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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사건] 진에어 사업면허 취소, 과연 법리적으로 가능한가?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8.01  11:02:17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정호 진에어 대표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에어에 사업면허 취소 처분을 내릴지를 결정하기 위한 첫 청문회를 열었다. 현행 항공사업법은 ‘국토교통부장관이 항공운송사업 면허 및 등록의 취소를 결정하기에 앞서 반드시 청문의 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어(제74조 제1호, 제28조 제1항 참조), 이를 생략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절차적 위법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국토부는 사회적 논란을 의식해 이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잘 알려진 대로 이번 사건의 쟁점은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과거 2010년 3월 26일부터 2016년 3월 28일까지 기타 비상무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총 6년간 ‘미합중국인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라는 이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다는 점이고, 이것이 항공사업법 제9조 제1호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진에어 면허 취소처분 논란, 법적 쟁점은?).

항공사업법 제9조 제1호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항공안전법 제10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국내·국제 항공운송사업의 면허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조 전 전무는 항공운송법 제10조 제1항상의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제1호)에 해당하고, 대한항공은 항공사업법 제9조 제6호상 ‘임원 중에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는 법인’에 해당해 항공사업법상의 운송사업면허 취소사유가 된다(제28조 제1항 제4호 참조).

이에 대해 진에어 측은 항공사업법 제9조 제1호와 제6호, 항공안전법 제10조 제1항 제1호를 연결해 보면 임원 중 외국인인 임원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항공운송법 제10조 제1항 제5호를 반대로 해석해 보면 ‘외국인이 법인 등기부상의 대표자가 아니고, 외국인이 법인 등기부상의 임원 수의 2분의 1 미만인 법인’은 항공기를 소유하거나 임차한 항공기를 등록할 수 있기에 항공사업법과 항공운송법이 서로 충돌한다고 주장한다. 즉 항공사업법은 법인의 임원 중 단 1명이라도 외국인이면 항공운송사업면허 취소 사유가 되지만, 항공안전법에서는 외국인인 임원의 숫자가 1명을 초과해 법인 등기부상의 임원 수의 2분의 1 미만이기만 하면 해당 법인이 항공기를 소유하거나 임차한 항공기를 등록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관련해서는 다양한 해석론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항공안전법에 따라 항공기를 소유하거나 임차한 항공기를 등록했다고 해서 해당 법인이 당연히 항공사업법에 따라 항공운송면허까지 취득할 수는 없는 것처럼, 두 법률은 입법 목적 자체가 다른 만큼 단순히 일부 조항의 요건이 서로 다르다고 해서 상호 모순된다고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하자면 조 전 전무가 등기부상의 임원으로 등기됐을 당시의 대한항공은 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외국인도 아니었을 뿐더러, 임원 중 외국인의 비율이 2분의 1 미만이어서 항공안전법에 따라 항공기를 소유하거나 임차한 항공기를 등록할 수 있는 법인에는 해당했다. 하지만 조 전 전무가 외국인 신분으로 임원 등기가 돼 있는 까닭에 항공사업법상 항공운송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는 논리적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에어 직원들이 ‘국토교통부 갑질’ 규탄대회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 나아가 진에어 측은 조 전 전무와 마찬가지 입장인 미국 국적의 브래드 병식 박 씨가 6년간 아시아나 항공의 사외이사로 근무한 사실을 들어 진에어에 대해서만 유독 사업면허 취소를 운운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고도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측은 브래드 병식 박 씨가 아시아나 항공의 사외이사로 근무한 시기는 조 전 전무가 이사로 등기된 시기와 달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떠나서라도 “헌법상 평등은 불법의 평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2014헌바372)”라는 것이 우리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인 만큼, 다른 사람의 불법에 대해 국가가 불이익 처분을 하지 않은 것을 들어 자기에게도 불이익 처분을 하지 말아 달라는 진에어 측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결국 남은 것은 진에어에 대한 면허를 취소할 경우 협력업체 포함 직·간접으로 고용된 1만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고객이나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주장이 행정처분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진에어에 대한 사업면허 취소행위가 이른바 ‘기속행위’가 아닌 ‘재량행위’라는 점이 전제가 돼야 한다. 물론 사업면허 취소 사유가 있을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이 ‘취소할 수 있다’가 아니라 ‘취소해야 한다’는 법규상의 문언적 표현만 본다면, 사업면허 취소행위는 ‘기속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문언적 표현만이 행정처분 시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를 나누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므로, 만약 행정청이 이를 ‘재량행위’로 선해한다면 진에어로서는 소생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 즉 ‘재량행위’는 행정법상의 일반원칙에 따라 처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진에어의 사업면허를 취소해 얻는 우리 사회의 공익보다 이를 취소하지 않음으로써 얻게 되는 직원들, 고객, 투자자들의 사익이 더 크다고 하면, 소위 ‘비례원칙’에 따라 굳이 이를 취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진에어의 생사여탈권을 쥔 국토교통부는 법리적 검토에 앞서 국민 여론과 사회 정의, 경제 이익 등을 종합으로 고려해 진에어의 사업면허를 취소할지 여부부터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법리로는 진에어의 사업면허를 취소할 수도, 취소하지 않을 수도 있는 길이 모두 열려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쪽을 따르더라도 상당 부분 수긍할 만한 근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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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1 11: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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