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뭘 하지?’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데이트하는 연인들 모두 주말이 다가오면 하는 고민이다. 학생들은 답답한 학교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놀거리를 찾을 것이고, 부모들은 자녀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을 것이다. SNS에 알콩달콩 예쁜 사진을 올리고 싶은 연인들에게 추운 겨울의 풍경은 너무 황량하다.

<이코노믹리뷰>는 이번 겨울 방학기간 동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실내의 공간들을 찾아 소개한다. 영화관이나 카페처럼 흔한 곳이 아닌, 즐거우면서도 의미 있고 때로는 교육과 예술의 의미까지 지닌 복합 역할을 하는 곳들이다. 더 이상 지루하고 무료한 주말은 없다. 무술년 새해, 새 마음으로 문화생활에 나서보자.

 

취향 타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이색 공간

-경리단길에서 만나는 미디어 아트, 비비안초이 갤러리

▲ 비비안초이 외부. 출처= 이코노믹리뷰

회화나 조각이 전통 방식의 예술이라면 미디어 아트는 영상, 소리, 빛 같은 현대 기술이 결합된 형태의 예술을 말한다. 미디어 아트 관련 전시가 중점적으로 열리는 갤러리가 있다.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비비안초이 갤러리’는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건물의 3층에 자리한 전시장은 통유리로 되어 있다. 창문 너머로 남산서울타워와 주택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미디어 아트는 밤에 봐야 더 좋은데, 밤이 되면 작품뿐만 아니라 전망도 더욱 근사해지기 때문이다. 1월 14일까지 한호 작가의 전시 ‘영원한 빛Eternal Light’가 열린다.

▲ 비비안초이 내부. 출처= 비비안초이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한호 작가의 표현 방식에 있다. 작가는 그림 위에 한지를 덮어 구멍을 뚫었는데, 그 뒤로는 LED 조명이 나온다. 한지로 빛을 걸러냄으로써 한국의 빛을 표현한 것이 그의 의도다. “회화, 한지, 빛을 동시에 사용한 것은 한호 작가가 처음”이라는 게 최소현 ‘비비안초이 갤러리’ 관장의 설명이다. 전시장이 많이 붐비지 않을 경우, 관람객은 최 관장에게 직접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2동 회나무로 66(이태원 경리단길 주한피지 대사관 옆 건물 3층)

운영 시간 : 평일 11:00~18:00 / 토요일 13:00~18:00 / 일요일은 예약제

관람 요금 : 무료

 

-뭘 하고 놀아야 할지 고민될 때, 더숲

▲ 더숲 내부. 출처= 이코노믹리뷰

방문자는 커피를 마시다가 서가를 둘러보고, 괜스레 책을 구입하기도 한다. 영화 관람이 끝나고 출구로 나가면 그림이 보인다. 나가는 통로가 갤러리이기 때문이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엔 낭독회가 있으며 한두 달 간격으로 문화 관련 강좌가 열린다. 영화 상영은 예술 영화 위주다. 편안한 마음으로 ‘더숲’에 가서 전혀 새로운 자기의 취향을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전시나 예술 영화를 볼 때는 왠지 대단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가야 하는 것 같은 강박이 든다. 하지만 ‘더숲’은 그런 부담 없이 편하게 발걸음해도 되는 곳이다.

▲ 더숲 내부. 출처= 이코노믹리뷰

건물의 한 개 층에 자리 잡고 있는 ‘더숲’은 중앙에 있는 카페 테이블을 중심으로 책장, 영화관, 갤러리, 세미나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래서 이곳의 방문자들은 영화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고, 독서와 그림 감상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우연히 자기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주소: 서울시 노원구 노해로 480(상계동) 조광빌딩 지하1층(지하철 4호선 노원역 2번 출구 근처)

운영 시간 : 10:00~23:00

이용 요금 : 갤러리 무료 / 영화관 : 성인(평일 8000원, 주말 9000원, 조조 6000원), 청소년(평일 7000원, 주말 9000원, 조조 6000원) / 낭독회 참가비: 1만원

 

비밀공간의 재발견, 시민을 위한 색다른 공간

-VIP 전용 비밀벙커에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SeMA벙커

▲ SeMA벙커 입구. 출처= 이코노믹리뷰

SeMA벙커는 여의도에서 바쁘게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이 부담 없이 애용하는 곳이며, 장소 특성상 대중교통을 통해 쉽게 올 수 있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바로 옆에 있어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객이 방문하고 있다. SeMA벙커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 대통령 경호를 위해 지어진 비밀벙커였지만, 현재는 시민들을 위해 인권에 대한 가치를 상기하는 전시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 SeMA벙커 역사관. 출처= 이코노믹리뷰

1월 21일까지 ‘Vision on Vision - 르메르트 비디오 콜렉션’을 전시한다. 콜렉션은 현실에 여전히 존재하는 성, 인종차별과 이데올로기의 폭력적 역사 등을 현대미술작가의 시선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금융과 정치의 중심지 여의도에 10여년간 방치됐던 비밀벙커가 지난해 10월 19일 SeMA벙커라는 이름을 달고 시민문화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그간 여의도 시민공원 외에는 특별한 여가 장소가 없던 여의도에 문화예술 소양을 더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2-11 지하(여의도버스환승센터)

운영 시간 : 화~일요일, 10:00~18:00(전시에 따라 다름)

이용 요금 : 무료

 

-석유저장시설에서 문화비축기지로 변모한 문화비축기지

▲ 문화비축기지T4 외부 입구. 출처= 이코노믹리뷰

축구장 22개 크기인 14만m²의 크기에 걸맞게 야외무대가 두 곳 있으며, 시민공원 형태로 만들어졌다. 또한 시민과 전문가가 설계에 참여해 석유저장탱크를 각각 다목적 공간으로 구성했다. T6관의 경우 기존 탱크를 해체해 나온 재료를 재활용했다. 통유리로 외관을 만든 공간과 현대건축양식인 노출콘크리트 기법으로 만든 공간을 볼 수 있다.1978년부터 1급 보안시설로 규정되어 관계자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던 석유비축기지가 지난 2017년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시설인 ‘문화비축기지’로 새롭게 개관했다.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한 ‘문화비축기지’는 기존에 공간을 구성하고 있던 자원들을 재활용해 건축된 대형도시재생 랜드마크다.

▲ 문화비축기지T1 내부. 출처= 이코노믹리뷰

시설 관계자는 문화비축기지를 “철저히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설명한다. 대관, 공연 등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 1월 21일까지 T6 문화아카이브에서 ‘탱크 겨울나기, 움직이는 풍선 트리’ 전시가 열린다.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증산로 87(서울월드컵경기장 맞은편)

운영 시간 : 공원은 연중무휴, 전시관은 월요일 휴관, 탱크 개방시간 10:00~18:00

이용 요금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