전세계적으로 펫코노미 성장에 날개를 달았고,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sation, 인간화)' 트렌드에 따라 동물에게 더 건강한 삶과 안락함을 제공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2020~2021년 글로벌 펫케어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8.1%로 2014~2019년 평균(5.5%)보다 약 50% 상승했고,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2~2026년 연평균 성장률은 7%로 내다봤다.

100조원 시장 美, '펫테크' 바람 분다

펫푸드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북미·일본·유럽에서는 '펫테크'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가정 67%는 반려동물을 소유한 펫코노미 시장규모 전세계 1위 국가로, 미국 반려동물산업협회 APPA(American Pet Products Association)에 따르면 연간 시장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역시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반려동물을 많이 입양하고 그들을 위한 지출을 하고 있다. 동물대피소에 남아 있는 동물이 없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이와 맞물려 미국 펫코노미는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고 반려동물 스트레스나 면역상태 등 컨디션도 챙기고 있다는 게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뉴욕 무역관 조사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소유자 49%는 반려동물 관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기술을 찾으면서 반려동물 산업과 하이테크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개최된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21에서는 개성을 뽐낸 펫테크 상품이 대거 등장했다. 왜그즈 프리덤(Wagz Freedom)은 청각, 초음파, 진동 보정 기술을 이용해 반려견이 스마트폰 앱으로 설정된 구역내 머물게 하는 반려견용 웨어러블 장치 스마트 개목걸이를 선보였다.

내부 및 외부 카메라, 양방향 오디오, 블루투스 기술, 맞춤형 앱을 통해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집 안팎을 드나들면서도 내장된 카메라로 반려동물 행동이 동영상 스트리밍되는 챔버레인그룹(Chamberlain Group) 스마트도어 'MyQ 펫포털'도 주목받았다. 반려견 주인에게 전문적인 개 훈련 및 지원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도 나왔다. 스타트업 '스누피 랩(Sniffy Labs)'은 개 훈련사 및 행동 전문가 도움을 받은 과학적 개 훈련 콘텐츠와 대화형 인-앱 훈련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해당 앱을 통해 반려견 주인은 훈련 상황을 추적하고 일관된 과정 훈련을 지속해 상태에 맞는 훈련 목표(순종, 민첩성, 행동 교정)를 이룬다.

로봇 펫 '쿠보(Qoobo)'는 반려동물과 로봇의 경계를 허무는 '펫코노미' 인공지능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렸다. 꼬리가 달린 쿠션 형상으로 친근한 동물 엉덩이를 보는 듯한 느낌도 주고 쓰다듬으면 촉감에 반응해 40여개 방향으로 꼬리를 흔든다. 살아있는 반려동물과 같은 외관을 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스스로 감정을 개발하고 표현하며 학습한다.

'네코노믹스 효과' 빛나는 日 ·'쑥쑥' 크는 후발주자 中

고양이를 선호하는 나라 일본은 '네코(고양이)노믹스'란 신조어가 존재한다. 2015년 등장한 '네코노믹스'는 일본에서 고양이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효과가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네코노믹스 경제 효과는 2015년 기준 연간 2조3,100억엔(약 24조원)에 달하는데, 약 2조엔(약 20조원) 경제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2025 오사카 EXPO'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게 KOTRA나고야무역관 분석이다.

야노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일본 펫코노미시장은 2019년 전년대비 1.7% 성장한 1조5,700억엔(약 16조원) 규모를 기록했고 올해는 1조6,257억엔(약 17조원)규모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중 일본에서는 ▲목줄 형태 기기를 반려동물에 채워주면 심장 박동 및 리듬을 분석해 기분을 판독하는 '이누파시' ▲IoT 기술을 이용해 고양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스마트 화장실 '토레타' ▲원격 진료 등 펫테크를 중심한 서비스가 두드러진다. 야노경제연구소는 2023년까지 일본 펫테크 시장이 2018년보다 약 7배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비교적 후발주자인 중국도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가파르다. KOTRA 베이징 무역관에 따르면 2013년까지만해도 16%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2018년 22%를 넘었고 2019년은 지난해보다 8.4% 증가(반려동물 수 9,915만 마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궈위안(國元)증권연구센터 등 현지 연구기관들은 중국 펫코노미는 지난해 기준 3,000억 위안 수준으로, 2025년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개최된 베이징 차이나 펫엑스포에서는 성장단계별, 품목별, 건강 상태별 맞춤 영양 사료과 합성 보존제·감미료·착색료 등을 넣지 않는 펫푸드, 알레르기나 건강에 문제를 겪는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까지, 다양한 펫 건강을 지키는 식품이 등장했다. '건강'을 생각한 다양한 프리미엄 펫푸드 제품이 시장에 앞다퉈 진입하는 추세라는 이야기다. 펫 하우스, 의류, 장난감, 펫푸드 등 다양한 펫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펫숍'도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KOTRA베이징무역관은 중국 소비자의 원스톱 쇼핑 수요 증가에 이 같은 매장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 역시 지난해 기준 약 48.8%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대국이다. 반려동물 수는 약 2,700만 마리. 네덜란드도 코로나19 확산에 지난해 반려동물 입양건수가 급증했고 펫케어 시장 매출도 팽창했다. KOTRA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무역관에 따르면 일반 사료를 넘어 프리미엄 사료 및 간식, 장난감, 놀이, 다이어트 보조식품 등 제품으로 관심이 확대되며 자동급수기 중에 삽입형 필터를 통해 수돗물을 정수할 수 있는 모델도 나오는 등 프리미엄화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