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으로 만든 니트 가방. 출처=제주삼다수.
페트병으로 만든 니트 가방. 출처=제주삼다수.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페트병 사용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아파트 뒷편에 위치한 쓰레시 수거공간에 가보니 버려진 페트병들이 산처럼 쌓여 있더군요. 인근 지역이 1인가구들이 모여 사는 곳인 것을 감안하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자 사무실에서 이용하던 정수기 사용 빈자리를 페트병에 담긴 생수들이 차지한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환경부는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투명 페트병의 별도 배출 사업을 연말 전국 공동주택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주에서 올해에만 7000kg 이상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눈길을 끄는데요. 제주도 내 투명 페트병 별도 수거에 앞장서는 주인공은 바로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입니다.

공사는 환경부와 제주도, 효성티앤씨, 플리츠마마와 함께 제주 지역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도와 함께 71개 재활용도움센터와 공동 주택 등 125개소에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9월까지 7000kg 이상 투명 페트병을 수거했죠.

이는 연간 제주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의 5% 수준입니다. 제주의 청정한 자연을 지키는데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에 동참하고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에 대한 도민들 인식 개선과 참여를 독려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고 합니다.

16개 페페트병, 친환경 니트백으로 재탄생되다

공사의 주요 친환경 사업이기도 한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에서 배출되는 투명 페트병을 수거 후 재생원사로 새활용(upcycling)해 친환경 의류와 가방을 만드는 자원순환의 단계별 주체가 참여합니다. 보다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죠.

출처=제주삼다수.
출처=제주삼다수.

특히 기존 재활용 방식으로는 고품질의 재생원료로 활용하기 어려워 해외에서 페페트를 수입하던 기존 재생원료 생산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데요.

프로젝트는 제주개발공사가 도와 함께 재생원사 원료가 되는 투명 페트병을 수거하면, 효성티앤씨는 이를 공급받아 재생 원사인 리젠제주를 생산하고,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가 이를 활용해 가방, 의류, 액세서리를 만드는 프로세스로 운영됩니다.

프로젝트 첫번째 성과는 지난 6월 '플리츠마마 제주 에디션'으로 출시됐습니다. 제주에서 배출된 페트병 16개가 친환경 니트백으로 재탄생한 것이죠. 이 제품은 환경을 생각한 제품에 지갑을 여는 MZ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고, 티셔츠와 플리스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매달 1톤 이상 투명 페트병이 수거되면서 재생원사 생산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자 플리츠마마는 모든 제품을 리젠 제주 원사를 사용해 제작하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하고 완전한 의미의 자원 순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죠.

2017년부터 지속된 '국민 생수' 환경 보존 구슬땀...'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

사실 제주개발공사는 일찌감치 친환경의 가치를 인식하고 지난 2017년부터 친환경 경영을 본격화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 경영 TOP10'을 세부 과제로 설정한뒤 2018년부터 제주 전역에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페트병 자동수거보상기. 출처=제주삼다수.
페트병 자동수거보상기. 출처=제주삼다수.

페트병 수거에 도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도록 고안한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는 음료를 마신 후 페트병이나 캔을 보상기에 넣으면 참여한 사람에게는 포인트가 적립됩니다. 또 분리수거 된 캔과 페트병은 1/10 크기로 압축돼 재활용 단계와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2018년 시범운영 기간 6000여명 참여, 2만개 이상 재활용품을 수거한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는 제주공항을 비롯해 관광지와 상업시설 중심으로 16대를 운영 중입니다. 월평균 2400여명이 참여할 만큼 참여율도 늘어 자발적 자원순환 실천 문화를 조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죠. 도민과 함께 삼다수 뚜껑 모으기 캠페인을 진행해 635만개 뚜껑을 수거하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지난 7월에는 서귀포 수협과 제주 해양에서 발생하는 폐페트병을 수거해 친환경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환경 프로젝트 추진 업무 협약도 체결했습니다. 제주에서 수거되는 해양쓰레기 59%가 페트병과 어업 관련 플라스틱으로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이 같은 노력이 인정받아 제주개발공사는 '2020 대한민국 공감경영대상' 지속가능경영대상-사회공헌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합니다. 앞으로도 공사는 프로젝트를 통해 해양쓰레기에 대한 어업인들의 경각심을 끌어내고, 원양급 정박어선에서 수거되는 폐페트병에 대한 보상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 활동 중심에 선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 역시 두 팔을 걷어 부치는 중입니다. 그는 "페트병의 부가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제주 자원순환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고 있다"며 "생산 단계부터 쉬운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제품 경량화와 온실가스 사용량 감축 등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더군요.

생산부터 리사이클까지 전과정 친환경 가치 추구하는 '국민 생수'의 환경보존 노력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