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농원은 5월 한 달간 매주 일요일 '선데이브런치뷔페'를 오픈한다. 출처=매일유업
상하농원은 5월 한 달간 매주 일요일 '선데이브런치뷔페'를 오픈한다. 출처=매일유업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매일유업(267980)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농어촌 테마파크 ‘상하농원’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차례 수영장과 스파를 개장하며 사업을 확장한데 이어 향후 상하농원을 소비자 소통 창구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일 매일유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5월부터 매주 일요일 상하농원에서 ‘선데이브런치뷔페’를 오픈한다. 상하농원 푸른 언덕 위에 위치한 파머스빌리지에서 농촌을 전경으로 ‘선데이브런치뷔페’를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청정지역 고창의 신선한 자재와 상하공방 수제제품, 동물복지 유정란으로 만든 다양하고 이색적인 브런치 메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선데이브런치뷔페’ 오픈 기념 5월 한달 간 자사의 차이니지 푸드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와 콜라보해 딤섬, 아몬드크림새우, 흑초실탕수육 등 대표 인기 메뉴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정용진도 반한 ‘상하농원’...김정완 회장의 ‘유기농’ 사랑

김정완 회장이 직접 주도한 ‘상하농원’은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에 위치한 약 3만평 규모의 농어촌 체험형 테마파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창군, 매일유업이 공동 투자해 조성한 곳으로 2016년 4월 공식 개장했다. 양, 젖소와 어울릴 수 있고 빵, 발효, 공방과 먹거리 체험교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체험 위주로 구성됐다.

상하농원은 초기부터 평범한 농장이 아닌 ‘6차 산업화 모델’로 삼았다. 6차 산업은 농·축·수산업(1차), 제조·가공업(2차), 판매·서비스업(3차)을 결합해 지역주민과 함께 부가가치를 극대화한 산업을 통칭한다. 매일유업은 농산물을 직접 생산(1차)하고 농원 내 공방에서 가공(2차), 유통에도 나섰다. 이외에도 방문객이 전 과정을 직접 체험(3차)하는 체험형 농원을 구상했다. 이는 김 회장이 유기농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기고 고창을 유기농 제품의 생산 근거지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2018년에는 호텔 공간 파머스빌리지를 개장하면서 사업의 본격화가 시작됐다. 유가공 자체가 큰 이익이나 부가가치를 내기 어려운 사업 모델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영장과 스파까지 개장해 점차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상하농원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은 주말마다 현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이러한 안목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매료시켰다. 최근 정 부회장은 신세계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하농원’에서의 평화로운 일상을 SNS에 올려 주목을 받았다. 상하농원 풍경을 담은 사진을 비롯해 모종을 심는 모습, 양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공개했다. 정 부회장의 이러한 관심에 매일유업 또한 자사의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 제품으로 SSG 랜더스 후원에 나설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이미 여러 차례 상하농원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상하농원에 방문해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상하농원을 방문하면서 고창서해안복분자주 영농조합법인의 ‘고창소주’를 맛본 정 부회장은 이를 자신의 SNS에 소개한 후 이마트에 입점 시켯고, 2018년에도 상하농원에서 생산해 폴바셋에서 판매하는 ‘반숙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상하농원을 방문하고 상하샘물을 소개했다.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상하농원을 방문하고 상하샘물을 소개했다.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상하농원, 소비자 창구로 활용...1회성 아닌 ‘충성고객’ 유도

상하농원의 새로운 사업 확장은 실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개장 첫 해 방문객은 약 1만 명이었으나 지난해 방문객은 평균 18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감소한데 따른 반사이익도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로 친환경·웰빙 열풍과 맞물리면서 자연 체험학습장이라는 차별성도 더해 코로나19에 신음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매일유업은 상하농원을 미래 성장동력 차원에서 보다 발전된 농촌 테마파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매일유업의 창립 50주년 기념식 또한 상하농원에서 가진 만큼 김 회장의 신사업 확장 의지도 이미 확인됐다. 당시 김 회장은 “상하농원이 농민과의 상생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식품영역에서 새로운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존 체험형 프로그램은 그대로 가져가되, 지난해 개장한 수영장과 스파를 활용해 방문객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단지 현장 체험에서만 그치지 않고 온라인 구매로 연결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상하농원에서만 유통·판매 하는 ‘상하샘물’ 제품이 그에 해당한다. 상하샘물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매일유업의 생수로, 상하농원 방문객과 투숙객을 위해 출시한 제품이다. 지난 8일 정 부회장이 개인 SNS에 ‘상하샘물’ 제품을 찍어 올리며 외부에 알려졌다. 그동안 매일유업은 상하샘물을 알리는 활동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다. 현재는 상하농원몰을 비롯해 SSG닷컴, 이마트몰 등 여러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이다.

더불어 자사의 외식 브랜드인 폴바셋, 크리스탈 제이드 등을 연계한 소비자 접점도 늘릴 예정이다. 오는 5월 오픈하는 ‘선데이브런치뷔페’ 이벤트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높여 자사 브랜드와 연결하는 소통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상하농원은 1·2·3차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사업 모델인 만큼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현장 체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단지 맛보고 체험보고 그치는 것이 아닌 온·오프라인 구매로 연결되도록 유도해 소통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