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돌고 돈다지만 해마다 연말은 각별하게 느껴진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정리할 건 훌훌 털어버리고 들뜬 마음으로 새해 소망을 적어보기도 한다. 비록 한 해가 숨 가쁘고 힘겨웠을지라도 다음 해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쉼표 하나 찍어본다. 나이 먹는 슬픔은 잠깐 제쳐놓아도 나쁠 것 없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말했다. “새해란 희망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축제”라고. 자, 축제가 코앞이다.

우리는 마음속에 희망 한 줌을 간직하며 어제와 오늘을 버텼다. 하지만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 미래는 알 수 없기에 미래다.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꿰뚫어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주나 관상을 통해 앞날을 점쳐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년에 경제가 나아질까? 천재지변이 일어나진 않을까? 일자리는 늘어날까? 이런 질문에 완벽하고 확실한 답변은 아니겠지만 여기 답변을 준비했다. 주역 및 사주, 관상, 미래예측 전문가 5명에게 '2015년 대한민국 국운'을 물었다. 미래라는 캄캄한 바다를 항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2015년은 을미년이다. 을미(乙未)는 육십갑자(六十甲子) 중 32번째다. ‘을’은 청이므로 ‘파란 양의 해’이다. 파란 양이 어떤 기운을 몰고 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슴에 희망을 부활시킨다. 또다시 희망을 품는 이유는 곳곳에 널려 있는 불길한 예견이 틀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신년운세(新年運勢)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인간의 길흉을 알아보고자 하는 욕망에 의해 정착된 오랜 세시 풍속 중 하나다. 나라의 국운(國運)이란 국민 개개인의 운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에 대한민국의 2015년 신년운세는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의례 한 개인이 점집에서 점을 치듯 대한민국의 운세를 ‘종합운, 금전운(경제 운세), 애정운(외교 운세), 진로운(국내산업분야 운세), 가정운(정치 운세)’으로 크게 다섯 가닥으로 나눠 살펴봤다.

 

▮종합운세[綜合運勢]  2015년 대한민국 총운

“2014년(갑오년)처럼 전반적인 운세가 사나운 과도기로 보이며 남북관계의 대립과 정치계의 큰 충돌이 염려된다. 특히, 3월부터 6월 사이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박도경: 무덤으로 해석되는 을미년엔 기존의 관행이 묻히고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제도가 바뀌어 새로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해가 될 것이다. 그에 따른 사건사고들이 일어나기에 변화와 충돌이 많을 것이다. 특히, 정치계에서 큰 충돌이 많으며 세력이 분열되거나 새롭게 규합되는 일들이 생겨 그에 따른 큰 혼란이 예상된다. 내년이 올해보다 서민들 체감 경기가 어려워지고 무역·유통이 더 힘들어질 것이다. 특히, 을미년에 나무가 들어오는 양력인 3월부터 6월까지가 주의해야 할 시기다. 투자를 하거나 시도를 하려는 분들은 이 시기를 조심해야 한다. 내년엔 종교계 변화도 있을 것이다. 종말론, 집단 자살이 회자되는 등의 이슈가 많을 것이다.

김덕영: 내년엔 180년을 주기로 음양이 바뀌는 순리에 의해 여초시대가 도래해 여성 상위시대로 발전이 지속될 것이다. 남성보다 여성들의 기운이 더 강해 남성들이 기를 못 펼 수 있다. 또한, 작년 갑오년엔 전체적인 운수가 사나워 세월호 같은 큰 사건을 치렀는데 이번 을미년의 운도 마찬가지로 사나워 특히, 붕괴 사고에 조심해야 한다.

안준범: 내년은 주역 점괘로 양띠 해이기도 하지만, 물상으로 보면 꽃이 피어있는 형상이기도 하다. 창과 괘가 보이는데 위에 있는 괘는 바람이 부는 괘고, 밑에 있는 괘는 불이 붙고 있는 괘다. 바람이 불어 불이 붙는다는 것은 뭔가 크게 확산될 조짐을 의미한다. 즉, 내년 봄에 어떤 기운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불의 여파를 결정할 것이다. 현 정권은 바깥보다는 안을 살펴 추진력을 발휘하면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도명: 특히, 2015년엔 남북 관계가 상당히 대립적으로 보이니 정치적 시련이 염려되는 운세다. 북한은 남한에게 국제 관계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분풀이할 수 있어 4월이나 7월쯤 제2의 연평도 사건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금전운세[金錢運勢]  내년 경제 전망

“청년 실업·양극화 문제 심화로 소비층이 축소되고 관피아의 만행이 염려된다. 특히, 부동산으로 인한 큰 문제들이 대두될 형국이니 투자를 조심하라.”

안준범: 금전운 역시 내년 초, 계절로 봤을 때 봄이 중요하다. 내년 대한민국의 국운 자체는 돈이 들어오는 시기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성공해도 금전적인 부분만 보면 출혈이 클 수 있다. 2014년 갑오년은 양(陽)의 기운이 팽창하는 시기로 이때 팽창했던 문제들이 2015년에 서서히 번지는 형국을 이룬다. 청년실업 문제와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며 제2의 IMF 발생 여지도 존재한다. 소비층이 축소되면서 안정적 소비 구조가 깨지니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돈을 풀지 않으면 엔저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김덕영: 관재구설(사주에서 쓰이는 말로, 관(官)에서 오는 악재를 뜻함)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경제성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을(乙)은 아랫사람을 뜻하고, 미(未)는 관(官)이라 하여 백성과 관청이 부딪치는 해가 된다. 내년은 아랫사람들의 비리가 더 드러나 관피아 등의 폐해가 하늘을 찌르는 해가 될 것이다.

정도명: 내년 경기는 극도로 나빠질 것이다. 특히, 부동산으로 인한 큰 문제들이 대두될 것으로 보이니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집값이 오른다고 해도 관련 세금문제가 대두돼 힘들어질 것이다. 설사 부동산 투자를 할지라도 실리를 추구할 수 있는 운세가 아니다.

박도경: 여러 세율 부동산 관련의 법적변화로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매우 힘들어지며, 특히 부동산으로 인한 큰 문제들이 나타날 것이다.

 

▮애정운세[愛情運勢]  주요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북한의 운세는 사납고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은 더욱 커지며 일본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러시아와 미국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

1) 북한[北韓] : “김정은 운세가 을미년에 사납게 작용하니 주의해야”

박도경: 김정은 개인의 운세를 봤을 때 ‘정신적인 이상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년 운세가 좋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 내부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일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북한의 도발에 정면으로 대응할 시 전쟁 위협이 심화될 위험성이 있으니 회유정책이 필요하다.

김덕영: 김정은 운이 을미년에 사납게 작용한다. 내년에도 남북의 화해는 소원할 것으로 보이며 현 정권에서 통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2) 중국 [中國]: “내년에도 국제 외교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

안준범: 중국은 토(土)의 기운 강한 나라다. 토 기운은 중심부에서 움직이지 않는 뚝심을 나타내며 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내년에도 뚝심을 유지하며 계속 성장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중 관계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따라서 외교 타깃을 중국에 맞추는 것이 좋다.

정도명: 중국은 미국보다 더 강한 나라가 되어 세계를 군림하려 하는 패턴으로 부쩍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다. 일본 아베 정권과 손을 잡은 듯 보여도 눈길은 마주 보지 않은 상태로 보이니 중국과 일본의 협력을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3) 일본 [日本]: “우리와 외교적 마찰이 우려되나 경제적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질 것”

박도경: 일본과의 큰 외교적 마찰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독도 문제로 인한 큰 손실도 우려가 되기에 한·일 관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준범: 올해(갑오년)는 일본에 좋은 해였다. 아베노믹스로 인한 양적 완화는 기업에 호재였다. 반면, 내년 을미년엔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이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다. 경제적 교류 필요로 인해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4) 미국 [美國]: “한·미 관계는 기대되지 않으나 미국의 생산력은 높아질 것”

박도경: 한·미 관계가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특유의 보수적 기질 때문에 미국에서 함께 하자고 하는 산업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안준범: 미국은 달러가치 높인 것을 유지하며 미국은 성장에 발동을 걸 것이다. 생산품의 가격이 아니라 질로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로 인해 탄력받아 오바마 대통령 임기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5) 러시아 [露西亞]: “러시아는 내년 국제 외교의 큰 화두, 북한과의 관계도 살펴야”

정도명: 러시아와 북한이 친하게 지낼 가능성이 있으나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므로 전쟁 상황처럼 극한의 대립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를 주도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안준범: 러시아는 내년 초반에 자존심을 버리고 온건정책을 쓰지 않으면 난항을 겪어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다. 국제 외교의 큰 화두는 러시아로 보는 것이 좋다.

 

▮진로운세[進路運勢]  대한민국 산업이 가야 할 길

“유통과 무역 산업은 하향세를 보이고 IT 산업과 정보통신 분야는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다. 더불어 한류를 토대로 한 관광산업의 상승세도 기대된다.”

정도명: 해외진출보다는 기술혁신 및 기술개발 분야에서 국력을 배양해 나가야 할 운세다. 특히, IT 계통과 전기통신 분야가 가장 잘되고 관광·레저 분야도 분위기가 좋을 것이다. 반면, 철강업 조선업계가 가장 힘들 것이고 의류·피복 분야의 전망도 좋지 않다.

박도경: 외교 상황이 좋지 않아 주변이 막히는 정세다. 따라서 해외 유통 및 무역 산업은 힘들다. 반면, 통신 및 스마트폰 산업은 크게 흥할 것 같다. 삼성의 경쟁 상대인 애플사의 운세가 내년에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덕영: 전체적인 국운이 쇠퇴하는 때이므로 투자를 다른 때보다 줄여 채권확보가 되지 않은 모든 것에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안준범: IT 소프트웨어 산업이 잘될 것으로 보이니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류가 침체기라는 말도 있지만 내년은 한류의 산업화로 가야 할 상황이다.

 

▮ 가정운세[家庭運勢] 국내 정치 여·야 관계

“정책관련 사건이 터지며 여야의 대립각이 커져 붕당의 조짐까지 우려된다. 특히 4·5·8·9월에 가장 유의해야 한다."

정도명: 을미년은 나무와 흑의 오행으로 되어 있는 간지의 해로 나무의 기질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해이지만 그 기운이 꺾이는 4월, 5월, 8월, 9월은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정치적 대립이 심화될 것이다. 그 예로 헌법개정안이 정치적 쟁점이 될 것이다.

안준범: 내년엔 정책에 관련된 사건이 터지며 여·야가 서로 대립각을 내세울 것이다. 여야의 극한 대립을 보이지만 박 대통령은 그 중심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랫사람 덕이 약한 상으로 여야는 자신들끼리 대립할 것이다. 또한, 대권 주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려고 준비할 것이다.

김덕영: 향후 야당에서 붕당의 조짐이 일어날 것이다. 내년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촉매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음 대통령은 야당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박도경: 한 나라의 사주는 수장의 사주와 같이 간다는 것으로 보았을 때 박근혜 대통령의 사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한 사주를 타고났지만 올해는 운수가 꽉 막힌 사주다. 내년에 강압적으로 법을 만들거나 제도를 바꾸려 해 내부 분란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

 

<2부 계속>