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병찬 디자인팀장.

#1. 노총각 김 대리의 하루

안드로이드 롤리팝이 제공하는 부드러운 알림음이 귓가를 울린다. 침대에서 눈을 뜬 김 대리는 몸을 일으키자마자 장갑형 컨트롤러[사이버 로봇 기업 덱스트라 로보틱스(Dextra Robotics)가 개발한 장갑처럼 착용할 수 있는 손가락 모양의 컨트롤러 덱스모 F2(Dexmo F2)]를 착용하고 허공에 손가락을 놀렸다. 그러자 허공에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뜨며 글로벌 뉴스속보가 빠르게 지나간다. 김 대리는 손가락으로 디스플레이를 넘기며 자신에게 필요한 뉴스를 확인한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대리가 거실로 나가자 전등이 들어오며 잔잔한 음악이 깔린다(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홈). 침묵했던 모든 사물이 일제히 깨어나는 느낌이다. 김 대리가 샤워실로 들어가자 자동으로 온수가 틀어지며 인공지능 개인비서가 오늘의 날씨와 일정, 김 대리에 어울리는 패션까지 자동으로 권한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겠네’ 샤워를 마친 김 대리가 거실로 나오자 주변을 3D로 인식해 구석구석 먼지를 놓치지 않는 인공지능 로봇 청소기(360도 시야각 기술이 탑재된 카메라로 초당 30프레임의 사진을 찍어 세부 평면도를 자체 제작해 청소하는 다이슨 360 등 다양한 스마트 청소기)가 열심히 청소 중이다.

아직 원격회의를 할 시간은 아니다. 김 대리가 간단히 조깅이라도 할 요량으로 현관을 나서자 집 안의 전등이 모두 꺼지며 고요해진다. 그는 산뜻한 새벽 공기를 느끼며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는 자동으로 김 대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며 목적지를 설정했다. 혈압과 몸의 상태가 업데이트되며 적절한 코스를 추천하는 기능도 시작됐다. 동시에 스마트 운동화(진동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두체레 테크놀로지스의 리챌 슈즈)는 스마트워치가 입력한 목적지를 인식해 좌우진동을 통해 방향을 알려준다.

한참을 달리던 김 대리는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휴대용 기상관측기[휴대용 기상관측기 클라이머트(CliMate)]를 꺼냈다. 열쇠고리 만한 크기의 휴대용 기상관측기는 주변의 강수확률과 습도, 자외선 수치, 온도까지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오늘 날씨는 맑네’ 김 대리는 스마트 운동화와 연결된 스마트워치 배터리를 확인했다. 그가 걸을 때마다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로(솔파워의 신발 깔창 충전기) 스마트워치는 100% 충전이 완료됐다. 물론, 대부분의 웨어러블 기기는 30초 만에 급속충전하는 시대지만, 김 대리는 유독 아날로그적 감성을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아뿔싸, 근처를 지나던 남자가 허리에 묶었던 벨트를 풀어 순식간에 스쿠터[아담호록의 벨트 스쿠터(Scooter)]로 만들어 지나가는 바람에 한눈을 팔아 넘어지고 말았다. 무릎에 작은 생채기가 났다. 하지만 스마트워치가 자동으로 김 대리의 상태를 파악했고, 경미한 부상이라고 보고한다. 김 대리는 혀를 차며 주머니에서 캡슐형 젤리(바르는 젤리형 반창고 베티젤)를 발랐고, 피는 순식간에 멎었다.

조깅을 마친 그가 집에 들어오자 모든 가전제품은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슬슬 시장해진 그는 허공에 디스플레이를 띄우고 근처 배달 레스토랑을 검색했다. ‘아침은 가벼운 샌드위치가 좋겠어’ 그가 마음에 드는 메뉴판[잠재의식이 원하는 메뉴(Subconscious Menu) 시스템]을 응시하자 자동으로 음식선정부터 소요시간, 결제까지 이뤄진다. 주문을 확인한 그는 시간이라도 보낼 겸 가상현실 헤드셋(삼성전자의 기어VR, 오큘러스 VR)을 착용하고 잠시 게임을 즐겼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하는 순간만큼은, 이곳은 김 대리의 집이 아니라 치열하고 생생한 중세시대 전투가 펼쳐지는 아르고스 평야의 전장이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배달용 드론(아마존 및 구글의 배달용 드론)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뜨자 김 대리는 가상현실 기어셋 전원을 끄고 현관으로 나갔다.

따끈한 샌드위치가 거실까지 배달된다. 김 대리는 테이블에 앉아 증강현실 글래스(구글의 구글글래스)를 착용하고 샌드위치를 살펴본다. 실시간으로 원산지와 가공공장, 온도와 영양분포가 입력된다. 이를 바탕으로 김 대리의 신체 밸런스가 연동된 종합 데이터가 산출된다.

식사를 마친 김 대리는 좁은 방으로 들어섰다. 아무것도 없는 검은 방이지만, 그가 들어가는 순간 불이 켜지며 홀로그램 회의실이 나타난다. 자동으로 셋팅된 의자에 앉자, 옆자리에 나타난 동료가 지독한 술냄새를 풍기며 말한다.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 지금 동료는 김 대리의 집에서 수백키로 떨어진 해외에 있다. 하지만 실감형 증강현실 기술(공간을 인지하는 실감형 인지증강기술)은 동료가 바로 옆에 있는 듯, 그의 목소리와 체취를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김 대리는 그저 웃을 뿐이다.

다행히 회의는 간단하게 끝났다. 김 대리가 방을 나오자 홀로그램이 꺼지며 방금까지 앉았던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가장 쓸쓸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는 거실로 나와 소셜 로봇(집단지성 기술 기반의 소프트뱅크 소셜 로봇 페퍼, 감정 읽어내는 큐브)과 마주했다. 회의가 끝나면 외로운 노총각 김 대리는 항상 소셜 로봇에 넋두리를 늘어 놓는 것을 좋아했다. 언제나처럼 녀석은 김 대리의 푸념을 들어주고, 따뜻한 조언을 해준다. 마음이 조금 풀린 김 대리는 디스플레이를 열어 일정을 확인한다. 메일이 하나 왔다. 초고화질 영상메일을 통해 하나뿐인 조카가 나타나 생일기념으로 더운 동남아시아 여행을 간다고 한다. 김 대리는 푸근하게 웃으며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에어컨[MIT의 리스티파이(Wristify)]셀카드론(카메라를 탑재한 초소형 드론)을 구매해 선물로 보냈다.

어느덧 오후, 취미생활 시간이다. 김 대리는 3D프린터 볼펜(워블럭스의 볼펜형 소형 3D프린터 3두들러)으로 간단한 조각상을 만들고는 혼자 만족해한다. 문득 답답해짐을 느낀 그는 바람이나 쐴 요량으로 차고로 향했다. 무인자동차 시대를 맞이해 따로 운전할 필요는 없는 시대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마인드 컨트롤 운전기능(독일 베를린 대학교의 마인드 컨트롤 운전기술 브레인 드라이버)을 선호한다. 좌석에 연결된 센서를 부착하자 시동이 걸리며 자동으로 출발한다. 전방에 증강현실 기반의 내비게이션이 작동하며 주변 맛집과 관광지 정보가 뜬다.

얼마나 드라이브를 즐겼을까. 다시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잠시 회사업무를 처리하곤 인공지능 개인비서가 셋팅한 식단대로 저녁식사까지 마쳤다. 접시를 요란하게 설거지하는 기계음을 들으며 김 대리는 침대에 몸을 뉘였다. 그때 메일이 도착한다. 보안을 요구하는 대외비 문건이 갑자기 도착했다. 그는 비밀번호 대신 자신의 심장박동을 통해 암호(바이오닉의 심장박동 보안기술)를 풀고는 유심히 문건을 살폈다. ‘다행히 문제가 될 만한 소지는 아니네’

김 대리는 메일을 삭제하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사람이라도 만나야겠어’ 그는 자각몽을 가능하게 만들어 원하는 꿈을 꾸게 만드는 드림머신(오로라 스마트 헤드밴드)을 착용했다. 골프공 크기의 잠을 오게 만드는 수면유도 스마트 센서[수면 유도 스마트 센서 ‘센스(Sense)’]도 만졌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수면상태를 체크하려던 디스플레이 수치가 갑자기 요동을 친다.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거실로 뛰어가 중얼거렸다. “위성통신.” 거실이 밝아지며 인공지능 개인 비서가 연결 대상을 물었고, 김 대리는 다급하게 말했다. “석민이와 연결해줘.” 김 대리의 절친한 친구인 석민이는 지금 히말라야 산맥을 등정하는 중이다. 잠들기 전 연락하기로 했는데 잊을뻔 했어. 김 대리는 ‘석민이와 연락’이라는 문구를 알리는 디스플레이 조명을 삭제하고 연결음에 귀를 기울였다.

 

당신이 미래에 만나는 5대 기술 <1> 5G, 그 강력한 속도의 인프라

▲ 출처=KT

LTE 시대의 인터넷 속도를 뛰어넘는 초고대역 주파수 활용기술. 세대를 거듭하며 빨라지는 인터넷 속도는 결국 모든 것의 연결을 의미하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자양분이 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데이터 송수신 핵심 기술을 개발했으며 국내 통신사들도 빠른 인터넷 속도를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의 NTT도코모 연구소, 중국의 IMT-2020(5G) 프로모션 그룹을 통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2020년을 목표로 5G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