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새벽 구속이 확정되자 삼성은 패닉에 빠진 분위기다.

삼성 입장에서는 지난 4일 삼성전자 등기이사 100일을 맞이하며 뉴삼성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최악의 결과다.

공식입장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망연자실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어렵게 연결된 삼성 관계자는 "공식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추후 상황을 봐서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그룹의 성장동력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먼저 대외적인 요건을 따질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상태에서 삼성도 냉정한 '게임의 판'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총수 유고는 확실한 방향설정에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상진 사장 등 그룹 수뇌부가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구심점의 상실은 삼성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이 '비리기업'으로 낙인이 찍히는 것도 문제다. 가뜩이나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으로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최순실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전체 계열사의 글로벌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만 인수 및 기타 인수합병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추구하려는 삼성의 큰 그림도 휘청일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며 동력 자체가 모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이 대부분의 역량을 총력 방어전에 쏟아낸 상태에서,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라는 결과는 삼성의 '의지'를 크게 꺾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있어야 했던 연말인사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며, 올해 경영을 위한 청사진의 등장도 난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